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경험담
초보경험담

현재의 행복도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덕쓰]

20대 초반, 군대가기 전까지 외할머니 집에서 살았었다

불편하셨을텐데 삼시세끼 밥해주시고 빨래도 해주셨다

지금도 철이 없지만 그 땐 더 철이 없었던 것 같다

할머니가 해주시는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제대를 하고 돌아와보니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계셨다

처음에는 면회도 몇 번씩 가고 할머니랑 얘기도 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치매 증상이 심해지셔서 어머니만 면회를 갔다


좀 더 지나고나니 코로나가 터졌다

어머니조차 면회가 쉽지 않았고 나는 외할머니가 잘 계신지,

어머니를 통해 종종 소식을 들었다

그랬으면 안 됬는데.. 바쁘니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다


그렇게 별 생각없이 지내던 중 어제 출근길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학교 일정 바쁜데.. 주말에 임장도 가고

임보도 써야하고 강의도 들어야 하는데.. 왜 지금 이런일이 일어난거지..

생각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노트북을 들고 장례식장으로 왔다

조문객이 없는 오전 시간에는 독서도 하고 강의도 들었다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이게 지금 나에게 진짜 중요한 일인가?

노트북을 닫고 엄마 아빠랑 평소에 나누지 못한 대화 많이 했다

사촌 형, 누나도 결혼식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얘기들 많이 했다


그리고 오늘 처음 입관식을 참관했다

내가 알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할머니가 누워계셨다

살이 좀 있으셨는데, 너무 마른 할머니의 모습이 충격이었다


관을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해보는거라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이 안났다

맛있는거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바보 같지만 그냥 그 말이 떠올랐다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임장, 임보, 강의 못해서 스트레스 받은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저기 누워있었다면 뭘 가장 후회 했을까?

생각했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게

후회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컥했다.


지금 열심히 투자공부하는 이유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기 위함인데

몰입하는 것도 좋지만 어머니, 아부지, 와이프를 못챙겼던 것 같다

바쁘다는 이유로 다음에 갈게요, 다음에 하자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임장 한번 못하는게, 임보 한번 좀 못쓴다고 큰 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가 바보 같고, 부끄러웠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현재를 너무 많이 희생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평소에 더 많이 표현하고 바쁘면

전화라도 자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더 많이 노력해야겠습니다


두서 없이 막 쓴 글이라 죄송합니다

오늘 하루도 독강임투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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