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빌라 이사 후 오히려 자산이 불어난 이유

심심할 때마다 읽을 거리를 주신 월부레터의 감사함에 보답할 겸, 스스로 올해 한 달을 돌아볼 겸 글을 올립니다.

 

[결혼하고 들어갔던 신축 아파트 전세]

 

23년 초 결혼을 하며 저희는 ‘당연히’ 전세에 들어갔습니다.

부모님은 평생을 근로소득자로 사시며 50이 가까운 나이에 첫 집을 청약을 통해 마련하셨고

그걸 보고 자란 저* 역시 ‘결혼 후 열심히 돈 벌어서 집을 사야지’ 라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이것이 향후 제가 투자 공부에 미치게 된 이유가 되었습니다.

 

23년 당시 부동산 시장은 하락기였기에 아파트 전세는 저렴했고,

‘저렴한 가격으로 전세 잡았다’

‘4년은 이 가격으로 지낼 수 있겠네’ 라는 생각으로 기뻐했던 저였죠

*쯧쯧…

 

신축 아파트는 좋았습니다.

 

-엘리베이터는 미리 불러놔서 출근 할 땐 문이 열린 채로 나를 기다리고 있고

-친구들이 놀러오면 아파트 단지내 게스트룸 예약해줄까? 건방떨고

-덥다 그러면 괜히 핸드폰으로 에어컨 키고

-물 놀이장이 있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나중에 내 애도 저기서 놀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TV는 거거익선이라 당연히 86인치로 샀고, 소파, 식탁, 침대, 로봇청소기

-마치 그 집이 내 집인 것마냥 집 컨디션에 맞춰 가전 가구를 맞췄습니다.

 

[정신을 차리게 되다]

 

그러던 중 카드값이 너무 많이 나와 부모님한테 손을 벌리는 일이 생겼습니다.

단 30만원이 부족했죠

어머니께 30만원만 보내달라, 월급날 바로 갚겠다 카톡을 보내고 입금을 받으니 정말 창피하더라구요

 

'이 생활이 내 생활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돈 관리를 잘 해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과 친한 회사 동료들께 재테크 어떻게 하냐 종종 물어봤고

회사 동료 한 분이 ‘월부’라는 곳에서 부동산 강의를 듣는다고 하더라구요.

 

[23년 12월 말, 새 해를 앞두고 월부를 만나다]

스스로 책도 보고 공부를 많이 했지만, ‘실무의 경험’이 필요하다'라는 한계를 느꼈고

동료의 추천과 함께 24년 새해를 맞이해 내집마련 기초반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 23년 12월 28일에 결제를 했네요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될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강의를 너무너무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돈 공부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새로운 강의 업로드를 기다리며 봤던 기억이 나요

*자음과 모음님, 너나위님 강의가 참 재밌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라이브 코칭 때 너나위님 글씨가 너무 웃겨서 강감찬 글씨체 같다고 놀렸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강감찬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었어서 ,, 그때 너나위님이 선생을 놀리냐고 뭐라하셨었죠 ^^ ㅎㅎ. .)

 

[24년 4월 첫 매수를 하다]

월부에서 시킨 대로 내가 매수 가능한 가격대 부동산을 엑셀로 정리하였고 2~3주에 한 번씩 시세를 업데이트 하였습니다.

-매주 임장을 다녔고 (조모임도 하고, 조모임이 끝나고선 배우자랑 같이 다녔어요)

-친구들 만나느라 타 지역에 가면 저 집을 얼마까? 하며 부동산 앱을 키곤 했습니다

*친구들이 아저씨 같다고 놀렸네요

 

(4월)

어느 때처럼 네이버 부동산을 뒤지적거리던 중

급매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임장을 하며 가본 동네였음)

‘오 이 가격에 나올 건 아닌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죠

바로 전화를 했더니, 부동산 아주머니께서

“지금 매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으니 현금 있는 거 아니면 물어보지 지 마라”라고 하시더라구요

제 목소리가 어려서 더욱 그러셨던 거 같아요

그 말을 들으니, ‘오~ 불친절하신데~’ 싶으면서도, 저 말이 진짜든 아니든 ‘사람들이 관심 보일 만한 가격이다’ 싶었죠

그래서 저는 '집 안 봐도 되고 가계약금 먼저 걸겠습니다'라고 괜히 쎈척을 했죠

*ㅈㄴ 멋있다 내 자신

 

그러더니 오히려 사장님께서 당황하셔서

‘그래도 집은 보셔야 하지 않겠어요?’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내일 바로 갈 테니 저를 첫 번째로 보여달라’라고 했고

실제로 다음날 바로 가서 집을 본 후 가계약금을 넣었습니다

 

[24년 4월 첫 매수를 하다- 기존 전세집 퇴거 후 월세 거주]

가계약을 하고 바로 원래 살던 전세집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당시 서울 전세가가 빠르게 오르던 시기였습니다)

'서울 전세가 많이 올라왔다, 우리가 계속 살면 갱신청구권 때문에 3년은 전세 눌려있을 거다,

중도 퇴실 할 테니 새로 세입자 구하시는 거 어떠시냐?' ----<합의 성공>

전세집 부동산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집주인하고 전세 중도 해지 하기로 협의됐다, 사장님 요즘 거래 많이 없으실 텐데(당시 부동산 하락기), 해당 중개소에서 거래할 테니 중개비 조금만 받아주시면 안 되냐? (평소에 음료수도 들고 가고 친하게 지냈었음) ----<합의 성공>

 

[집주인, 부동산 사장님보다 어려웠던 부모님 설득]

1월부터 ‘집을 사려고 공부중이다’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지금 시기에 누가 집을 사냐, 절때 안 된다'

‘열심히 돈 모으면서 청약 넣어라’ 라는 답변뿐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어쨌든 저를 먹여 주시고, 키워주시고, 결혼 시켜주시고

부모님덕에 공부해서 대학도, 취업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PPT 10장을 만들어서 지금 집을 사야하는 이유와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 <양가 부모님 네 분 중 어머니 한 분만 합의 성공, 세 분 설득 실패>

그도 그럴것이 저희 부모님은 50 평생 열심히 돈을 벌어 생애최초로 운 좋게 청약에 당첨되셨던 삶이었기 때문이죠

저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계약서 싸인 후 부모님들께 통보하였습니다.

다행히 부모님들 지인 중 공인중개사분께서 해당 매물 괜찮게 산 거라고 말씀을 주셔서 큰 탈은 없었네요.

*ppt 10장 중 일부 발췌 

 

*부모님의 의견을 꺾고 싶었던 이유는 

  • 저는 제 자녀에게 자본주의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었습니다. 

    근로소득만이 전부가 아닌, 자산 취득은 이런 걸 해야하는 거다, 경매란 공매란 이런 거다, 법인이란 이런 거다 등등 내가 어렸을 때 몰랐던 세상의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었습니다. 

    (물론 저도 여전히 건실한 근로소득자이지만요)

     

 

그렇게 신혼으로 입주해 살던 신축 아파트 전세를 12개월 만에 중도 퇴실하고

저희는 아파트 매수 후 빌라 월세살이를 시작했습니다.

 

[구축 빌라에서의 월세 생활 시작]

 

사실 이사 첫 날 구축 빌라에서의 하루는 좀 우울했었습니다.

-나를 맞이하던 엘리베이터는 필요도 없는 저층 빌라 (창문으로 뛰어 내려도 안 다칠 거 같은 높이)

-벽지엔 곰팡이가 피어있고

-누가 침입할까봐 설치된 쇠창틀

-누런 장판

-신축 아파트에 맞춰 샀던 소파는 놓을 수가 없어서 부모님 댁으로 ..

-침대는 겨우겨우… 식탁도 겨우겨우… 아파트에서는 작아보이던 86인치 TV는 벽면 하나를 다 차지

그래도 애기 낳기 전에 몇 년만 이렇게 살자하고 다짐했죠

(특히 부모님들이 저희를 안 쓰럽게 생각하셨어요)

 

[24년 12월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

7월쯤부터 서울 아파트 상승 기사가 인터넷에 도배되었습니다

상승을 기록하던 실거래가는 10월 들어 정부의 규제로 주춤하였지만 

현재 약 1.5억 정도의 실거래가 상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창 여름 신고가 행진 때, 아버지께 카톡으로 계속 실거래 보내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아빠 봤어? 내가 하락기에 사야한다고 했제!)
또, 집 사면 안 된다던 장모님께서는 

김치 새로 담갔다고 손으로 찢어 먹여주시더라구요 ㅋ..

 

*잔금일을 6월1일 이후로 맞춰서 올해 재산세는 납부 안 했고 

*법무사 비용 아까워서 셀프 등기 진행했습니다. 

 (물론 양도세 계산 시 일부 환급은 되지만, 공부하고 경험하고 싶어서, 아내랑 같이 직접 등기 치고 사진 찍고 놀았던 추억)

*등기 후 세입자 분께 연락드리며 앞으로 잘부탁드린다고 스벅 깊티콘 보내드렸습니다^^

(세입자 새로 구하기 싫어서, 계속 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서 착한 집주인 되고자..)

 

물론 실거주를 하는 안락한 내 집은 아니지만

첫집 매수는 세상을 보는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엘리베이터도 필요없는 저층 빌라 => 관리비 30만원 내던 거 안 내도 되네 럭키비키

-벽지엔 곰팡이가 피어있고 => 그만큼 집의 습도가 좋다는 것 ^^ 둘이 살기 외로우니 같이 살자 곰팡이들아

-누가 침입할까봐 설치된 쇠창틀 => 이건 여전히 보기 싫네요 ㅜ

-누런 장판 = 신축 아파트 계속 살았으면 내 미래가 더 누랬을 뻔

-친구들 놀러오면 핸드폰으로 작동 보여줬던 IOT 가전 => 이젠 등기부등본에 적힌 내 이름을 보여준다

-기타 부모님의 걱정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으로 안심시켜 드렸네요

 

세상은 자본주의구나 아니 어쩌면 자산(asset)주의구나

 

그 이후로 저는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자산 확보를 노력하고 있고

자산 간에는 싸이클이 돌기에, 모든 자산을 공부하고 보유하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세금 지식을 추가하기 위해 제네시스박님 책도 사보고, 코엑스에서 무료로 열어주신 강연도 참여해보고 등등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부모님 집이 조정지역인데 취득 후 2년 실거주를 아직 못 해서 양도세가 고민이었는데, 제네시스박님이 상생임대주택 시행령 개정을 알려주셔서 올해 직전임대차 계약도 다시 체결하였습니다^^ 18개월 뒤에 상생임대차계약 체결 하려고 합니다.

(부모님께 상생임대차 만들면 양도세 일반과세 먹일 수 있다 말씀드리니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하셔서 제가 부동산 다녀 왔네요 ㅎㅎ)

 

[2024년 총평]

합산 연봉 7-8천의 월급쟁이인 저희는 

올해 1월 대비 약 1.7억의 순자산 증식을 하였습니다 

(물론 미실현인 부동산 실거래 반영이지만, 그만큼 대출 이자도 지출하고 있으니깐요)

매월 말마다 자산 변동을 엑셀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잘한 점)

-부동산 공부에 관심을 가졌고 실천!! 한 것

-세금 제도 등 추가 공부에 계속 관심을 가진 것

-그 외에도 투자 공부를 계속한 것

-소비를 줄이고 열심히 아낀 점 (요즘도 월 40만원 이하로만 지출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

-이제와서 결과를 보니 제가 매수한 집보다 더 오른 집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뭐 최고의 선택을 어찌하겠습니까,,,, 이것도 저한텐 최선이었다고 생각하고 이번 매수를 최고의 결과로 만는 건 남은 기간에 살면서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ㅎ)

-아빠의 기를 너무 죽였다

(장난으로 아빠 말 안 듣고 집 사서 집 값 많이 올랐다, 서울에 집 못 살 뻔했다라고 놀렸다가 아부지 조금 삐지셨습니다. - 미안 대방어 사줄게)

-마통을 최대까지 안 뚫어놨다

(연말에 환율 이렇게 많이 오르고 원리금이 인플레이션 때문에 알아서 녹을 줄 알았으면 마통 여유분까지 유동성 확보 해놓을 걸 그랬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전에는 연봉 200%까지 나왔는데 지금 더 뚫으려고 하니 연봉 100%로 막혀 버렸어요, 물론 내년 초에 다시 풀린다는 말도 들리구요)

 

[맺음 말]

긴 글을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드리고 제가 월부에서 도움을 받은 것처럼 제 글이 조금이나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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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

 

이사를 다니며 이삿짐센터 아저씨들이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나네요

결혼 후 신축 아파트 들어갈 땐 “젊은 사람들이 부자인가 보네요” 라고 하셨는데

빌라로 이사할 땐 “작은 집에서 열심히 돈 벌어서 좋은 집으로 이사 가면 되지 ”라고 하셨네요

 

실제로 저는 빌라로 이사가던 시절이 더 부자였는데 말이죠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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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부Editoruser-level-chip
24. 12. 20. 08:46N

안녕하세요. 새벽아빠님! 좋은 글을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벽아빠님의 글을 인기글로 지정하였습니다. *인기글 지정시 제목이 잘리지 않도록 일부 수정될 수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거나 의견은 언제든지 고객센터로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참고로 원래 제목을 인기글 지정 해제 후에 다시 바꾸시거나, 기억하실 수 있도록 남겨드립니다. ^^) 원제목 : [24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월부로 시작했던 2024! -월부 커뮤니티 운영진 드림-

탑슈크란user-level-chip
24. 12. 20. 09:17N

자본주의 사용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모습 멋집니다. 꼼꼼한 복기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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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tTrackuser-level-chip
24. 12. 20. 10:49N

실천력이 어마어마 하시네요. 저도 너무 겁먹지 말아야겠습니다. 공유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