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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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40대에게 급속도로 확산된다는 이상증상



"퇴근하면 피곤함이 몰려들면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이제 난 쉬어야 해, 싶어서 침대에 누워 멍하게 영상만 보거나 밤새 스마트폰을 하게 돼요."

특히 20대, 30대 직장인 분들 가운데, 위와 같은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이걸 쉬는 거라고 착각하시면 안 돼요. 만성 피로를 만들며, 번아웃까지도 만드는 행동들이거든요.

그리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살겠지 하며 간과하면 안 돼요. 이 증상이 발전하여 기존과 다른 '신종 우울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직 모르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더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최근 신종 우울증이 병원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어요. 무기력하고 이유 없이 피곤하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게 전형적인 우울증과는 양상이 좀 많이 다르거든요.


먼저, 전형적인 우울증과 달리 신종 우울증 환자분들은 피곤하다고 하면서도 막상 누우면 잠을 자지 않습니다. 또 아침에는 눈 뜨기 싫다며 일부러 더 잠으로 도피하려고 해요.


더불어 취미 생활할 때와 일할 때의 양상이 다릅니다.

취미 생활할 때는 쌩쌩하고 밝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막상 출근하거나 일을 하려고 하면 실제로 피곤함과 무기력함을 느껴요. 휴일 모습과 직장에서 일을 할 때의 모습, 학교에서 공부할 때의 모습이 너무 대비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꾀병 아닌가, 과장하는 것 아닌가 하고, 환자 본인도 스스로 혼란스러워 합니다.


그러나 정말 피곤해서 집중이 안 되고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깜빡깜빡하고 실수가 잦아지는 증상, 에너지가 고갈된 증상을 실제로 느낍니다. 물 먹은 스펀지 마냥 축축 쳐지며, 감동이 느껴지지 않고 스스로 흐릿한 느낌. 이런 감정들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나 취미 활동을 할 때와는 다른, 대비되는 모습이 나타나니 '아 전형적인 우울증과는 좀 다른 게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분들은 밤낮이 없고 체중이 빠지는 반면, 이 분들은 고칼로리 야식을 즐겨 먹고 무기력, 재미없음 등 모호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증상이 특히 젊은 분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는, 생활이 팍팍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 분들이 열정이나 욕심, 욕망 굉장히 많거든요. 남과 비교하게 되고, 더 잘하고 싶고 앞서가고 싶고, 또 완벽주의 성취주의도 크다 보니 자신의 에너지를 끌어다 쓰시는 거죠.

그러다 보니 이런 무기력이 우울증과 유사한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회 분위기도 한몫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문화, 비교하는 문화가 팽배해있다 보니 사회적인 비교로부터 멀어지기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죠.





실제로 최근에 일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20, 30대 청년이 70만 명이에요.

물론 구직이 되지 않아 쉬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몸과 마음이 아파서 못 하겠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실제로 정신과 진료를 하다 보면, 최근 4~5년 사이에 일하지 못하고 쉬는 직장인분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어요. 확실히 비율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왜 일을 하지 못하는지 물어보면 '여기저기 자꾸 몸이 아프다. 건강 검진도 받으면 이상은 나오지 않은데 계속 몸이 피곤하고 몸 특정 부위가 통증이 심해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다' 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아요.

일을 하기 싫은 게 아니라 스스로 답답해하시죠.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거든요.

예를 들면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이 심해지면 신체적인 통증, 피로감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반대로 신체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은 우울이나 무기력을 더 많이 느낄 수밖에 없죠.


정신적으로 굉장히 지쳐 있다면 그것이 몸의 신호로서 나타날 가능성이 커요.

소화 불량이나 두통, 머리에 뿌연 안개가 낀 느낌, 전신 무력감 등 증상이 나올 수 있어요. 그래서 검사를 해도 이상이 안 나오는데 난 자꾸 아프고 소화도 안 되고 두통에 시달리고 어떤 특정 부위 통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이것이 마음의 문제에서 비롯된 건 아닌가 하고 한 번 의심해 보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분들께 당부드리는 게 3가지 있어요.

(1) 일시적으로는 위안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를 떨어뜨리는 습관 없애기

음주, 달고 맵고 짠 음식 등으로 위안을 삼는 분들이 계세요. 이런 '인스턴트 도파민'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즉각적인 만족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에너지를 떨어뜨립니다.




(2) 정신적으로 무기력할수록 가벼운 운동 등 신체활동하기

퇴근 후 침대에만 누워있는 분들 많으시죠?

사실 대부분 우리 직장인들은 육체 노동보다는 정신 노동에 더 많이 종사하는 편인데요. 정신적인 피로는 육체적인 피로와 좀 다릅니다. 정신적으로 피곤하기 때문에 자꾸 회피하고 싶고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작동하는 거거든요.


정신적인 에너지는 가벼운 운동 같은 약간의 자극을, 심신의 활성화를 통해서만 충전이 돼요. 가벼운 운동으로 몸의 감각을 깨워주어야만 에너지가 충전이 되고, 삶의 활력으로 이어집니다.


(3) 반신욕, 마사지, 멀리 보기 등 내 감각을 깨우기

심리는 뇌에서만 작용되는 게 아니라, 몸의 작용들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찌뿌둥하면 우리는 불쾌하다, 우울하다 이렇게 인식할 수 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내 몸의 활기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반신욕 혹은 마사지 등을 통해 촉각을 활성화할 수도 있고요, 혹은 모니터만 보지 말고 산책하며 멀리 풍경을 본다든지 하며 긴 시각을 갖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양보해선 안 됩니다.

내 에너지 재충전하는 시간을 만들고 무조건 비워두세요. 운동하거나 달리기 힘들면 걷거나 벤치에 앉아있기라도 하는 등 시간 블럭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도 30대에 이런 걸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30대가 자기 자신을 잘 활용하는 '나 메뉴얼'을 만드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알아가며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게 자기 자신을 조율하는 시간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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