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후기

꿈 꿀 용기

  • 23.12.10

퇴근 후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소파에 널부러져

어둑해져가는 방 안에서 나도 함께 어둠 속으로 영영 묻혀버렸으면 바랐다.

밤의 적막을 깨뜨리는 온갖 소리에 날을 세우며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가까스로 잠이 들었다.

눈이 떠지면 또 하루를 어떻게 살아낼지 막막함이 몰려왔다.

출근 길에는 먼 길을 빙 둘러 아무와도 마주치지 않으려 애쎴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도 없는데..

너덜해진 마음을 주섬주섬 주워 담아 매일 아침 출근을 해야 했다.

내가 사는 집, 내가 먹을 음식, 내가 입을 옷...모두 내가 벌어 마련해야 했고

가족들은 수시로 내게 기대고 싶어했다.

지독한 우울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늦은 나이에 가정을 꾸리고 감사하게도 예쁜 딸을 얻었다.

늘 결핍과 외로움에 찌들어 있던 내게 뒤늦게 얻은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안정감을 주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남편도 나도 각자 자기 일을 성실히 해 가고 있었고...

흥청망청 하지 않는 한 이제 남들만큼은 살겠구나.. 했다.


그렇다. 내 꿈은 늘 '남들만큼 사는 것' 이었다.

그리고 '오늘을 사는 것'이었다.

그조차도 어려운 시간이 있었기에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더 바란다면 욕심인 줄 알았다.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자라는 아이..

그보다 더 급속히 나이 들어가는 남편과 나...

이대로라면 내 아이도 삶의 한 자락을 예전의 나처럼 꾸역꾸역 살아가게 될 것 같았다.

이 아이가 '남들만큼만', '오늘만' 사는 것이 목표인 삶을 산다면...?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아팠다.


정신이 퍼뜩 들었다.

욕심이 났다. 아니, 욕심이 아닌 것 같았다.

넌 꿈을 꾸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남들보다 더 큰 꿈을 꾸고 내일을 기대하는 삶을 살라고..


하지만 모두가 알 듯..

아이는 말로 가르친 것을 배우지 않는다.

삶으로 가르친 것을 배운다.

그래서 꿈울 꿔보기로 한다.

내가 먼저 용기를 내 보기로 한다.


꿈을 꿀 용기..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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