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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스쿨 기초반 - 1500만원으로 시작하는 소액 부동산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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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파트의 기준을 강남을 기준으로 통일하자. 이번 강의에서 생각한 아파트라는 물건의 가치 평가 기준이다.
사실 강남 중요한 거 모르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다 입성하고 싶어하는 공간이니까. 하지만 그걸 기준으로 심플하게 의사결정하는 것은 다르다. 아파트를 공부하다보면 이런저런 정보들이 끼어들기 시작한다. ‘여기 학군이 그렇게 좋아요’, ‘신도시 환경이라 아이들 키우기가 그렇게 좋아요’, ‘곧 있으면 지하철도 들어와요!’ 이런 말들을 들으면서 나는 어느 새 경기도 끝자락 어느 신도시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물론 가보면 혹한다. 쫙 빠진 도로와 신축 단지들의 쾌적한 환경을 보면 말이다. 강아지를 끼고 산책하는 이들을 보면 나도 어서 이 동네에 살면서 저런 일상을 누리고 싶기도 하다. 같이 임장하던 예비 신부가 나에게 한 마디했다. “좋긴한데 상사 아는 분이 여기랑 용산이랑 고민하다가 10년 내내 후회하신다고 하더라” 맞는 말이다. 외곽 신도시에 투자하는 건 빚좋은 희망고문을 만드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쾌적한 신도시를 뒤로하고 공업사가 가득한 영등포 골목의 집으로 돌아갔다.
뿐만 아니다. 종로 광화문 여의도 서울에는 회사 단지가 참 많다. 나 역시 상암으로 출퇴근을 하니 강남 출퇴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광화문 여의도 상암에도 직장이 많고 출퇴근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 모든 걸 다 합쳐도 강남 서초 잠실을 따라갈 수 없다. 후자가 2배를 가뿐하게 넘겨버린다. 이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쪽에 있는 집을 보다가 ‘여기는 광화문이 가까우니까 좋네’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광화문에 홀려 강남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수도권의 모든 집값은 강남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잠실이 바짝 따라가고 강 건너의 성수도 열을 올린다. 신분당선을 타고 내려간 분당도 역시 엄청났다. 최근 조원들과 오프라인 임장을 가고 분당이라는 곳을 처음 가봤다. 정자역에서 내리자마자 리모델링을 하는 아파트가 우리를 반겨줬다. 느티마을 3,4단지가 대규모 리모델링을 하고 있었다. 국평 20억 돌파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분당 역시 신분당선을 타고 20분대에 강남역을 주파할 수 있다.
모든 노이즈를 제거하고 우선 강남으로 모든 방향타를 돌려야한다. 이 아파트에서 강남역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아니면 7호선 논현역까지는? 9호선 신논현역까지는? 3호선 교대역까지는? 먼저 이렇게 접근을 하고 도어 투 도어 1시간 이내라면 이곳은 경기도에 있어도 서울인 것이고 입지적으로 서울에 아파트를 사는 것이 된다. 이렇게 중심을 잡고 나서 다른 것들을 살펴본다. 강남은 이 정도 걸리는데 광화문도 괜찮구나? 그러면 광화문 직장인 수요까지 잡을 수 있으니까 전세 수요가 뒷받침될 수 있겠는데? 그런 후에 여기는 학군도 조금만 가면 있구나 아이들 키우려는 가족들이 전세 수요를 맞춰주겠다, 환경도 점점 개선될 여지가 있으니 미래 가치를 볼 수 있겠네. 뒤따라 오는 질문들은 우선 강남 접근성이라는 뼈대 위에 세워지는 세부적인 골조 혹은 콘크리트 같은 것들이다.
이렇게 가치를 평가하는 흐름이 생기니 그동안 어두컴컴하던 임장에도 시야가 트이는 느낌이었다. 요즘 임장을 돌아다니면서 ‘여기는 강남이 이렇게 먼데 이 가격이야?’라고 스스로 고평가됐다 생각하기도 하고 ‘강남이 40분인데 싸네?’라고 저평가하기도 한다. 이전에는 평가의 기준자체가 없었다. 물론 이것으로 모든 공부가 끝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에 임장다니며 경매 입찰을 하기까지 했던 물건들이 지금 와서 보니 투자했으면 몇 년동안 머리가 아팠겠구나 싶은 물건들이 많았다. 그때 낙찰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동시에 이제부터 경매로 입찰하는 물건들에 대한 평가를 하고 가격을 매기는 것도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겠다 싶다.
열반스쿨 기초반 2주차 강의의 시간은 여러모로 놀라운 시간이었다. 강의 내용 자체에 대한 놀라움과 그것을 조원분들과 나누면서 얻는 또 다른 면의 공부할 점들이 생각의 성장을 가져다준 것 같다. 3주차는 또 어떤 놀라운 생각들이 다가올지 기대되면서 2주차 강의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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