*사진출처: Chshire chat 블로그 (사람이 꽃이다)
<프롤로그>
새벽 한 시 반까지 밀린 강의를 듣다가 거실에서 잠이 들어 새벽에 잠시 깨서 방으로 들어간 것 같다.
너나위님의 내마반 재수강이고, 지난해 3월에 듣고 다시 내마반을 듣게 된 건 해가바뀌면 곧 학령기에
접어드는 아이와 아내의 직장, 나의 직장의 유동성, 그리고 어머니 거주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이젠 정말 집을 알아보고 다녀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그래서 너나위님의 은혜를 한 번 더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조모임은 이미 두 번의 실패(내마반, 열반스쿨 단 한 번도 조모임을 가지 못한 혹은 안 한)로 인해 조모임에 대한 자신감의 부재(자신감 씩이나 필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적어도 나에겐)가 이번 첫 조모임부터 궁둥이를 안정시키지 못하고 들썩이게 했다.
<#1. 단위 리더십, "바빠도 다시 한 번">
역시나 이번 첫번째 조모임도 너도 나도 각자 사정이 있어 100% 출석 구성이 어려운듯 했다.
그런데 노련한 "조장"의 리더십이 "좋은 방향, 결과"로 이끌었다.
(그간 조모임을 나가본적은 없지만, 직감적으로 오륙 조장님은 같이 월부인 (절대 '같은'월부인은 아니다. 월부인으로 살아온 노력과 질의 결이 다르기 때문에)으로서 훌륭한 롤모델적 기질이 다분해보였고, 그저 따라하기만해도
적어도 나의 나쁜 손버릇(소비질)을 고칠 수는 있을것 같았다)
애초 주말 저녁에 하려던 조모임이 두 사람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도저도 어려워지자
우리 오륙조도 부득이하게 첫 조모임부터 온라인으로 했다.
주말 토요일 아침 8시에.
영유아가 있는 혹은 초딩이 있는 직장인 아빠들의 토요일 아침은 어떠한가
모닝응가를 핑계삼은 화장실 변기만이 우리들의 유일한 일시대피소이다.
그런데 그런 토요일 아침8시라니
<#2. 생각 그만하고 일단 좀 뭐라도 하지?>
그래도 입다물고 어떻게든 다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아침일찍 일어나
새벽까지 못다 들은 강의도 듣고,
깨끗이 씻고, 출근할때 처럼 머리도 단정하게 하고
아이가 밖에 가자고 하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복장을 갖추고
8시 정각 이전에 드디어 내 인생 첫 조모임을 했다.
(커피를 내리고 있어서 화면을 켜놓고 3분 정도 등장을 안 하기는 했지만)
내가 월부를 알고 접한지 햇수로 3년만에 처음 생긴 대사건이다.
노트북 화면으로 조원들과의 첫 대면은 같은 목표를 두고
같이 가보자는 공동의 무형자산으로 모인 자발적 구성체라 그런지
불필요한 어색함은 금방 사라졌다.
그리고 본격적인 마늘과 쑥의 나눠먹기가 시작됐다.
<#3. 월부인 변신용 마늘쑥 나눠먹기의 시작>
사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
강의에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나는 "임장 마치고 밤 열 두시가 다 돼서 집에 돌아왔는데, 나는 집이 10채나 있으면서도
방 2개에 주차 지옥인 방화주공5단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서러워 방화역 앞에서 엉엉 울었다." 는
나위님의 스토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특히 저축에 대한 노하우와 할부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를 나누는 것은 월부인으로 진화하기 위한
좋은 쑥/마늘이었다.
강의에서 다소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은 월부 골수급인 우리 조장님의 '수강적 시점의 해설'이
조원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한 달에 은행에 내야할 대출 원리금이 있더라도
각자가 지향하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국 지금 단계에서 우리는 '소비의 다이어트'가 가장 중요했다.
강의가 처음인 조원들은 물론이고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조원들은
자기 자신을 너무 사랑했던 나머지, 지금 나의 삶을 있어빌리티하게 가꾸고 느끼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게 노동의 댓가로 모인 결과물들을 소비재로 증발시키는데 열중했던것 같았다.
<#4. 수선화의 부활>
그러나 이 첫 번째 조모임을 시작으로
이 첫 조모임을 하기 전까지 우리가 짧은 시간 준비하고 노력하고
또 이 조 모임에서 준비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그만큼 또 한 스탭 다음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의 큰 에너지원이라는 것 하나는 확실하게 느꼈고 그랬을 것이다.
소비의 절제에서 시작하고 준비해서
저도 모르게 가졌던 나르시시즘에서 비롯된 죽음이 아닌
수선화 자체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발현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오게끔 만들것이라는
마음가짐의 좋은시작이었다.
<에필로그>
월부인으로 본격적인 강의에 뛰어들어 공부를 하게된 결정적 계기는
2023년 2월 어느날 방송했던
월부TV 구해줘 월부 부동산 상담 "제발 부자가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편이었다.
너나위님의 진심과 열정이 그 어느때보다 강하게 와닿았고,
이는 수선화의 나르시시즘적 삶을 탈피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시작이었다.
45기 56조
조장: 가미너님 빨리 제목 써서 올려주세요
가미너: 제목...??? 이요?? 음음 ;;; ㅇ56조....;;; 오륙이요
※ 존경하고 사랑하는 나의 장인어른께서 부산 처갓댁에 가면 손수 운전하셔서
오륙도로 드라이브를 데려가시는데, 이 즈음에 아름다운 수선화가 가득했다.
댓글
와..가미너님.. 마치 한 편의 책을 읽는 듯한 글이였습니다. 감탄스럽습니다! 서로 같은 목표를 갖었으니, 함께 그 길을 잘 걸어 갈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가미너님 후기 잘 봤습니다~ 98% I 인 저도 조모임이 참 어렵긴 한데... ㅎ 저도 가미너님처럼 많은 동기부여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