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부챌린지

[호랭시] 시세#53 개포주공4단지 [과거복기]

  • 25.07.05

 

2014년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형이 지내던 원룸에서 같이 출퇴근을 하다가

둘이 같이 살 중간 지점의 투룸을 찾고 있었다.

 

중간점 위치는 대치동인근

나는 수인분당선을 타면 좋았고

형은 3호선을 타면 좋아서

자연스럽게 개포동까지도 보게되었다.

 

그때 봤던 후보는 개포주공4단지

2014년 당시 재건축이 곧 시작된다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나는 사회초년생으로 부동산이라는 단어도 싫어했고

건축을 전공한 사람으로써

아파트를 상품, 부동산, 투자 대상으로 여기는 걸 

매우 불쾌하고 불편해했었다.

신성한 거주의 공간을 돈으로 환산한다는 게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빌라를 떠나 처음 만난 초구축 썩은 개포주공은 충격이었다.

 

개포주공4단지 
2014년 12월 기준 개포주공4단지 전용 50 가격 (7.45억)

 

 

 

내 기억상으로도 그 당시 가격은 7억대였고

내가 봤던 저층은 6억 중반이었다.

6.7억인가 그랬는데 좀 더 깎아줄 수 있다고 했던 것 같고

1층이라 전세는 저렴했다. 

1.5억인가 1.3억인가…

 

투자금으로 치면 5억이 들어갔던 단지였다.

 

암튼 우리 가족은 모두 이 6-7억대 가격대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었다

 

일단 5층으로 올라가니 수압이 약해서 물이 잘 안나왔고

방2화1인데 화장실 1개가 샤워실이 없는 상태였었다.

원룸만큼 환경이 열악한 상탱였고

내가 그 1층 집을 맘에 들어했었던게 거실창을 통창으로 바꾸고

전망이 조경뷰여서 마음에 꼭 들었었다.

부모님의 지원금으로 전세를 구하는거였기 때문에

당연히 반대하셔서 개포주공은 바로 아웃이었다.

 


 

요즘 생각하니

그때 내가 정말 부동산에 꽂혀있었고

재건축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다면 이 집을 살 수 있었을까 였다.

 

일단 2014년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훈풍이 불던 시기는 아니었다.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서초푸르지오써밋 미계약 물량 

 

14년 서초푸르지오써밋 40평 분양가 12억대였고

지금 48억이다. 

 

14년 반포래미안아이파크 33평 분양가가 약 14억이었고

지금은 44억이다.

 

당시 10억대 아파트가 엄청나게 비쌌던건 이해한다.

 

하지만 개포주공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6-7억대였는데

그 당시 ㅔ내가 주담대를 받아서 이 아파트를 살 수 있었을까?

 

2014년 당시 LTV와 금리

 

당시 박근혜 정부는 대출을 풀어주면서

집을 사라고 하고 있었다.

 

개포주공 1층의 가격은 6.5억으로 본다면

LTV 70% 적용해 대출이 4.55억이 나온다. 

 

당시 변동금리 2.9%

한달에 이자만 110만원이었다.

내 기억상 이 당시에 이자만 갚은 상품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일단 보수적으로 30년 만기 원금 상환까지 계산하면 210만원 정도다.

 

당시 내가 받던 월급을 전부 투자해야했던 금액이다.

 

(무엇보다 4.5억의 대출이 가능할지도 의문이긴 하지만)

 

늘 반복되는 규제 완화와 규제 강화, 가계대출 역대급이라는 뉴스 - 결국 매번 이렇게 돈을 풀어서 물가가 상승하는 중 

 

 

일단 부모님께 조금 더 빌려 2억을 마련하고

4.5억 대출 받아서

6.5억에 집을 샀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매달 210만원의 원리금 상환을 하면서 형과 거주를 했을 것이고

이 금액도 같이 갚아나간다고 생각하면

나는 50만원 정도의 생활비로 매달 살아야한다.

일단 비현실적이지만 아예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지금의 정신 상태면 가능했을 것 같다)

 

지금은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가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문제인 정부 때 분양을 했던 단지이고

분양가상한제라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1억 이상 더 나오게 되었고

일반분양자들 사이에서는 ‘로또 분양’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경쟁률은 그 비싼 개포동임에도 불구하고 65대1을 기록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해갔다고 한다)

 

하지만 실거주 10년 규제가 나오는 등 

그 과정에 정말정말 순탄치 않고 맘 고생도 심했을 것 같다.

 

게다가 평형대가 전부 10평, 20평대였기 때문에

59(25평), 84(33평)으로 간다면 분담금이 4-5억 정도 들었다.

 

결국 심리적으로 쫄린다면 이 금액을 부담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잔금으로 치를 수 있긴 했었을텐데)

 

2019년 사업시행인가가 나고 매도할 수 있는 상황에서 팔았을 것 같다.

 

매도가는 2019년 25평 기준 14억

그동안 투입된 돈은 6.5억 매수 + 이자 1.26억

총 7.8억 정도 들어서 6억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2025년 지금 가격은 29억이지만 

심리적으로 이때까지 버티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실제로 들어간 내 돈은 2억에 이자 1.26억이므로

기분 좋게 생각하면 3.3억으로 6억의 수익을 얻은 것이기 때문에 

좋은 투자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그 당시 2억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수많은 다른 단지들이 있었다면

매매 4억/전세 2억으로 투자했다면

충분히 5년간 4억을 벌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이 당시 내가 아는 아파트도 너무 없었고

유일하게 관심있던 단지는 회사인 수서역 근처의 삼익 아파트 하나인데

여기도 사실 엉망이라 생각했었고

매수를 하겠단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2014년 당시 진짜 2억으로 20평 투자가 가능했고

(4.4억/2.4억)

지금 20평 가격은 15.5억이다.

10년만 잘 버텼다면

2억으로 10억을 벌 수 있었던 기회

 

수서동 삼익 아파트

 

 

 

 복기에서 배운 점 

 

투자가 어려운 점은 큰 금액이 들어가기 때문에 겁이 나고

확신을 가지고 오랫동안 가져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본다

 

당시 개포동을 완전 비역세권에 별로인 구축 단지라고 생각했던 

나를 반성하며

입지를 볼 줄 알아야하고

재건축 단지가 신축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의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들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복기를 통해 

부동산은 매수보다 유지가 더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제 서울에 놀러오신 부모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지나쳤던 단지들에 대해 몇 개 이야기를 했다.

 

목동, 개포동, 상일동, 송도 분양권 등등

 

이렇게 복기를 해보니

기회는 항상 있었고

그걸 알아차리는 눈이 없었던 것 같다

 

다음 장에서 기회가 온다면 꼭 잡을 수 있는

실력과 인사이트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출산 전 마지막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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