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주식은 도박이었다.
그러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꽤 벌었다는 사람들이 보였고, 나 역시 ‘투자’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300만원을 넣은 업체는 아시아나였다.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유를 굳이 대보자면, 업계1등인 대한항공은 너무 고루하고 아시아나가 2등이기는 하지만 세련된 느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회사 화장실에서 아시아나가 ‘한정’판정이 되었고 곧 장 거래중지가 된다는 기사를 읽고서야 한 달치 월급이 말 그대로 공중분해 일보직전이라는 위기감을 맛보았다. (지금도 위기감이 없지만 어떻게 이렇게 무지할 수 있나 싶다..) 이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였고 그냥 도박이었다.
술자리에서 푸념을 하도 해 대니, 제일 똑똑한 친구가 차라리 미국주식을 해보라고 권했다.
미국주식은 더 복잡했다. 환율 문제도 있었고, 계좌도 새로 파야했다. 환율 계산을 하다가 몇 백원때문에 벌벌떠는게 웃겨서 일단 사 보기로 했다.
미국주식, 하면 딱 두 개만 알고 있었다. 애플, 테슬라. 역시 아무 생각 없이 애플을 몇 주 사놓고, S&P500이라는 단어가 들리길래 ETF로 조금씩 사 두었다. 찔끔이지만 정말 꾸준히 올라서 작은 기쁨이 되었다.
반면 500만원을 박아뒀던 삼성은.. 쭉쭉 내려가다가 -10%으로 일부 손해 본 채로 두고 있으며 작전주라고 했던 주식은 빠져나오는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50%가 되어 250만원 이상을 손해봤다. 국장에서 완전히 피 본 것을 미국 주식과 ETF가 겨우 커버를 해 주고 있는 것이다.
국장도, 미국장도 몰랐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국장은 기업 가치로 평가 받기보다 외부 압력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내가 산 주식이 1등 기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정답일 수도 있다.
대체 국장과 미국장이 뭐가 그렇게 다른걸까? 그게 너무 궁금한데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방황?하던 중 끌리듯이 권동우 강사님의 라이브 강의를 듣게 되었다. 진짜 전두엽이 번쩍 하는 느낌이 들면서, 아 이거다 싶었다.
일단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스탠스를 가지고 국제 정세를 몰아가는지, 얼마나 영악하고 지독하게 본인들만의 이익을 취하는 지를 알 수 있었고 미국 시장에 대한 개념과 성격을 초심자 레벨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주식을 찾는 방법, 어떤 주식이 좋은 주식인지 판별하는 방법, 특히 ‘왜’그렇게 논리가 전개되는지 낱낱이 뜯어볼 수 있어 속 시원한 강의였다! 거기다가 요즘 미국의 소비재 트렌드까지 다 알려주셔서 이 분 대체 뭐 먹고 사시려고…이렇게 다 풀어도 되는 걸까, 감사하는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으로 수강 할 때도 있었다 ㅋㅋㅋ
강의 난이도는 톡방에 초급자에게 어렵다는 분들이 몇 분 계셨지만 애초에 초급을 뗀 사람들을 위한 강의라고 했고, 나 역시 위에 기술한 대로 망충하게 살아온 도박꾼..으로서 처음 듣는 단어가 많았지만 강의에서 충분히 설명 해주셔서 90%이상은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모르는 단어라면 그런 것은 검색하면서 이해하면 된다. 오히려 이것도 공부가 되었다.)
6월에 수강 시작한 강의였지만, 중간에 업체에 화재가 나는 바람에 수습하느라 중지했는데, 오히려 시간 차를 두고 천천히 들으니 더 귀에 쏙쏙 박히는 느낌이었다.
가끔씩 강사님이 던킨 OPM 카운트 다운, 잘생긴 아베크롬비 알바 드립 등등이 중간중간 환기도 시켜준다.. 들었던 강의 중에 탑급으로 알찬 강의였다 :) 다음 강의가 열리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수강등록 때리고 노트북 앞에 착석 해 있을 예정이다.
+ 인증하고 싶지만.. 오늘 엔비디아가 좀 떨어지는 바람에 (떨어질거라고 예상함) 초큼 부끄러워서 첨부는 올리지 않으려고 합니당 8ㅅ8
댓글
후기 감사합니다 :) 볕님 응원드리겠습니다 ! 파이팅 ♥
햇볕님 미국강의 들어보고 싶었는데 자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햇볕님 잘 지내용?^^ 돌아와 햇볕님~~~~~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