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은 여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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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계약 D-1
부동산과 한판승부
해질무렵, 기다림 끝에 계약서 초안을 받았지만....
1) 잔금일은 여전히 25년 12월 31일로 되어있었고
2) 제가 요구한 전세가 특약도 없었습니다.
(특약: 전세가는 시세 평균 이하로 설정한다.)
더이상 화를 참을 수 없었던 저는 짝꿍을 데리고 부동산에 찾아갔습니다.
(여기서부터 대화 start... 엄청 길어요...!)
(나) "계약서 초안보고 너무 화가나서 찾아왔습니다. 사장님, 저한테 복비 안받으실건가요?"
부동산에 더이상 굽실거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저는 처음부터 강력한 말을 던졌습니다.
(부동산 사장님 내외 두 분은 제 얼굴을 처음 본 상황)
(부동산)"뭔가 착오가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원래 이런 특약으로 계약 하기로 한거였는데요."
"사장님, 원래 투자물건은 이런식으로 한다는 말만 하셨잖아요. 사장님 녹취하셨다고 하셨는데 저희도 통화녹음 다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잔금일이 특정되지 않았으니 협의 사안인데 기본 특약사항이 아니라며, 저한테 배액배상하고 파기하라고 여자사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특약은 말그대로 특약인데 기본 특약이라는게 어딨나요? 배상하고 파기하라니.... 정말 기분 나쁘네요. "
"아니... 저희가 그런 의도는 아니었구요.... 잔금일을 앞당겨 달라고 하시니 그런 말을 한건데..."
"지금이 3월인데 잔금일을 12월 말로하는건 대체 무슨 경우인가요? 전세 잘 빠진다고요? 그럼 잔금일 3개월 뒤에 해도 문제 없는거 아닌가요? 그렇게 호언장담 하시면서 잔금일은 대체 왜 12월 말로 하시겠다는거에요?"
그러자 대뜸 여자사장님이 끼어들어서,
"물론 전세가 잘 빠지지만 혹시라도 잔금일까지 수습 못하면 저희가 책임질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어제도 다른집 계약 했는데~ 그 집도 11월 말로 잔금일 했어요. 그집은 (블라블라~)"
부동산에서는 매수인 이야기를 하며 매수인이 갭만큼의 돈이 있어서 잔금일을 당길 수 없다는 주장만 계속 반복했습니다.
전세가 특약*은 왜 안넣었냐는 질문을 하자, 그 특약은 매수인이 반대해서 넣을 수 없었다고 답변을 하는 부동산.....
(*전세가는 평균시세 이하로 한다는 특약을 넣기로 했었다.)
계속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우기기만 반복하는 부동산 사장 내외분께 그동안 알아봤던 모든 상황들을 하나하나 따졌습니다.
"사장님은 매수인 지인이세요? 지금 공동중개도 아니고, 사장님 이거 매매계약 체결하면 양타하시는거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 저한테 이러시는거에요? 사장님 저는 전세가 특약 이런거 다 필요없어요. 전세가 설정하는건 매수인 권리인데 제가 왈가왈부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그냥 통상적인 잔금일 설정해달라는 요구가 그렇게 어려운건가요? 그리고 제가 이런 말까지 안하려고 했는데 잔금일을 이렇게 특정해서 안쓰시면 신고도 못하실텐데, 애초에 가계약 문구를 이렇게 적어서 보내신거 부동산 실수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아닌가요?그리고 언제 25년 12월 31일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가계약 문구에는 '25년 내' 라는 표현밖에 없습니다. 특정 시점이 아니라 기간을 명시하신 거잖아요. 그러면서 이 부분이 계약 위반이니 배액배상하라는 말을 저보고 받아들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하나씩 따져 물으니 부동산 사장님 내외는 답변을 하나도 하지 못했고, 이전에 보여주었던 고압적인 태도는 온데간데 없고 갑자기 순한 태도로 돌변했습니다.
(강강약약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고 왔어요 ㅠㅜ)
"저는 더 할말 없습니다. 내일 본계약 당일인데 매수인과 매도인이 만나서 얼굴 붉히는 상황 만들고 싶지 않아 지속적으로 조율 요청드렸어요. 그런데 사장님께서 이렇게 매수인 편 드시면서 하나도 제 요구사항 들어주시지 않으시니, 저는 이 계약 파기되더라도 이런 말도 안되는 계약서 쓸 수 없습니다."
"그래도 내일 매수인과 만나서 직접 협의를 해보시는게... 어떠신지..."
"사장님, 제가 원하는 것은 딱 하나에요. 잔금일 3개월 뒤로 지정해주세요. 그거면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지금 제가 1500만원이나 깎아준 상황인데 잔금일까지 양보해야하나요? 더이상은 못합니다. 저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부동산 문을 닫고 나왔고, 계약이 어떻게 되든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서 사실 속이 후련했습니다.
잠도 못자고, 업무도 집중도 못하고, 속앓이 하는 일주일을 보낸터라 더이상 두려울게 없었습니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저의 짝꿍은 말없이 웃기만 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
본계약 D-Day
매수인과 직접 협상하다
본 계약 당일, 저는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부동산에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에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10분 뒤 매수인 부부가 도착했습니다. 매수자 매도자가 만났지만 부동산 문밖에 서있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저는 매수인과 인사를 나누고 아이스브레이킹 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매수인) "저희는 갭만큼 밖에 돈이 없어서 전세입자가 맞춰지지 않으면 이 계약을 할 수 없거든요~"
"사장님 상황도 이해는 가지만, 저희도 잔금일이 정해져야 자금 융통도 하고 또 가야할집도 알아보는데 12월 31일로 잔금을 이야기하시니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저는 부드럽게, 하지만 단호하게 필요한 말을 전했어요.
매수자는 50대 부부였고, 당장 들어와 살고 싶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상가가 처분되지 않아 우선 거주-보유 분리로 집을 사려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는 12월 31일로 잔금일을 정하지 않아도 되고, 잔금일을 연말로 해달라 요청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부동산에서 오늘 전세입자를 맞춰올 것 처럼 말해서 저는 오늘 임대차계약과 매매계약을 함께 진행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역시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잔금일은 부동산이 주장하는 날짜였고, 매수인은 이런 부분을 강력히 주장한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저희쪽에서 전세가 특약 등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매수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준비했던 플랜을 던졌습니다.
"사장님! 그러시면 오늘 본계약 하지 마시죠! 가계약 연장하시는게 어떨까요??"
"그래도 될까요...?"
"앞으로 2개월 안에 전세가 안맞춰지면, 깔끔하게 저는 그냥 가계약금 돌려드리고 계약무효하는걸로요. 계약이 되지 않으면 사장님은 잃으실게 없지만 저희는 그동안 매도 공고를 못올리는 리스크를 감수해야해요~ 그래도 저희 이 계약 성사시키는게 서로에게 좋으니 어떠신가요?"
내가 불리하지만 이 계약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어조로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매수인도 제안에 긍정적이었습니다.
"사장님, 그리고 전세가 너무 안나가면 다른 부동산에도 광고하는거 고려해봐주세요~ 대신 제가 이 지역 부동산을 더 잘 아니까, 더 광고하신다고 하면 부동산에 연락하고 하는건 진행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래주실 수 있나요? 허허 감사합니다. 그럼 저희 정리된거네요? 진작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할걸 그랬습니다."
이야기가 마무리지어질 무렵, 부동산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미 이야기가 끝난걸 모르는 부동산 사장님은 계약서를 쓸 준비를 분주히 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매수인이 먼저 운을 띄웠습니다.
"저희 오늘 계약 안할겁니다. 가계약을 조금 수정할거니 확약서 같은걸 써주시죠."
부동산 사장님 내외는 매우 당황했습니다. 이 내용 그대로라면 만약 가계약이 파기될 경우, 부동산에서는 복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부동산 사장님이 갑자기 태세를 전환해서
"(매수인에게) 사장님 그러시면 전세가를 1천만원만 더 낮춰주세요~ 요즘 전세가 잘 안오네요. 옆동네 신축아파트 입주도 있고요~"
"아니 옆동네 입주랑 무슨 상관이에요? 그리고 처음에 이 금액이면 전세 잘 맞춰진다 하셨잖아요??? 휴... 알겠습니다. 그러면 1천만원 더 양보할테니 적극적으로 전세 맞춰주세요."
그러자 부동산 사장님이 제 얼굴을 보더니
"근데 5월말까지는 너무 촉박한데 한달만 더 주세요~ 옆동네 입주때문에 진짜 다 뺏기고 있어요~"
매수인이 금액을 양보한 상황이라 저도 기간을 양보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사장님~ 옆동네 입주는 예정되어있던거고 다 아셨던거잖아요~ 그럼에도 전세 잘 빠진다고 하신거 아니었나요?^^ 뭐, 매수인 분도 양보하셨으니, 저도 한달 더 드릴게요. 그리고 2주 정도 보고 전세 안맞춰지면 전세 추가로 더 뿌리실 생각 있다고 하셨어요. 사장님이 힘써서 빨리 빼주실거라 믿어요^^"
그러자 부동산 사장님은 자기가 전세를 맞추면 매수인에게 전세복비는 안받을 생각이었다며, 다른데 광고하면 매수인에게 복비를 또 부담해야한다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사장님이 책임지고 전세 맞춰주세요!”
결국 매수인은 부동산이 추가로 돈을 안받을거란 말에 전세를 더 내놓지 않겠다고 태도를 바꿨습니다.
(하... 이 부동산 진짜 ㅠㅜㅠㅜ)
확약서를 쓰고 나와 매수인과 직접 소통하고자 연락처를 주고 받고 헤어졌습니다.
다행히 제게 불리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했지만 '전세빼기'라는 강력한 다음 관문에 봉착했습니다.
전세빼기가 쉬울거라 생각했다면 오산!!!😭
눈물나는 매도인의 전세빼기는 3탄에서.
(엄청난 임차인을 만나게 된 이야기 커밍쑨)
댓글
나방님. 1,2탄 쉬지않고 보았네요~~ 부동산의 세계는 별일이 다 있네요. 정말 맘고생 많으셨어요!!! 후기를 통해 느끼는 바가 큽니다. 힘든 순간을 지나 더 좋은일 가득하실겁니다!! 3탄도 기다려봅니다^^
와 나방님 잠못자고 고생했던 그 일주일이 떠오른다ㅠㅠ덕분에 저도 많이 배웠어요🥹 나방님이니까 이렇게 대응하신거지 진짜ㅠㅠㅠㅠ👍🏻 다사다난했던 3탄후기도 기다리겠습니다ㅋㅋㅋㅋ끝나지않은 매도드라마!!
와 내용을 다 알지만 시나리오처럼 읽으니 몰입감 장난아니네요!! 남들은 그냥 읽고 넘어가는 글에 불과하지만 나방님의 일주일은 정말 어땠을지 감히 상상조차 안되네요 ㅠㅠ 진짜 많이 단단해지셨어요!! 이런 경험이면 뭔들 못할까요..다 무찌르실수 있을듯 ㅋㅋ 현기증나요 3탄 고고싱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