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꿈꾸는사피엔스입니다.
월부에서 공부할 때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저는 늘 숫자로 목표를 세웠습니다.
독서 몇 권, 강의 몇 개, 임장 몇 회, 매물 몇 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고, 달성률을 확인했습니다.
숫자를 채우면 뿌듯했고, 채우지 못하면 아쉬웠습니다.
두 학기를 그렇게 보냈고,
세 번째 학기를 맞이하고 두 번째 반장직을 수행하는 지금도, 저는 여전히 숫자를 채우는 데 익숙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분명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는 정말 그만큼 성장하고 있을까?
1. 숫자는 채웠는데, 무엇이 남았을까?
7월부터 9월까지의 목표와 실적표를 다시 열어 봤습니다.
석 달 동안 임장은 목표 24회보다 많은 37회를 다녔고,
매물은 목표 190개를 넘어 215개를 확인했습니다.
독서 12권, 강의 7개를 들었고, 목실감도 매달 20회 이상 작성했습니다.
9월 경험담을 제외하면 목표로 세운 항목은 모두 100% 달성했습니다.
분명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한 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임장보고서는 7월에도, 8월에도, 9월에도 정확히 50장이었습니다. 목표가 50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제야 계획표에서 빠뜨린 질문 하나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걸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했지?'
임장을 많이 다니는 것과 임장지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다릅니다.
매물을 많이 보는 것과 좋은 물건을 고르는 눈을 기르는 것도 다릅니다.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은 오히려 희미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딱 그 지점에 서 있었습니다.
2. 목적 없는 행동은 양치기다
물론 양을 쌓는 시간은 필요합니다.
고민만 하다 멈추기보다 일단 움직이게 해 주고,
충분히 반복해야 잘하는 사람의 방식과 나의 부족한 점도 보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목적 없이 행동하는 데 익숙해질 때입니다.
무엇을 위해 하는지 모른 채 정해진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조차 알기 어려워집니다.
최근 갱지지튜터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 부분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지튜터님은 행동하기 전 목적, 결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흐름대로 생각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목적 : 이걸 왜 하지?
결과 : 목적에 맞는 결과물은 무엇일까?
행동 : 그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행위를 해야 할까?
이 과정이 바로 질적 성장이며, 이것 없이 행동만 반복하는 것은 그저 '양치기'에 불과하다고 하셨습니다
짧은 말이었지만 제게는 꽤 큰 질문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무엇을 할지'는 잘 정했지만, '왜 하는지'와 '무엇을 만들어 내야 하는지'는 깊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임장보고서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 숫자가 목적일 때: 정해진 장수를 채우면 끝입니다.
- 투자 판단이 목적일 때: 이 생활권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단지는 어디인지, 왜 그런지, 내 투자금으로는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같은 한 장을 써도 무엇을 얻으려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행동의 양에서 멈추지 않고, 그 행동이 목적에 맞는 결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것.
제가 놓치고 있던 건 바로 이 과정이었습니다.
3. 어떤 반장이 되고 싶은가?
이 질문을 반장 역할에도 그대로 적용해 봤습니다.
반장으로서 목적에 해당하는 질문은 '나는 어떤 반장이 되고 싶은가?'였습니다.
제가 되고 싶은 반장은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든든한 반장입니다.
막막할 때 편하게 고민을 꺼내고, 다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
답을 대신 내 주기보다 반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풀고 각자의 목표에 닿도록 곁에서 돕는 사람입니다.
‘리더십의 법칙 2.0’에서 말하는 4단계 리더십 중,
혼자 성과를 내는 것을 넘어 사람을 키우는 '인물 계발'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튜터님과 이야기를 나눈 뒤, 이 모습을 출발점으로 성장계획서를 새로 써 봤습니다.
되고 싶은 모습을 먼저 정하니 필요한 역량이 보였고,
역량이 정해지니 해야 할 행동도 구체적으로 달라졌습니다.
- 관계 — 반원의 상황과 고민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성장을 돕는다는 신뢰
- 목실감에 댓글을 다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매일 두 분씩 통화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직접 여쭙니다.
- 리더십 — 반의 상황을 파악하고, 중요한 문제에 모두의 에너지를 모으는 힘
- 매주 일요일 저녁 1시간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정해 반 차원의 원씽과 액션 아이템을 정리합니다.
- 실력 — 반원에게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투자 실력
- 임장보고서는 한 장을 쓰더라도 강의 교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주장 → 근거 → 예시 순서로 정리합니다.
- 태도 — 높은 목표를 세우고 끝까지 해내는 모습으로 주는 신뢰
- 한 말을 반드시 지키고, 그날의 원씽은 끝까지 해냅니다. 잘 보이는 것보다 반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신기하게도 똑같은 '해야 할 일 목록'인데 느낌이 전혀 달랐습니다.
이전에는 그저 '해야 할 일'이라서 했다면, 이제는 훨씬 의욕이 생겼고 진심으로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행동마다 이유가 붙으니 그 일이 저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얼마나 많이 했는지보다 그 행동이 제가 되고 싶은 반장에 얼마나 가까워지게 하는지를 확인하려 합니다.
관계 위에 성과를 쌓고, 그 성과를 반원들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반장이 되고 싶습니다.
4. 숫자를 넘어, 성장으로
정해진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행하는 것은 여전히 제 장점입니다.
양을 쌓으며 경험을 만든 지난 두 학기도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라고 느낍니다.
- 더 많이 하기 전에, 왜 하는지 묻기
- 목적에 맞는 결과물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 그 결과를 만들어 낼 행동을 선택하기
목적과 결과, 행동이 연결될 때 비로소 반복은 성장이 된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실행하겠습니다.
다만 달성률 100%라는 숫자에 만족하지 않고, 오늘의 행동이 저를 어떤 투자자로,
어떤 반장으로 키우고 있는지 한 번 더 돌아보겠습니다.
숫자를 채우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숫자에 의미를 담는 사람,
쌓아 온 경험을 실력으로 바꾸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