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주 화요일마다 회의가 있다.
이때 나온 이야기 중 칼럼으로 작성 해 볼만한 것을 적어본다.
2.
어떤 물건의 가치가 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이걸 십만원 받고 팔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일이 벌어질까?
꿀빨고 있다는 것을 경쟁자들이 눈치챌 것이다.
경쟁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다.
당연히 만원짜리를 십만원 받고 팔았기 때문에,
가격이 뚝뚝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경쟁이 너무 심해지면 결국 모두 만원 언저리에 팔기 시작하면서
해당 산업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만약 이게 반도체라면, 적자를 보면서 시장을 장악할만 하다.
만약 이게 생과일 주스 카페라면? 적자를 보면서 시장을 장악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지배 사업자가 탄생하는 것이고
망하는 자영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사업이나 기업은 이래서 적정한 이익만을 남기면서,
경쟁자들이 함부로 진입해서 가격 경쟁이 붙을 수 없게
뭔가를 해놔야 한다.
브랜드, 고객만족, 규모의 경제등 경쟁자들이 진입해서 따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에는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이익이 너무 많이 남는 기업은 아이러니 하게도 성장률이 작고 오래 존속하기 어렵다.
회사는 적정한 이익을 내야한다.
너무 큰 이익을 내거나, 너무 적은 이익을 내면 안된다.
너무 적은 이익을 내면 당장 존립이 불가능할 것이다.
너무 많은 이익을 내면 경쟁자로 인해 망할 것이다.
3.
근로자들이 착각하는 점이 있다.
바로 자기가 대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건 내가 정확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대체 불가능한 근로자라면 이미 주주로 만들어 버렸을 것이다.
대부분의 근로자는 대체가 가능하다.
아니, 심지어 대체를 회사는 물밑에서 다 준비하고 있다. 퇴사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유심히 들어봐라.
이걸 멋진 용어로 포장한게 시스템이다.
시스템이 왜 필요한줄 아는가?
바로 사람에 휘둘리지 않고, 사람이 사람을 대체해 가면서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어찌 보면 아주 무서운 말이다.
왜 연예인들이 코디나 매니저에게 갑질 하는지 아는가? (잘못된 행동이지만)
바로 대체 불가능한 자와 대체 가능한자의 역학 관계 때문이다.
당신이 일부 연예인, 스포츠선수, 특허권자가 아니라면, 대체될 인력은 반드시 어딘가에 존재한다.
만약 인센티브를 받는 직원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의 기본급은 200, 인센은 100이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이 사람은 인센티브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서 인센을 200으로 높게 가져가면서
회사에는 추가 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회사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기여하는 것에 비해 많이 가져간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럼 어떻게 되겠는가? 시간이 지나면서 대체될 것이다.
왜냐하면 회사에 이정도 기여하면서 300을 가져갈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항상 대체가능한 경쟁자를 생각하면 뽕맞지 않을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2번은 시장에서 효율이 발생되는 원리를 다뤘다. 사장이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금 3번은 노동시장에서 효율이 발생하는 원리다. 근로자가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결국 노동 생산성이 증가한다. 생산성 증가에서 도태되는 사람은 나오기 마련이고, 그래서 어느정도의 복지는 자본주의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좀 과하다고 보는 입장)
4.
난 자산 가격도 결국 제 가치를 찾아간다고 본다.
다만 시계추가 좌우로 움직일때 중간지역(제 가치)을 통과할 때 속돈가 가장 빨라지면서 순식간인 것 처럼.
사실 제 가치에 머무르는 시간은 아주 적다.
대부분은 제 가치보다 낮거나 높을 것이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우량한 자산은 결국 제 가치로 수렴하며 우상햔 한다는 것이 내 믿음이다.
사실 이렇게 진행되지 않으면, 자본에 큰 가치를 두는 자본주의가 존립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내 믿음이라기 보다는 이게 지금 시스템이 가능하게 하는 전제적인 믿음이다.
자산 가격은 마치 경매장과 같다.
22년 겨울 강동구의 모 아파트는 전고점 대비 -30%를 넘어서 호가가 형성된다.
불과 1년반 사이에 벌어진 하락이다.
이후 어떻게 되었는가? 역대급 거래량이 터지며 시세를 아주 견조하게(거래량이 많은 완만한 상승을 지칭)올렸다.
즉 경매시장에 입찰자가 늘어난 것이다.
거래량이 터졌다는 것은 가격에 비해 입찰 희망자가 많다는 뜻이다.
이렇게 자산은 제 가격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다만 이 단지의 경우 작년 늦여름이후 가격은 이런 추세로 인해 생긴 단기 고점으로 봤다.
그리고 가을 이후 다시 기간 조정(하락은 아님)을 받으며 오버한 가격이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난 아직 1억 정도 오버한 가격으로 보긴 한다.)
이런식으로 자산 가격도 결국 제 가치를 넘어가면 낮아지는 압력이 강해지고(티가 당장 나는 것은 아니지만)
제 가치를 넘어서 낮아지면 올라갈 압력이 강해진다(역시 티가 나지 않지만)
20~22년 부동산 투자를 멈췄었고,
23년에 2채를 했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20~22는 제 가치보다 높아 보였고, 23년에는 제 가치 언저리로 보였다.
결국 자산 가격도 이런 자본주의 원리에서 예외가 아니다.
5.
생각이 이렇게 흐르다 보니까
결국 돈을 번다는 것이 자격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돈을 벌 자격이 있으면 된다.
그래서 어제 직원들과 23년도 목표 이야기를 끝내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저 목표를 이룰만한 자격을 갖추는 것이다.
목표가 혹 이뤄지지 않을까? 전전긍긍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저정도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능력과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럼 장기적으로 우리의 소득은 자격에 수렴할 것으로 본다.
만약 운이 좋아서 자격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면 좋아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효율은 그렇게 꿀빠는 사람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반대로 운이 나빠서 자격보다 더 적은 돈을 번다고 낙담할 필요 없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효율은 그렇게 가치를 더 내어주는 사람에게 반드시 장기적으로 보상을 준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누가 가치대비 적게 받는지, 누가 가치대비 지나치게 많이 받는지 알아차린다.
자본주의라는 용어로 지칭하긴 했지만, 사실 사람들이 그렇게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겸허한 마음으로 받은 가격대비 더 큰 가치를 주려고 해야 한다.
이건 사장, 직원, 자산시장 모두 같다. 예외는 없다.
사람들은 롤스로이스남 같은 사람을 보면서
부자들은 나쁘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반대로 본다. 결국 자격이 없는 부가 유지되지 못하고 무너지는 현상으로 보인다.
그러니 자본주의의 효율과 시장의 집단지성(사람들 의사결정의 합)을 믿고
자기 할거에 집중하면 좋은 보상이 따라올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너무 돈 앞에서 잘잘거리고, 잔머리 굴리다 망하는 것 같다.
나도 이 부분을 특히 조심할 것이다.
별로 좋지도 않은 머리 가지고 이리 저리 계산하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끝난다.
원본 글 : https://blog.naver.com/kyungjain
댓글 0
지꿀 : 편한 맘으로 읽게 되었다가 한껏 두들겨맞은 기분이 드는 글이네요! 자본주의의 본능적인 움직임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시원시원한 문체에 세이노의가르침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님 :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