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르] 공포의 공급폭탄 속 전세 맞추는 방법


안녕하세요

'성공하는 기버'로 성장중인 수수르입니다 ^^



투자 단지를 고를 때, 투자 매물 문의를 할 때 배우고 또 배웠던

'공 급 물 량 체 크'!!


오늘은 이것이 실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그래서 어떻게 우리의 피를 말릴 수 있는지 따끈따끈한 경험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매수 결정]

지난 8월, 저는 지방광역시에 처음으로 투자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자그마한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역시 자그마한 택지지구입니다.

저는 그중에 3년차에 갓 접어든 신축단지에 25평 아파트를 매수합니다.

판상형 포베이에 서비스면적도 넓어서 '구조가 잘 빠졌다'는 평가를 듣는 타입이었습니다.



전세도 매물이 거의 없어서 내놓으면 금방 나갈 거라고 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매매 협의 과정 동안에 매일 인터넷에서 전세매물 추적을 한 결과

정말 전세를 내놓는 족족 일주일 안에 매물이 사라지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옆 단지에서 1천~2천만원 싸게 내놓는 매물이 나오면 그게 먼저 나가고

그다음에 다시 우리 단지의 전세가 나가고. 이렇게 주고받는 식이었습니다.



그래도 또 혹시 모르니까, 하는 마음으로 잔금 시기를 4개월 뒤로 넉넉히 잡았습니다.

이제 시간적 여유도 있겠다, 저는 편안한 마음으로 이미 다른 지역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초반 상황]

부동산 서너 군데에 전세 매물을 내놓은 지 일주일… 열흘… 보름… 그렇게 세번째 주말이 지나도록

어느 한 군데 전세를 보러 왔다는 소식조차 들리지 않았습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튜터님과 조원들께 묻습니다.

“이거 괜찮은 거예요?”

“에? 아니, 상황이 왜 그 모양이에요?!”



조원들의 분석이 시작됩니다. 이유는 바로 인접한 동에 예정된 신축 단지의 입주!!

“이걸 모르고 샀어요????”

“아뇨. 알았죠. 알았는데요… 제가 계약한 부동산에서는 별 영향이 없을 거라고 했어요.

그 단지는 20평대 매물이 별로 없고,

또 조합원들 비율이 높아서 실거주로 대부분 들어갈 거라 전세 나올 게 거의 없다고 했거든요.”



“수수르 님, 지금 그러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수수르 님, 잔금 치실 준비하셔야겠네요. 은행ㄱㄱ”

“수수르 님, 미모를 하면 뭐하나요, 전세 뺄 계획을 안 세우시는데. 통탄을 금치 못합니다.”

"수수르 님, 이거 읽어보세요. 멘토님들이 공급이 쏟아질 때 전세 뺀 노하우래요."

"수수르 님, 울지 말고요. 내일 그쪽 임장하는데 저도 상황을 알아봐줄게요."



“네… 네… ㅠㅠㅠㅠ”

이때부터 저의 멱살을 잡고 전세를 맞추기 위한 조원 전체의 하드캐리가 시작됩니다.




[스텝 바이 스텝 액션]

1단계. 일대 부동산 50곳에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전단지 대신 매물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공동중개가 아니라 직접 매물을 내놓으면 부동산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거라 생각했어요.

: 결과 → 네이버에 저의 매물 광고가 3개에서 11개로 늘었습니다.



2단계. 전세가를 내린다. 무릇 전세를 빨리 빼는 방법은 가격을 천만원 낮추는 거라고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욕심을 버리지 못한 저는 5백만원 낮추고, 5백만원은 '조정 가능' 범위에 넣어두었습니다.

: 결과 → 부동산도 손님들도 미지근한 반응으로 별다른 효과가 없었습니다.



3단계. 매일 전화 임장을 한다.

물건을 보유한 단지뿐 아니라, 입주 예정 단지 부동산에도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투넘버로도 모자란 부분을 조원들이 함께 알아봐주고,

저의 물건이 예비 세입자들에게 몇 번째로 브리핑되는지, 현재 시장의 1등 물건은 어떤지 파악해주었습니다.

: 결과 → 점차 저의 물건이 가진 우위를 정확히 파악하게 되어 전세가를 얼마에 내놓을지 기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4단계. 직접 찾아간다. 하루 시간을 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대 부동산을 일일이 방문했습니다.

입주 예정 단지 때문에 전세를 못 맞출까 봐 걱정된다고 사정을 솔직히 말하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걱정되시겠어요. 어렵지만 해보죠.'라고 말씀해주시는 중개사님들이 나타났습니다.

믿음직해보이는 몇몇 곳에서는 1개월 안에 계약서까지 쓰게 되면 중개수수료를 덤으로 얹어드리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 결과 → 문자메시지를 받고도 전혀 관심이 없으셨던 중개사님들이 저의 매물을 신규로 등록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일일이 대면하여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내 편'에서 일해줄 중개사님들이 생긴 기분이었습니다.




[생각할수록 아찔한 현실]

이 과정에서 제가 새롭게 알게 된 현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제가 투자한 지역은 인접한 2개 동을 합해도 아파트단지라고 할 만한 단지 수가 15개 정도 되는 소규모 택지지구입니다.

해당 지역의 구에는 2천세대가 좀 넘게 삽니다.

이런 곳에 고작 2개월 뒤에 무려 850세대가 입주 예정이었으니,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고 넘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웬만하면 잠깐 기다렸다가 신축에 더 싼 전세를 얻지, 뭣하러 제 물건에 보증금을 더 들일까요.



그런데도 저와 매매계약을 진행한 부동산에서는

'잔금 때까진 반드시 뺄 수 있으니 너무 걱정 말라'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만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가는 큰일날 뻔한 저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었습니다.



그날 방문했던 다른 부동산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새로 생기는 단지가 전세에 별 영향이 없을 거라고 했다고요?? 말도 안 돼요!

그 부동산이 여기 분양권 거래도 안 하고, 전월세도 취급을 안 하니까... 시장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라서 그런 말을 한 게지. 그럴 수가 없는데...



아가씨 물건 전세가 2억 6천이잖아요.

지금 그 단지 같은 평수 전세가 2억 4천도 있고 3천도 있어요. 전세자금대출 다 되고요.



주인 분들이 왜 그렇게 값을 낮춰서라도 빨리 전세를 빼려고 하느냐면,

앞으로 전세 물량이 더 늘어날 게 뻔히 보이거든요.

자, 보세요. 9월말 되면 사전답사 방문이 시작돼요. 집이 처음 공개되는 거죠.

그날 그 단지 앞에 부동산들이 온통 천막을 치고 주인들한테 실제 입주할 거냐, 아니면 팔 거냐 그러면서 영업을 해요.



주인들 입장에서는 팔고 목돈 챙기고 그러고 싶죠, 그런데 세금이 너무 비싸서 파는 게 쉽지가 않아요.

프리미엄을 1억을 받아도 세금 내고 복비 주면 내 손에 쥐는 게 3천만원뿐이거든?



[보충자료]

2021년 6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는 분양권을 1년 미만 보유했을 경우 양도차익의 70%, 2년 이상 보유했을 경우 60%의 세율이 적용된다. 사실상 양도차익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팔지 말고 전세로 한 바퀴 돌리자, 그러고 나서 팔면 그 사이에 집값도 오르고 세금도 아끼고 좋잖아요.

이렇게 부동산에서 영업 하면 그날 이후론 전세가 더 쏟아질 게 불 보듯 뻔한 거예요.

저희도 그날 천막 나가려고 준비 다 해놨어요.



아가씨가 할 수 있는 건, 입주 전에 반드시 들어와야 하는 사람.

거기 입주가 11월이니까 10월말까지 입주해야 하는 사람을 한시라도 빨리 찾는 수밖에 없어요."



구구절절 맞는 말이었습니다.

10월말까지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꼼짝없이 영혼까지 끌어다 잔금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면 절대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부동산 한 곳의 말만 듣고는 안 와봤다면 어쩔 뻔했을까. 이런 현실을 모르고 마냥 기다렸다면 어쩔 뻔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노력의 결과]

지방에 다녀온 바로 다음 날.

우리 물건을 두고 전세를 보러 온 세 팀이 경쟁이 붙었습니다.



한 팀은 신혼부부로 가격을 깎아달라고 했고,

다른 한 팀은 어느 기업체의 남직원 3인이 쓸 기숙사를 구하는 중이었고,

마지막 팀은 3인 가족이 직장 이전에 따라 이사를 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몇 주 동안 조용했던 지역에서 어디서 갑자기 손님들이 나타난 걸까요..

저는 하루아침에 몰려드는 문의전화에 부동산 세 곳과 협상하며

최저가 2억5천까지 각오하고 있던 전세 매물을 2억5천3백만원에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온한 추석을 맞이할 수 있었어요 ㅠㅠ



[값을 매길 수 없는 경험치]

이 모든 과정에서 제가 얻은 가장 큰 성과는, 투자자로서의 저의 태도가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초반에는 어리둥절하고 막막해하기만 했던 저는 점점 더 적극적으로 변했습니다.

먼저 연락하고, 먼 곳을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전략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공급물량의 중요성을 직접 겪으며 깨달은 것도 값지지만,

무엇보다 깨어있는 모든 시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민을 계속하면서

고도의 집중력과 간절함이 발휘하는 힘을 실제로 느낄 수 있던 것이야말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또 하나, 투자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점을 되새깁니다.

단체 문자로 해결할 수 없는 것, 인터넷 서핑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것.

얼굴을 마주하고, 저의 상황을 듣고나서 '아이고, 멀리서 내려왔는데 어떡하나'라는 말로 시작되는 대화.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공감대'인가 봅니다. 안 될 것 같던 일도 해내게 되니까요.



마지막으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것. 바로 동료의 소중함입니다.

바쁜 와중에도 저를 위해 함께 알아봐주고 걱정해주며 호흡을 함께한 튜터님과 조원분들...

제가 '9월 전세 계약'을 100번 적으며 기도하고 나면

그 뒤에 101번, 102번, 103번 댓글을 같은 마음으로 달아주곤 했던 그 정성어린 마음들.

나중에는 '이건 나만의 일이 아니야, 이건 모두의 전세야.'라고 알 수 없는 책임감까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전세를 맞출 때까지 더 열심히 하나라도 더 제가 경험해서, 간접경험이나마 나눠드리고 싶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신 빈쓰튜터님과 동료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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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별user-level-chip
23. 08. 10. 11:13

공급폭탄에서 전세빼기ㅜ 좋은경험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