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달리오] 실거주자의 관점에서 본 내집마련의 가치: 자산가치 이상의 선택

안녕하세요.

원칙을 지키는 투자자, 돈이 달리오입니다.

지난 9월에 대학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 두 명이

결혼과 함께 서울 내집마련에 성공했습니다.

마침 내집마련 중급반을 듣던 때라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배운 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서울 내집마련에 성공한 친구 덕에

실거주자 관점에 대한 배움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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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내집마련 과정에서

실거주자와 투자자의 차이를 느꼈고,

실거주자의 needs와 wants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서울에 거길 샀다고? 어째서?

친구로부터 내집마련 소식을 처음 들은 건 

지난 8월 청첩장 모임이었습니다.

마침 내집마련 중급반을 듣던 때라

더욱 실거주자의 마음에 관심이 갔습니다.

친구는 7월에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서울 5급지 구축 전용59에 내집마련을 했습니다.

친구가 5급지 구축을 선택했다는 점이 의아했습니다.

5급지는 투자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에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최적의 선택을 내린 것이었습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바로 제가 본 건 매수의 단편인 자산가치이지만

친구가 본 건 실거주자의 needs와 wants였습니다.

실거주자의 needs와 wants

실거주자들에겐 나름 공통된 needs와 wants가 있습니다.

needs는 실거주자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고,

wants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입니다.

예를 들어 한강뷰가 needs라고 한다면

wants는 광진구 광장현대5단지나 강서구 염창e편한세상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제 친구의 needs는

바로 ‘감당 가능한 대출과 행복한 신혼생활’이었습니다.

실거주자 needs는 대출의 감당 가능한 수준과 편리한 생활 조건이었고,

wants는 생활 편의를 확보할 수 있는 단지의 주거 환경이었습니다.

1) 감당 가능한 대출, 4천만원 네고까지

실거주와 전세 레버리지 투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택담보대출 여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거주를 선택할 때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저축액의 65% 이하)에서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친구는 여러 대출 상품 중에서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을 희망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신혼부부의 혜택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신혼부부로서 디딤돌 대출을 받을 경우,

최대 6억까지 가능했고, 금리는 3%대 중반으로 저렴했습니다.

친구가 매수한 물건은 원래 호가는 6.4억이었습니다.

매도자는 다른 사람에게 이미 매도하고 갈아타는 도중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계약자가 계약을 파기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습니다.

갈아탈 집은 이미 있는 상황에서 매도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친구는 디딤돌 대출의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 6억 이하로 맞췄고,

매도자의 상황을 파악해 4천만원 네고에 성공했습니다.

신혼부부로서 시작을 응원해달라는 애교와

매도자의 급한 상황을 이해한 친구의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기존에 제가 가진 투자자 관점에서는

실거주자의 자금마련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대출 받으면 되겠지 이러면서

실거주자의 마음을 보지 못했습니다.

투자자로서 잔금 리스크를 감안할 때도

마찬가지로 자금 출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처럼

실거주자도 어떻게 자금을 마련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죠.

특히나 당시에는 9월부터 대출규제가 시행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더욱이 실거주자들은 규제로 인해 대출 승인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질 때였습니다.

이처럼 실거주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급지보다도 대출 부담의 적정 수준입니다.

2) 직장 그리고 친정/시댁과의 편리한 교통

아마 집을 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가장 자주 이용하는 교통수단과의 적당한 거리입니다.

친구 내외의 직장은 강남구 양재역과 학동역이었습니다.

각각 3호선과 7호선으로 서로 이용하는 노선이 달랐습니다.

게다가 시댁/친정이 각각 인천과 천안이었습니다.

따라서 인천, 천안, 서울역을 가는 1호선 접근성 또한 필요했습니다.

친구가 서울 5급지를 매수했다고 했을 때

단편적인 급지 지식만으로

친구의 선택을 판단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급지로만 단지의 가치를 판단하는 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강남 및 주요 업무지구를 30분~1시간 이내에 도달하는 단지는 가치가 있는 단지입니다.

특히 신도림은 30분 이내에 강남 주요 업무지구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즉 급지만으로 단지의 가치를 예단해선 안 된다는 것이죠.

강남 접근성 이외에도 실제 생활 반경에서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산가치가 내집마련의 전부가 아닙니다.

실거주자의 생활 반경과 거주 편의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게다가 신혼부부에게 시댁/친정과의 접근성 또한 중요했습니다.

사실 서울 전역을 보면, 같은 시기에 같은 금액으로 

성북구와 동대문구의 구축 단지에도 입주가 가능했습니다.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더 좋은 급지의 단지에

같은 금액으로 매수하는 게 더 나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내집마련은 직접 살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내 생활 반경이 어디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투자자로서 배운 점은

실거주 목적으로 내집 또는 전세집을 구하는 사람에게

교통이 갖는 힘은 아주 강력하다는 점입니다.

직장 및 시댁/친정 접근성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필요했습니다.

어쩌면 돈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선택을 내린 것입니다.

3) 교통만큼이나 중요한 주거 단지 환경

친구가 좋은 내집마련을 했다고 판단한 이유에는 

다양한 후보 단지를 평가하고

최적의 단지를 선택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고려하던 후보단지는 꽤나 많았습니다.

관악구 봉천동 벽산타운2차, 광명시 하안동 주공아파트들, 

구로구 천왕동 이펜하우스, 구로구 오류동 동부골든,

구로구 오류동 금강수목원아파트, 광명시 광명한진타운 등이 있었습니다.

각각의 단지는 친구의 needs에 부합하는 wants가 되지 못했습니다.

입지 평가 고려사항, 친구의 needs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역세권 평지(도보10분, 직선거리 500m이하)
• 500세대 이상 계단식
• 욕실2개 (맞벌이 아침 시간 확보)
• 도로, 지상철, 비행기 항로에서 떨어진 곳 (소음, 번화가 피해서)
• 차량으로 대형마트 등 10분 이내
• 초등학교, 은행, 병원 등 편의시설 근처
• 밤에도 안전한 환경

이 모든 걸 만족시키는 단지를 찾는 건 복잡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needs인 대출과 교통을 충족시키는 곳 중에서

친구는 최적의 wants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실거주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급지보다도 생활 편의성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친구는 내집마련을 했습니다.

괜찮은 선택일까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알아볼 수록 친구에겐 최선의 선택지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의 일련의 선택을 보면서

월부에서 배운 기준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월부에선 ‘저환수원리’를 최우선 하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투자대상의 가치만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투자자와 다르게

실거주자는 실거주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게

자산가치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앞으로의 시장에서도 여전히 실거주자와 투자자는

경쟁과 공존을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가격이 쌀 때는 실거주가가 우리의 경쟁자이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가격이 오르는 시장이 되면,

실거주자는 우리의 전세 고객이 되어줄 것입니다.

향후 전세 고객이 될 실거주자의 각기 다른 needs를 잘 파악해 둔다면

앞으로 실거주자의 다양한 needs를 통해 투자 결정을 보완하고,

투자자로서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좋은 글 소재를 허락해준 친구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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