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연봉 15% 올릴지도 모를 기회인데 기록만 하고 있다구요?

  • 15시간 전

기록은 기억을 만들고, 발행은 기회를 만듭니다. 

(이 글은 제가 콘텐츠 컨설팅 중인 수강생의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맥락을 임의로 더해서 작성했습니다.)

 

 

1. 매일 기회를 놓치고 있는 사람들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HR 업무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된 포도님(가명). 매일 벌어지는 치열한 회사 적응기를 “스타트업 생존기”라는 주제로 링크드인에 올립니다. 생생한 일화, 진솔한 고민, 그리고 성찰이 담긴 좋은 글입니다. 그래서 아쉽습니다. 한 끗만 다르게 생각한다면 연봉을 높여서 이직할 기회가 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선점을 알려드리기 위해 제가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이 글, 왜 올리시는 걸까요?"

"성장을 위한 회고랄까요. 배움이 많아서 하루하루를 기록해보려구요"

 

바로 이 지점입니다. 링크드인을 위시한 온라인 플랫폼에 올리는 모든 콘텐츠는 기록이 아니라 발행입니다. 이 한 끗의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많은 사람들은 발행해야할 곳에 기록을 하기 때문에 매일 공들여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서도 그것이 가져올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개인의 성장을 위한 기록인데 일기장이 아니라 링크드인(SNS)에 올리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신 답해보겠습니다. 최소한의 관계를 만들어 두면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에 노력해서 글을 쓰고 링크드인에 올립니다. 기록은 나를 위한 행위입니다. 내 감정, 내 경험, 내 배움을 남기기 위해 쓰는 것으로, 저장의 목적이 큽니다. 반면 발행은 타인을 향한 행위입니다. 

 

당신은 지금, 기록하고 있나요. 발행하고 있나요?

항목기록발행
1. 목적기억/성장기회 창출
2. 독자미래의 나특정 타겟
3. 내용개인적 경험 그대로일반화된 인사이트
4. 키워드없음있음

이 4가지 요소가 갖춰졌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똑같은 경험이라도 '기억'이 아니라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2. 뇌과학이 알려주는 기회의 비밀

발행이 왜 기회를 불러올까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알면 모든 것이 타닥 풀립니다. 뇌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가입니다. 이는 브랜딩이나 마케팅과 같은 포괄적이고 모호한 방법론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구체적입니다. 결국, 성공하는 콘텐츠의 비밀은 뇌가 기억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우선 기억에는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이걸 소개하고 설명을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일화기억 (Episodic Memory)

개인적인 사건과 맥락에 대한 기억입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감정이었는지가 담깁니다. "그저께 여자친구와 한강공원에 가서 피크닉을 했는데 노을지는 풍경이 좋았어" 같은 것이죠. 특수성, 생생함, 감정과 시간성이 특징입니다. 콘텐츠의 소재는 대부분 여기서 나옵니다. 단, 생생하지만 고용량이라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뇌는 이를 금방 제거해 버립니다. 어제 일도 깜빡깜빡 한다고들 하죠. 뇌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 의미기억 (Semantic Memory)

사실, 개념, 원리, 구조 등에 대한 일반화된 지식입니다. 맥락 없이도 작동하는 상징 정보죠. "즐거운 피크닉" 같은 것입니다. 일반화 상징으로써 타인에게 전달 가능한 형태가 됩니다. 키워드, 브랜딩은 이 층위에서 작동합니다.

 

3. 절차기억 (Procedural Memory)

몸이 기억하는 루틴과 기술, 반복된 동작입니다. 자전거 타기, 키보드 타자 같은 것이죠.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수행됩니다.

 

절차기억은 여기서는 제외해도 됩니다. 핵심은 일화기억과 의미기억입니다. 내 일화기억을 타인의 의미기억으로 번역해야 기회가 생깁니다. 번역 과정에서는 중요한 선택을 하나 해야합니다. 바로 의미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내 경험은 특수합니다. 특수할수록 타인과 공감할 접점이 좁아집니다. 그래서 이걸 일반적인 의미로 바꿔야 기회를 줄 독자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여기 의미화의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첫째, 감정으로 의미화

  • "나도 퇴사하고 무서웠어요. 근데 견디니까 조금 괜찮아졌어요."
  • 의미화: 불안감
  • 리턴: 좋아요, 공감, 위로
  • 결과: 심리적 만족

     

둘째, 지식으로 의미화

  • "퇴사 후 불안을 줄이려면 저속비용루틴을 가져보세요."
  • 의미화: 저속비용루틴
  • 리턴: 신뢰, 브랜딩, 제안
  • 결과: 실질적 기회

     

감정으로 의미화하는 건 쉽습니다. 감정은 대체로 보편적이고 시시각각 느끼기 때문에 데이터도 방대하죠. 근데 감정으로 의미화하고 글이 끝나면 리턴도 감정입니다. 지식으로 의미화한 것이 인사이트/관점입니다. 사람들이 돈을 내고서라도 얻고 싶어하죠. 감정은 나도 있는데 인사이트는 나한테 없기 때문이죠.

 

지식으로 의미화하는 건 사고과정이 필요합니다. 추가적인 정보를 얻기위해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죠. 그래서 귀찮고 어렵습니다. 귀찮고 어려운 걸 대신해주는 게 사업이고 이익창출입니다.

 

타인의 뇌는 당신의 에피소드를 기억해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콘텐츠는 넘치고, 주목 시간은 짧고, 사람들은 자기 문제 해결에만 관심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직접 의미화해서 전달해야 합니다. 그 의미화의 총합이 바로 키워드입니다. 키워드는 타인의 뇌에 저장될 파일명입니다. 나의 의미화된 콘텐츠를 반복해서 어딘가에 쌓으려면 파일명이 같아야 합니다. 그래야 "아, 이건 또 그 사람의 그 얘기"라고 쉽게 저장하고 호출할 수 있습니다.

 

 

3. 콘텐츠를 발행한 포도님은 면접중입니다.

링크드인에 올라온 살구님(가명: 채용담당자)의 고민: "좋은 동료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태도, 질문하는 방식, 문제를 다루는 관점, 협업 속에서의 유연함 같은 것들요."

 

 

최근 링크드인에 올라온 한 채용담당자의 게시물입니다. 놀랍게도 이건 앞서 포도님이 한 달 동안 치열하게 겪고, 고민하고, 회고한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포도님의 글이 살구님 콘텐츠의 완벽한 솔루션인 셈이죠.

 

살구님의 글에 달린 댓글: 면접만으론 부족하다고 공감하며 토로합니다.

 

 

한 두시간의 면접에서 태도와 관점을 검증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포도님의 링크드인 콘텐츠 발행은 사실 “미래 면접”입니다. 즉 회고가 목적이 아니라 면접을 목적으로 하면 글쓰기는 몸값을 계속해서 높이는 미래 이직 활동으로 바뀝니다. 당연히 회고도 되니 일석이조입니다.

 

따라서, 포도님의 글이 살구님에게 도달되려면

  • 개인의 특수한 경험을 지식으로 의미화합니다. 이게 글 한 편 한 편의 인사이트입니다.
  • 이 관점을 묶는 키워드를 글 하단에 표기합니다. 예를들면, “포도의 조직문화 AI리터러시”
  • 목적을 정합니다. 예를들면, “연봉 15% 올려서 1년 내 이직하기”
  • 독자를 정합니다. 예를들면, AI도입이 한창인 회사의 CEO/채용담당자

 

만약 포도님이 이걸 정하고 글을 쓴다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살구님과 같은 채용담당자나 회사 대표에게 살구님의 콘텐츠를 노출시켰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기회로 연결될 수 있었겠죠. 이것이 바로 “기록한 글”과 “발행한 콘텐츠”의 차이입니다. 이제 이걸 실행 가능한 단계로 정리해보겠습니다.

 

 

4. 기록은 기억을 만들고, 발행은 기회를 만듭니다.

 

경험 → 일반화 → 반복 발행 → 키워드 범주화 → 타겟 니즈 접속 → 의미기억 → 호출 → 기회

 

이건 당신의 뇌 안에서 매일 일어나는 기억의 진화 메커니즘입니다. 이제 이 구조를 타인의 뇌에까지 설계해서 닿게 만드세요.

 

  1. 독자를 정하고
  2. 목적을 정하고
  3. 키워드를 정해서
  4. 인사이트가 있는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발행하세요.

     

온라인 글쓰기는 기록이 아닙니다. 기회입니다.


댓글


탑슈크란user-level-chip
25. 07. 09. 20:01

기록과 발행, 목적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네요. 감정/지식 의미화의 특징과 장단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대부분은 지식 의미화를 선호하지만 때로는 따뜻해지는 글에도 관심이 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 전략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