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상세페이지 상단 배너

금리와 국채, 이 한 문장이면 경제가 다 보입니다

22시간 전

안녕하세요. 주우이입니다.

경제 뉴스를 보시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채권시장이 흔들린다."

 

읽긴 읽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요.그러다 보니 장단기 금리, 국채 이야기만 나와도 관심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거 하나를 꼭 아셔야 합니다. 

‘금리’를 이해하면 ‘경제’가 보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만큼은 꼭 알고 가셔야 해요!

 

어제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뉴스가 쏟아졌는데, 많은 분들이 "그래서?"에서 멈추셨을 겁니다.

 

오늘 글은 그 "그래서?"를 풀어보려 합니다. 그런데 사실 아주 간단합니다. 딱 한 문장만 머리에 넣으시면, 앞으로 금리 뉴스가 전부 다르게 읽힙니다. 뒤에서 그 문장을 반복해서 말씀드릴 테니, 그것만 가져가셔도 오늘 글은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한 문장

 

사실 금리와 채권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건 딱 한 줄입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이 한 줄만 알면 오늘 글의 절반은 끝났습니다. 대신 이 한 줄이 왜 세상의 돈을 움직이는지, 뉴스가 왜 이걸 쳐다보는지, 그걸 아는 데 나머지 절반이 필요해요.

 

먼저 '채권'이 뭔지부터 쉽게 가볼게요.

 

 

채권은 '차용증'입니다

 

누가 돈을 빌려주면 받는 차용증 같은 게 있잖아요. “언제까지 얼마를 갚을게”라고 적힌 종이요.

 

채권이 딱 그겁니다. 국가나 기업이 돈을 빌리면서 써준 차용증이에요. 그런데 이 차용증이 특별한 게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사고팝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제가 1억 원을 10년 만기로 빌려주고 매년 300만 원씩 이자를 받기로 했어요. 그럼 저는 “10년간 매년 300만 원, 마지막엔 1억 돌려받음”이라는 차용증을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런데 5년이 지난 뒤 급하게 돈이 필요해졌어요. 그러면 이 차용증을 다른 사람한테 팔 수 있습니다. 얼마에? 그게 바로 '채권 가격'입니다.

 

 

그런데 왜 가격이 변할까요

 

여기서부터 재밌어집니다.

제가 작년에 연 3% 이자 주는 채권을 1,000만 원 주고 샀다고 해봅시다. 그런데 올해 금리가 올라서 같은 조건으로 지금 발행되는 채권은 연 5% 이자를 준다고 쳐요.

 

그럼 제 3% 채권을 지금 누가 1,000만 원 그대로 사줄까요? 안 삽니다. 똑같은 돈이면 5%짜리 새 채권을 사면 되니까요.

 

제 채권을 팔려면 할인해서 팔아야 합니다. 900만 원쯤에요. 그래야 사는 사람 입장에서 "싸게 사서 3% 받으면 결과적으로 5%쯤 되네" 하고 사줍니다.

 

금리가 올랐더니, 제 채권 가격이 떨어진 거예요.

 

반대로, 올해 금리가 1%로 떨어졌다면? 작년에 산 제 3% 채권은 귀한 몸이 됩니다. 사람들이 1,100만 원이라도 주고 사려고 해요. 금리가 떨어졌더니 채권 가격이 올라간 겁니다.

 

이게 그 한 줄입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조금 익숙해지셨나요?

 

 

SVB 은행은 왜 망했을까요

 

이 한 줄이 세상에서 얼마나 큰일을 하는지 보여드리는 사례가 있습니다.

 

2023년,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이라는 큰 은행이 하루아침에 망했어요. 전 세계가 놀랐습니다.

 

이 은행은 뭘 잘못한 걸까요?

 

놀랍게도, 가장 안전한 걸 샀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안전하다는 미국 10년물 국채요. 벤처 기업들이 돈을 많이 맡겨서 가만히 두면 손해라, 안전한 미국 국채를 사뒀던 겁니다.

 

그런데 미국이 2022년부터 금리를 급하게 올렸어요. 그러자 어떻게 됐을까요?

 

금리가 올랐으니, 채권 가격은 떨어졌습니다. SVB가 들고 있던 미국 국채의 가격이 뚝 떨어진 거예요. 미국이 안 갚을 거라서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금리가 올라서, 들고 있는 차용증 값이 떨어진 겁니다.

 

고객들이 "내 돈 돌려줘" 하자 은행은 가격 떨어진 채권을 손해 보고 팔아야 했고, 그 손실이 커져서 결국 파산했습니다.

 

가장 안전한 걸 샀는데도 금리 때문에 망할 수 있다 

이게 그 한 문장의 위력이에요. 그리고 저금리 시대의 '안전한 자산'이 금리가 오르는 시기엔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이기도 합니다.

 

 

단기, 중기, 장기 채권 뭐가 다른가요?

 

채권은 '언제 갚을지'에 따라 종류가 나뉩니다.

  • 단기채  1년, 2년처럼 짧은 기간
  • 중기채  3년, 5년
  • 장기채  10년, 20년, 30년

 

여기서 차이가 중요해요.

 

단기채는 기간이 짧으니, 금리가 바뀌어도 가격이 크게 안 흔들립니다. 어차피 금방 만기가 돌아오니까요.

중기채는 중간쯤 흔들립니다.

장기채는 10년, 20년을 기다려야 하니, 금리가 조금만 변해도 가격이 크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장기채가 급등했다", "장기채가 흔들린다" 같은 말이 나오는 거예요.

 

왜 이게 중요하냐면, 각 기간의 채권이 서로 다른 걸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 vs 시장금리

 

여기서 두 가지 '금리'를 구분하셔야 합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나 미국 연준이 정하는 금리입니다. 뉴스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했다"고 할 때 그 금리요. 이건 중앙은행이 결정합니다.

 

시장금리는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면서 형성되는 금리예요. 채권시장에서 사람들이 서로 사고팔면서 결정됩니다. 중앙은행이 정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의 '미래 전망'에 따라 움직여요.

 

둘은 완전히 다른 것 같지만 연결돼 있습니다.

 

단기채 금리는 기준금리와 거의 똑같이 움직입니다. 당장의 중앙은행 결정이 가장 큰 영향을 주니까요.

 

중기채와 장기채 금리는 다릅니다. 기준금리보다는 ”앞으로 몇 년, 몇십 년 동안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반영해요. 그래서 기준금리가 바뀌지 않아도 혼자 움직입니다. 시장이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래 갈 것 같다"고 하면 장기채 금리는 미리 올라요. 시장이 "앞으로 경기가 꺾일 것 같다"고 하면 장기채 금리는 미리 떨어집니다.

 

단기채는 '지금', 장기채는 '미래'를 반영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어제 미국 뉴스가 어떻게 읽히나요

 

이제 처음의 뉴스로 돌아갈 수 있어요.

어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이걸 "완화의 신호"라고 읽으면 틀렸어요. 사실은 세 가지가 섞여 있었거든요.

 

하나. FOMC 위원 12명 중 2명은 "더 올려야 한다"며 반대했어요.
둘. 성명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고 했고요.
셋. 의장은 "필요하면 또 행동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일단 멈추지만, 또 올릴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재밌는 건 시장의 반응이었어요. 어제 미국 2년물 채권 금리는 하락했고,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0.06%p, 0.07%p 상승했습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였죠? 

그러니까 2년물은 가격이 오르고, 10년물과 30년물은 가격이 떨어진 겁니다. 같은 날 같은 뉴스에, 단기 채권과 장기 채권이 서로 반대로 움직인 거예요.

 

왜 이렇게 나뉘었을까요?

  • 단기채 금리가 떨어졌다 = 연준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으니, 당장의 긴축 압박은 완화됐다는 신호
  • 장기채 금리가 올랐다 = 시장은 "서두르지 않더라도 결국 또 올릴 수 있다"는 메시지, 그리고 장기 인플레이션과 미국 재정 상황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반영

     

단기채가 '지금'을, 장기채가 '미래'를 반영한다는 그 설명이, 어제 뉴스 안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진 겁니다.

이게 보이시면, 뉴스를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진 거예요.

 

 

오늘 딱 한 문장만 남기세요

 

긴 글이었지만 가져가실 건 하나입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이 한 줄만 머리에 있어도, 앞으로 금리 뉴스가 완전히 다른 언어로 들리실 거예요. "장기채 가격이 떨어졌다"가 ”시장이 장기 금리는 오를 거라고 본다"로 번역되고, "단기채 가격이 올랐다"가 ”기준금리는 당분간 안정될 것 같다"로 번역돼요.

 

금리는 어렵지 않습니다. 

한번 알아두면 평생 써먹을 수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이 그 첫 번째 조각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user-avatar
주우이
전문 분야내집마련 · 부동산투자 · 지역분석달성 인증30억
프로필 & 칼럼 전체 보기 →

댓글 13

파꼬맘
16시간 전

주우이님, 채권 가격과 채권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말씀이시죠? 이번 예에서 기준 금리는 채권 기간에 따라 채권 가격에 다른 양상으로 영향을 주었으니까욥!? 채권 가격과 채권 금리가 수학문제라면 기준 금리와 채권 가격은 인간의 해석과 예측이 반영된 시장문제라서욥?! 잘 이해한거가요?

모아가
21시간 전

한문장 남기고 가겠습니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감사합니다

덴버s
21시간 전

금리와 채권에 대한 명확한 정리 감사합니다 특히 실리콘밸리뱅크 사례로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커뮤니티 상세페이지 하단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