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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 저자명 | 매슈 워커 |
독서기간 | 2025.07.10 ~07.20 | 출판사 | 열린책들 |
핵심키워드 | #수면 #8시간 #건강 #치매 #회복수면 #수명단축 | 점수 | 8/10 |
1부 잠은 무엇일까
1장 잠이 들다
2장 카페인, 시차증, 멜라토닌
3장 잠을 정의하고 청하기
4장 유인원, 공룡, 뇌의 반쪽씩 잠자기
5장 평생에 걸친 잠의 변화
2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6장 엄마와 셰익스피어는 알고 있었다
7장 너무 극단적이라서 『기네스북』에 오를 수가 없다
8장 암, 심장 마비, 수명 단축
3부 우리는 어떻게, 왜 꿈을 꾸는 걸까
9장 으레 일어나는 정신병적 증상
10장 야간 요법으로서의 꿈
11장 꿈 창의성과 꿈 제어
4부 수면제에서 변모한 사회까지
12장 밤에 부딪치는 것들
13장 아이패드, 공장 사이렌, 밤술
14장 잠을 해치거나 돕는 방법들
15장 잠과 사회
16장 21세기의 새로운 수면 전망
결론 자느냐 안 자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부록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
감사의 말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 1부. 잠은 무엇일까
언제 잠을 자고 싶은지, 그리고 언제 깨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뇌 깊숙이 자리한 24시간 주기의 체내 시계로부터 나오는 신호다. 그 시계는 밤과 낮의 일정한 시간에 피곤하다거나 정신이 또렷하다는 느낌을 생성하는 주기적인, 밤낮의 리듬을 만들어 낸다. 두 번째 요인은 뇌에 쌓여서 〈수면 압력sleep pressure〉을 가하는 화학 물질이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수록, 화학 물질 수면 압력이 더 쌓이며, 그 결과 더욱 졸리게 된다. 낮에 얼마나 정신이 얼마나 또렷하고 주의력이 높은지, 밤에 언제 피곤함을 느끼고 잘 준비를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잠을 잘 잘지를 규정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이 두 요인 사이의 균형이다.
우리의 시교차상핵은 멜라토닌이라는 몸속을 순환하는 전령을 통해 뇌와 몸 사이에 밤낮의 신호를 반복하여 전달한다.
멜라토닌은 뇌와 몸에 명확한 전갈을 큰소리로 외치는 성능 좋은 확성기처럼 행동한다. 〈컴컴해졌어, 컴컴해졌다고!〉 이 시점에서 우리는 밤의 영장을 받은 것이며, 그와 더불어 잠자리에 들 때라는 생물학적 명령도 전달된다.
멜라토닌은 몸 전체로 어둠의 신호를 체계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잠을 잘 시간을 조절하는 데 기여한다. 하지만 멜라토닌은 잠드는 것 자체에는 거의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멜라토닌은 그저 잠자기라는 경기를 시작하라는 공식 명령을 내릴 뿐이다. 잠 경주 자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멜라토닌 농도가 증가할 때, 다시 어둠이 깔린다는 신호가 울려 퍼지고, 다시 잠자기 경주를 위해 출발선에 모인다.
멜라토닌은 해가 진 뒤 몇 시간 안에 분비되기 시작한다. 그런 뒤 농도가 빠르게 높아져서 오전 4시 무렵에 최고에 달한다. 그 뒤로는 새벽이 다가옴에 따라 낮아지기 시작하며, 이른 아침이나 오전 중간쯤이면 검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독자의 뇌 속에는 아데노신이라는 화학 물질이 쌓이고 있다. 깨어 있는 시간 내내 아데노신은 계속 농도가 증가할 것이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수록, 아데노신은 점점 더 쌓인다. 아데노신을 오늘 아침 우리가 깨어난 뒤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계속 기록하고 있는 화학적 압력계라고 생각하자. 뇌에 아데노신이 쌓일 때 나타나는 한 가지 결과는 자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를 수면 압력이라고 하며, 그것이 바로 언제 졸릴지, 따라서 잠을 자러 가야 할지를 결정하는 두 번째 힘이다. 탁월한 이중 효과를 써서, 고농도의 아데노신은 각성을 촉진하는 뇌 영역들이 내는 〈소리〉를 줄이는 동시에, 잠을 유도하는 영역들의 소리를 키운다. 그 화학 물질 수면 압력 때문에, 아데노신 농도가 정점에 이르면 잠을 자려는 거부할 수 없는 충동이 생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깨어난 지 12~16시간이 지나면 그런 상태에 도달한다.
카페인은 뇌에서 아데노신이 결합하는 자리 — 즉 수용체 — 에 들러붙을 특권을 놓고 아데노신과 경쟁하여 이김으로써 효과를 발휘한다. 아데노신은 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졸음이 오게 하지만, 카페인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카페인은 그 수용체를 차단하여 사실상 불활성 상태로 만드는 차단제 역할을 한다. 귀에 손가락을 꽂아서 소리를 막는 것과 비슷하다. 이 수용체들을 빼앗아 대신 차지함으로써, 카페인은 아데노신을 통해 뇌에 정상적으로 전달되어야 할 졸음 신호를 차단한다. 한 마디로 이렇다. 카페인은 잠을 유도할 아데노신이 고농도로 쌓이고 있어도, 정신이 또렷하고 깨어 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카페인이 몸속에 있는 내내, 카페인이 차단하고 있는 졸음 화학 물질(아데노신)은 계속 쌓여 간다. 하지만 우리 뇌는 졸음을 부추기는 아데노신이 밀물이 되어 밀려오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우리가 세운 카페인이라는 장벽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계속 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이 카페인이라는 장벽을 해체하면, 우리는 지독한 반발을 느낀다. 커피 한잔을 마시기 전 두세 시간 동안 느꼈던 졸음에다가 카페인이 떠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몇 시간 동안 쌓였던 아데노신까지 한꺼번에 우리를 강타한다. 카페인이 분해되어 수용체들의 결합 자리가 비자마자 아데노신들이 밀려들면서 수용체들을 꽉 채운다. 이 일이 일어날 때, 아데노신으로 촉발된 가장 강력한 수면 충동에 휩싸인다. 그것이 바로 카페인 허탈감이다. 아데노신의 압박을 밀어내기 위해 카페인을 더 많이 섭취하지 않는 한, 깨어 있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리고 카페인을 더 많이 섭취하다가는 점점 더 카페인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잠이 들면, 그 동안 쌓였던 아데노신은 어떻게 될까? 잠자는 동안에는 뇌가 낮에 쌓인 아데노신을 분해하여 제거할 기회가 생기므로, 대량 배출 작업이 진행된다. 밤 동안 잠은 아데노신이라는 짐을 줄임으로써 무거웠던 수면 압력을 걷어 낸다. 어른은 약 여덟 시간 동안 숙면을 취하고 나면, 아데노신 청소가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이 과정이 끝나갈 무렵, 우연히도 하루 주기 활동 리듬의 행군하는 무리가 돌아오면서, 그 활력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아침 시간에 이 두 과정이 교대할 때, 즉 아데노신이 다 제거되고 하루 주기 리듬의 각성시키는 음량이 점점 커질 때(그림 6에서 두 곡선이 만나는 지점), 우리는 자연스럽게 깨어난다(그림에서 두 번째 날의 오전 7시). 잠을 푹 자고 나면, 활력이 넘치는 몸과 빠릿빠릿하게 돌아가는 뇌를 갖고서 다시금 깨어 있을 열여섯 시간을 대면할 준비가 된다.
밤을 새는 동안 점점 더 졸음이 느껴지겠지만, 각성도는 오전 5~6시에 최저점에 달했다가 그 뒤로는 두 번째로 높아지게 된다. 아데노신 농도와 그에 따른 수면 압력이 계속 커지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답은 24시간 하루 주기 리듬에 있다. 그 리듬은 짧게나마 졸음을 막아 준다. 수면 압력과 달리, 하루 주기 리듬은 우리가 잠을 자든 깨어 있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 침착하고 느린 리듬은 밤이나 낮의 몇 시쯤 되었는지를 따지면서 엄격하게 계속 오르내린다. 뇌 안에 아데노신 수면 압력이 어떤 상태에 있든 상관없이, 24시간 하루 주기 리듬은 잠이 몹시 부족하다는 사실에 전혀 무심한 채 평소처럼 진행된다.
오전 6시경에 겪는 땅에 그대로 처박힐 듯한 고역스러운 기분은 고도의 아데노신 수면 압력과 최저점에 이른 하루 주기 리듬의 합작품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오전 3시에 이 두 곡선 사이의 수직 거리는 크다. 첫 번째 수직 화살표로 표시한 지점이다. 하지만 이 각성도가 최저인 지점을 어떻게든 지날 수 있다면, 활력이 다시 모인다. 아침에 솟아오르는 하루 주기 리듬은 구원자로 등장한다. 아침 내내 각성도를 높임으로써 계속 쌓이는 아데노신 수면 압력을 일시적으로 상쇄시킨다. 하루 주기 리듬이 오전 11시경에 정점에 이르렀을 때, 두 곡선 사이의 간격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도 그림 7에 표시되어 있다.
그 결과 오전 3시에 비해 오전 11시에는 더 오래 깨어 있었음에도 졸음을 훨씬 덜 느끼게 된다. 안타깝게도 이 두 번째 훈풍은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 오후가 흘러감에 따라, 하루 주기 리듬은 낮아지기 시작하고, 아데노신은 쌓이면서 수면 압력을 더한다. 늦은 오후와 초저녁 무렵에는 일시적으로 높아졌던 각성도는 사라진 상태다. 이제 엄청난 아데노신 수면 압력의 힘을 고스란히 느낀다. 그림 7에서 오후 9시에는 두 곡선 사이의 수직 거리가 대단히 길다. 혈관 속을 돌아다니는 카페인이나 암페타민이 없다면, 이제 잠이 나서서 당신의 뇌를 몽롱한 각성 상태라는 약한 손아귀에서 빼앗아 업어 가도 모를 상태에 빠뜨릴 것이다.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깨어나지 못하고 오전 중에 다시 잠자고 싶은 욕구를 느끼거나, 카페인의 도움으로 각성도를 높일 필요를 느끼는 이유는 잠을 충분히 잘 시간을 스스로에게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여덟아홉 시간을 주어야 하는데 말이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할 때, 많은 이들에게 나타나는 한 가지 징후는 아데노신 농도가 여전히 아주 높은 상태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갚지 못한 대출금처럼, 아침이 왔을 때 어제의 아데노신 중 일부가 아직 남아 있다. 그러면 그날 내내 조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또 대출금의 상환이 미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이 수면 부채는 계속 쌓일 것이다. 이 빚은 숨길 수가 없다. 다음 날의 상환 주기로 넘어오고,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로 계속 넘어오면서 매일 지속되는 만성 수면 부족 증상을 낳는다. 이 뚜렷한 수면 채무는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는 느낌을 일으키며, 오늘날 모든 선진국에서 흔히 보는 다양한 정신적 및 신체적 질병들에 기여한다.
■ 2부.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낮잠을 잘 때 수면 방추가 더 많이 나타난 사람일수록, 깨어났을 때 학습 능력이 더 많이 복원되어 있었다. 중요한 점은 수면 방추가 누군가의 타고난 학습 성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만일 그랬다면 그 결과는 덜 흥미로웠을 것이다. 타고난 학습 능력과 방추가 관련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뿐일 테니 말이다. 대신에 방추가 가리킨 것은 잠자기 전과 후에 학습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즉 학습 능력이 복구된다는 것이다.
신기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밤잠을 자고 나면 기억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이다. (……)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 당시에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던 것을 다음 날에는 쉽게 떠올릴 수 있으며, 대개 망각의 원인 중 하나라고 여겨지는 시간 자체가 사실상 기억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자신이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했다. 잠이 활동적인 뇌 상태, 전에 배운 것들을 살펴보고 나아가 강화하는 상태라는 내 말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이어서 나온 말에 나는 멍해졌고, 그 뒤로 여러 해 동안 이어질 주된 연구 주제의 실마리가 튀어나왔다. 「피아니스트로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겪는 일이 하나 있어요. 어느 작품을 연습하는데 밤늦게까지 해도 능숙하게 잘 쳐지지 않을 때가 있죠. 똑같은 대목에서 똑같은 실수를 계속 저지르는 거예요. 그러면 결국 좌절한 채 잠을 자러 갑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피아노 앞에 앉으면, 그냥 되는 거예요. 완벽하게요.」 「그냥 되는 거예요.」 뭐라고 대답할지 생각할 때 그 말이 내 머릿속에 계속 울렸다.
잠은 기억을 옮겼지만, 교과서형 기억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사실을 저장할 때처럼 단기 기억 저장소에서 장기 기억 저장소로 옮겨진 것이 아니라, 운동 기억은 의식 아래에서 작동하는 뇌 회로 전체로 옮겨졌다. 그 결과 이 기술 수행은 이제 본능적인 습관이 되었다. 의도적으로 노력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몸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행동이 되었다. 즉 뇌가 운동 루틴을 자동화하도록 잠이 돕는다는 말이다. 뛰어난 선수들의 기술을 완성시키고자 하는 많은 올림픽 코치가 지닌 궁극적 목표, 즉 제2의 천성 — 노력하지 않아도 해내는 — 을 잠이 이루게 해주었다.
우리는 뇌졸중 환자들의 운동 기능이 날이 갈수록 서서히 회복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잠이 밤마다 열심히 일하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 뇌졸중이 일어난 뒤, 뇌는 남아 있는 신경 연결을 재구성하기 시작하며, 손상된 영역 주위로 새로운 연결을 형성한다. 이 유연한 재편과 새로운 연결 형성이 운동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되는 기본 이유다. 지금 우리는 잠이 이 신경 회복 노력을 돕는 한 가지 중요한 요소임을 알고 있다. 숙면이 계속된다면 운동 기능이 서서히 돌아오리라고 예측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많은 운동 기술을 다시 배울지 여부도 결정된다.
부족한 잠이 당신을 죽이는 방법은 많다. 시간이 걸리는 방법도 있고, 훨씬 더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방법도 있다. 가장 적은 수면 부족에도 지장이 생기는 뇌의 기능 중 하나는 집중력이다.
다년간의 수면 부족 상태가 건강이 서서히 나빠져 가는 것을 비롯하여 정신 자세와 신체 활력에 어떻게 지장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들의 마음은 전자와 후자를 거의 연결 짓지 못한다. 평균 수면 시간을 역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들을 토대로 말하자면, 수많은 이들이 맹목적으로 잠을 적게 자는 습관을 고집하는 바람에 자신의 몸이나 마음의 잠재력을 결코 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정신적으로 생리적으로 최적이 아닌 상태임을 모른 채 여러 해 동안 지내고 있다. 지난 60년 동안 나온 과학 연구 자료들을 토대로 판단할 때, 나는 누군가가 〈밤에 네댓 시간만 자도 충분해요〉라고 말할 때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딩어스의 연구로 돌아가서, 독자는 회복 잠을 꽤 긴 시간 자고 나면 모든 참가자들이 최적 수행 상태를 회복했을 것이라고 예측했을지도 모르겠다. 주중에 빚진 잠을 주말에 〈푹 자면〉 보충할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다. 하지만 사흘 밤을 연달아 즉흥적으로 회복 잠을 잔 뒤에도, 규칙적으로 꼬박 여덟 시간씩 자던 때의 원래 기준선까지 수행 능력이 회복되지 않았다. 게다가 어느 집단도 앞서 며칠에 걸쳐 잃었던 수면 시간을 다 되찾지 못했다. 앞서 이미 말했듯이, 뇌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수면이 부족한 참가자들에게서 뇌의 양쪽에 있는 편도체라는 구조 — 분노와 흥분 같은 강한 감정을 촉발하는 핵심 부위로서, 싸움-도피 반응과 관련이 있다 — 가 감정 반응을 60퍼센트 이상 증폭시켰음이 드러났다. 대조적으로 잠을 충분히 잔 참가자들은 똑같은 사진들을 보았음에도, 편도체의 반응이 억제되고 온건한 수준으로 일어났다. 마치 잠이 부족하면, 우리 뇌가 통제가 안 되는 반응이라는 원시적인 양상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우리는 통제되지 않은 부적절한 감정 반응을 일으키며, 더 폭넓거나 더 사려 깊은 맥락에 사건을 놓을 수가 없게 된다.
밤잠을 푹 자고 나면, 전전두엽 피질 — 눈알 바로 위에 있는 뇌 영역으로서, 다른 영장류에 비해 인간에게서 가장 발달했으며,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 및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곳 — 이 편도체와 강하게 결부되어서 이 몹시 감정적인 뇌를 억제함으로써 조절했다. 밤잠을 충분히 잤을 때에는 감정 가속 페달(편도체)과 브레이크(전전두엽 피질)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이 두 뇌 영역 사이의 강한 연결이 끊긴다. 우리는 옛 파충류 조상들이 지녔던 충동을 억제할 수 없게 된다. 감정 가속 페달(편도체)을 마구 밟아 대고 조절 브레이크(전전두엽 피질)는 제대로 밟지 않는 상태가 된다. 매일 밤 수면을 통해 합리적인 제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신경학적으로 — 따라서 감정적으로 — 균형을 잃는다.
하룻밤 수면은 새로 학습한 기억을 강화하여, 간직하는 양을 늘렸다. 게다가 검사를 받기 전에 푹 잔 날이 늘어날수록, 기억도 더 나아졌다.
학습한 뒤 첫날 밤잠을 자지 않으면, 설령 나중에 수면 〈보충〉을 많이 한다고 해도, 그 기억이 응고될 기회는 사라진다. 따라서 기억의 관점에서 볼 때, 수면은 은행과 다르다. 나중에 한꺼번에 갚는다고 생각하면서 대출을 점점 더 늘린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억 응고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수면은 양자택일 방식을 취한다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몇몇 위험 요인 중 하나일 뿐이다. 수면 단독으로는 치매를 박멸할 마법의 총알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긴 해도 생애 전체에 걸쳐 수면을 우선순위에 놓는 것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추는 중요한 대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수면 부족으로 심장이 더 빨리 뜀에 따라, 혈관으로 뿜어지는 혈액의 양이 늘어남으로써 혈압이 높아진다. 동시에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만성적으로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 이 역시 과다 활동하는 교감 신경계가 촉발하는 현상이다. 코르티솔이 계속 분비되면 혈관이 수축하는 안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그 결과 혈압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룻밤 잠을 한 시간 덜 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소하고 대수롭지 않다고 믿는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잠이 부족할수록, 더 먹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게다가 몸은 그 열량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가 없게 된다. 혈당이 특히 그렇다. 밤에 일고여덟 시간보다 더 적게 자면, 수면 부족이 이 양쪽 방향으로 작용함으로써 체중이 늘거나,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지고, 제2형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다.
잠을 적게 자면, 체중이 늘어날 것이다. 허리둘레를 늘리는 데에는 여러 힘이 공모를 한다. 첫 번째는 식욕을 조절하는 두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이다. 렙틴은 포만감을 알린다. 혈액에 렙틴의 농도가 높으면, 식욕이 줄어들고 먹고 싶은 기분이 안 든다. 대조적으로 그렐린은 배고프다는 느낌을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그렐린 농도가 증가할 때, 먹고 싶은 욕구도 증가한다. 이 두 호르몬 중 어느 하나가 균형을 잃으면, 식욕이 증가하여 체중이 불 수 있다. 둘 다 잘못된 방향으로 교란되면, 체중이 불어나는 것이 더욱 확실해진다.
수면 부족으로 일어나는 체중 증가는 식사량의 증가뿐 아니라, 식단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밴 코터는 여러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다가, 매일밤 수면 시간이 몇 시간 줄어들면 단 것(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빵과 파스타 등), 짭짤한 간식(감자칩과 프레즐 등)의 욕구가 30~40퍼센트 증가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고기와 생선 등), 유제품(요구르트와 치즈 등),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은 덜 영향을 받았다. 잠을 덜 잤을 때, 욕구가 10~15퍼센트 상승하는 수준이었다.
잠을 못 잤을 때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당과 복합 탄수화물을 갈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 연구진은 사람들이 식품을 보고 고르는 동안 뇌를 촬영한 뒤, 각 식품의 욕구가 어느 정도인지 등급을 매기는 연구를 하기로 했다. 우리는 수면이 부족할 때 뇌 안에 일어나는 변화가 식품 선호 양상의 이 건강하지 못한 변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정상적일 때 우리의 기본 음식 욕구를 억제하는 충동 조절 영역들이 손상됨으로써, 통곡물이나 잎채소보다 도넛이나 피자에 손을 뻗게 되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살을 빼려는 시도에 관해 한 마디 하자. 체지방을 빼서 더 날씬하고 더 건강해 보이겠다고 마음먹고서, 2주 동안 저열량 다이어트를 시작한다고 하자. 연구자들은 실제로 과체중인 남녀 집단을 2주 동안 의료 센터에 머물게 하면서 바로 그런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어서, 한쪽은 하루에 5.5시간만 잤고, 다른 한쪽은 8.5시간을 잤다. 양쪽 집단 모두 체중이 감소했다. 그러나 체중이 줄어든 원인은 전혀 달랐다. 5.5시간만 잔 집단에서는 체중 감소의 70퍼센트 이상이 지방 외 체중에서 이루어졌다. 즉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매일 밤 8.5시간을 잔 집단에서는 훨씬 더 바람직한 결과가 나왔다. 체중 감소의 50퍼센트 이상이 근육이 아니라 지방에서 이루어졌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면, 몸은 지방을 내놓기를 몹시 꺼린다. 지방을 간직하고, 대신에 근육을 버린다. 그러니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다이어트를 한다면, 날씬하고 뽀얀 모습이 될 가능성이 적다. 수면 부족일 때 다이어트는 역효과를 낳는다.
수면 부족으로 생식 측면에서 지장을 받는 이들이 남성만은 아니다. 여성도 밤잠을 으레 여섯 시간 이내로 자면, 여포 자극 호르몬이 20퍼센트가 줄어든다. 여성의 생식에 중요한 호르몬으로서 배란 직전에 정점에 이르며, 임신에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40여 년 동안 10만 명이 넘는 직장 여성들을 조사하여 얻은 연구 결과들을 종합한 보고서에 따르면, 야간 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이런 연구가 이루어질 초창기에는 거의 유일하게 여성이 야간 근무를 하는 직업이었다)처럼 불규칙하게 야간 근무를 함으로써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이들이 규칙적으로 주간 근무를 하는 여성들보다 월경 주기가 비정상인 비율이 33퍼센트나 높았다. 게다가 업무 시간이 불규칙한 여성들은 임신 능력이 낮은 난임 문제를 겪을 확률이 80퍼센트나 더 높았다. 또 임신한 상태에서 밤잠을 으레 여덟 시간 미만으로 자는 여성들은 밤에 일관되게 여덟 시간 이상을 자는 여성들에 비해, 임신 3개월 이내에 유산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잠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충분한 회복 수면 시간을 취하기만 하면, 더 튼튼한 면역 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생각이지만, 틀렸다. 일주일 동안 수면 부족을 겪다가 2주나 더 나아가 3주까지 회복 수면 시간을 갖는다고 해도, 백신을 접종했을 때 온전한 면역 반응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아주 짧은 기간에 걸쳐 수면을 조금 줄이기만 했을 때에도, 1년 뒤까지도 참가자들에게서 특정한 면역 세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 수면 부족이 기억에 미치는 효과처럼, 일단 어느 시점에 수면의 혜택 — 여기서는 그 계절에 유행하는 독감에 대한 면역 반응 — 을 놓치면, 잃은 잠을 아무리 보충하려 해도 그 혜택을 되찾을 수는 없다. 피해는 이미 일어났고, 그 피해 중 일부는 1년 뒤까지도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 어떤 면역 환경에 있든 간에 —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든, 바이러스의 공격을 물리치기 위해 장엄한 적응 면역 반응을 일으키든 간에 — 잠, 그리고 온전한 잠은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된다.
수면 부족이 정확히 어떻게 그리고 왜 암을 일으키는지도 점점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이는 잠이 부족할 때 마치 폭주 상태에 빠지듯이 교감 신경계가 흥분한다는 점과 얼마간 관련이 있다. 교감 신경계의 활성이 급증하면, 면역계로부터 불필요한 염증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오래 지속시킬 것이다. 실제 위협과 마주쳤을 때, 교감 신경계는 활성이 잠시 치솟으면서 비슷하게 일시적인 면역 활동을 촉발하곤 할 것이다. 신체적 위해를 예견할 때 유용한 활동이다(야생동물이나 경쟁하는 부족과 몸싸움을 벌인다고 생각해 보라). 하지만 염증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평온한 상태로 자연적으로 복귀하지 않고 계속 켜져 있으면, 온몸이 만성 염증 상태에 놓이면서 암과 관련 있는 문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생긴다.
암은 염증 반응을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암세포는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 생성을 촉발하기 위해 염증 인자들을 종양 덩어리로 꾀어 들인다. 또 종양은 염증 인자를 이용하여 암세포의 DNA에 더 손상과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면 종양이 더욱 강력해진다. 또 수면 부족과 관련된 염증 인자들은 한곳에 붙어 있던 종양 덩어리 중 일부를 물리적으로 떼어 내는 데 쓰일 수도 있다. 그러면 암이 몸속을 떠돌면서 다른 곳으로 퍼질 수 있다. 이를 전이라고 하며, 암이 원래 생긴 조직의 경계를 벗어나서 다른 신체 부위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때를 가리키는 의학 용어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효과가 양방향이라는 것이다. 이 711개 유전자 중 약 절반은 수면 부족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발현이 증가한 반면, 나머지 절반은 발현이 줄어들거나 아예 완전히 차단되었다. 활성이 증가한 유전자들 중에는 만성 염증, 세포 스트레스,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다양한 요인들과 관련된 것들도 들어 있었다. 활성이 줄어든 유전자들 중에는 대사를 안정시키고 면역 반응을 최적 상태로 유지하는 일을 돕는 것들도 있었다. 후속 연구들은 짧은 수면 시간이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유전자들의 활성도 교란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특히 수면 부족은 심혈관 질환과 관계가 있음이 드러난 고밀도 지질 단백질HDL의 농도를 줄인다.
수면 부족은 유전자의 활성과 발현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유전 물질의 물질 구조 자체도 공격한다. 세포의 DNA 나선 가닥은 세포핵 안에 떠 있지만, 촘촘하게 감기고 또 감겨서 염색체라는 구조를 이룬다. 가느다란 가닥들이 엮여서 굵은 신발 끈을 이루는 것과 좀 비슷하다. 그리고 신발 끈과 마찬가지로, 염색체도 끝이 헤지지 않게 묶어서 보호하는 덮개가 필요하다. 염색체의 이 보호 덮개를 텔로미어라고 한다. 염색체 끝의 텔로미어가 손상되면, DNA 나선이 노출되고, 취약해진 유전 암호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덮개가 없는 신발 끈이 헤지는 것과 비슷하다.
수면 시간이 줄어들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질수록, 염색체의 텔로미어는 더욱 손상된다. 최근에 전 세계의 많은 연구진들이 서로 독자적으로 40대, 50대, 60대의 성인 수천 명을 대상으로 살펴본 연구 결과들에서 나온 결론이다.
1. 잠의 메커니즘과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요인
수면은 ‘체내 시계’와 ‘수면 압력’이라는 두 축의 상호작용으로 조절되며, 이를 방해하는 요소(ex: 카페인)는 수면의 질과 우리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수면을 결정짓는 두 가지 요인
① 24시간 체내 생체리듬(서카디언 리듬): 시교차상핵(SCN)이 조절하며 멜라토닌 분비를 통해 밤낮을 알림
② 수면 압력: 깨어 있는 동안 아데노신이 뇌에 축적되어 졸음을 유발
■ 멜라토닌의 역할
어둠이 찾아오면 분비되어 "잠자리에 들 시간"임을 알리지만, 잠드는 과정 자체엔 관여하지 않음.
■ 아데노신의 기능과 카페인의 간섭
아데노신이 쌓이면 졸음 유도 →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해 졸음 신호를 막음. 카페인 효과가 사라지면, 밀려든 아데노신이 강한 졸음(카페인 허탈감)을 유발
■ 잠의 역할
아데노신 제거와 뇌의 회복 → 하루 8시간 수면은 수면 부채를 해소하는 데 필수
■ 수면 부족의 악순환
아침에도 졸음 지속 → 만성 피로 → 수면 부채는 누적되고, 집중력 저하·질병 유발
아침~오전 각성도 증가 → 오후부터 다시 감소. 리듬과 아데노신 압력이 교차하며 하루 내내 각성도 변화.
2. 잠이 뇌 기능과 학습, 감정, 회복에 미치는 영향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기억을 강화하고, 운동기능을 자동화하며, 감정을 조절하고, 뇌 기능을 복구하는 결정적인 과정이다. 부족한 수면은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하며, 인간의 정신적·신체적 최적 상태를 훼손한다.
■ 낮잠과 수면 방추
- 수면 방추가 많이 나타난 사람일수록 낮잠 후 학습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는 선천적 능력이 아니라, 수면이 학습 능력 자체를 회복시킨다는 증거이다. 밤잠을 자고 나면, 전날 떠오르지 않던 정보가 자연스럽게 회상된다. 시간의 흐름은 기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 피아니스트가 밤새 연습해도 잘 안 되던 구간을 자고 일어나면 갑자기 완벽하게 연주하게 되는 현상은, 잠이 운동 기억을 뇌의 자동화 회로로 옮겨주기 때문이다. 이는 제2의 천성이 되어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수행 가능하게 만든다.
- 학습 직후 첫날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나중에 잠을 많이 자더라도 기억이 저장되지 않는다. 수면은 기억 측면에서 양자택일 방식이며, 나중에 몰아서 보충할 수 없다.
■ 재활 회복과 잠의 관계
- 뇌졸중 환자의 운동 기능 회복은 숙면이 뇌 신경망 재구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잠은 새로운 연결 형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집중력과 수면 부족
가장 사소한 수면 부족에도 집중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자신도 모르게 심신의 능력을 저하시킨다.
주중의 수면 부족을 주말에 푹 자서 보충해도,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음이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수면은 은행처럼 나중에 갚는 것이 불가능하다. 잠을 못 자면 뇌의 편도체가 과잉 활성화되어 감정 반응이 폭주하고, 전전두엽 피질과의 연결이 끊겨 충동적이고 원시적인 감정에 휘둘린다. 반면 숙면을 취하면 감정의 가속 페달(편도체)과 브레이크(전전두엽 피질) 사이의 균형이 잘 잡힌다.
3. 수면 부족과 건강의 상관관계
수면 부족은 단순한 피로나 집중력 저하를 넘어서, 신체의 거의 모든 주요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심혈관계, 면역, 내분비, 대사, 생식, 암 발병, 유전자 표현 등 전신 건강과 수명에 깊이 관여한다. 수면은 결코 미룰 수 없는 생리적 필수 요소이다.
1. 인지기능과 알츠하이머병
수면은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2.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
수면 부족 → 심박 상승, 교감신경 항진 → 혈압 상승.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증가 → 만성 고혈압 위험 증가.
3. 대사 및 체중 증가
수면 부족 → 렙틴 감소, 그렐린 증가 → 식욕 증가. 특히 단 음식, 짠 음식, 고탄수화물에 대한 욕구 증가. 수면 부족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
4. 체지방 vs 근육 손실
수면 부족한 상태에서 다이어트하면 근육이 주로 소실됨. 반면 충분히 자는 집단은 지방 위주로 감소.
5. 생식 기능 저하
수면 부족 시 여포 자극 호르몬 감소, 배란 장애, 유산 가능성 증가. 교대 근무 여성은 월경 불순 33%↑, 난임 위험 80%↑
6. 암과 만성 염증
수면 부족 → 교감신경 과활성 → 만성 염증 유발. 암세포는 이 염증을 활용하여 DNA 손상, 전이 촉진.
7. 유전자 발현과 DNA 손상
수면 부족 시 약 700개 유전자의 발현 변화. 염증, 심혈관 질환 유전자 활성 ↑ 면역 조절, 대사 유전자 활성 ↓ HDL 콜레스테롤 감소, 텔로미어 손상 → 노화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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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깨어나지 못하고 오전 중에 다시 잠자고 싶은 욕구를 느끼거나, 카페인의 도움으로 각성도를 높일 필요를 느끼는 이유는 잠을 충분히 잘 시간을 스스로에게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여덟아홉 시간을 주어야 하는데 말이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할 때, 많은 이들에게 나타나는 한 가지 징후는 아데노신 농도가 여전히 아주 높은 상태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갚지 못한 대출금처럼, 아침이 왔을 때 어제의 아데노신 중 일부가 아직 남아 있다. 그러면 그날 내내 조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또 대출금의 상환이 미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이 수면 부채는 계속 쌓일 것이다. 이 빚은 숨길 수가 없다. 다음 날의 상환 주기로 넘어오고,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로 계속 넘어오면서 매일 지속되는 만성 수면 부족 증상을 낳는다. 이 뚜렷한 수면 채무는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는 느낌을 일으키며, 오늘날 모든 선진국에서 흔히 보는 다양한 정신적 및 신체적 질병들에 기여한다.
한달 내내 수면을 3~4시간 유지한 적이 있다. 일부러 안 잔건 아니고 진짜 할게 너무 많아서 어쩌다보니 나도 모르게 수면 시간이 극한으로 줄어들었다. 정신상태가 말이 안되게 피폐해지다보니,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쉴 수 있을 때에는 그래도 6~7시간은 자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피로는 전혀 풀리지 않고 여전히 힘든 시간이 지속되었다.
이 글을 읽고나니 왜 하루에 몰아서 잠을 자더라도 피로가 절대 풀리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또한 6~7시간 자는 거면 정말 많이 자는거라고 생각했는데, 권장 수면 시간이 8~9시간이라니... 솔직히 투자하는 직장인이 아니라 직장인 투자자라면 이건 소화하기가 어려울듯 하다... 그래도 잠때문에 건강이 안좋아지고 있으니, 한 번 적용할 점을 적어봐야겠다.
🎬적용
1. 월말 팸데이 혹은 임장 가지 않는 주말에는 적어도 8시간 수면 취하기 (월 2회 이상)
2. 사임, 최임은 제출 전날 미리 마무리하고 제출 당일날은 11시에 취침하기
2
잠은 기억을 옮겼지만, 교과서형 기억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사실을 저장할 때처럼 단기 기억 저장소에서 장기 기억 저장소로 옮겨진 것이 아니라, 운동 기억은 의식 아래에서 작동하는 뇌 회로 전체로 옮겨졌다. 그 결과 이 기술 수행은 이제 본능적인 습관이 되었다. 의도적으로 노력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몸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행동이 되었다. 즉 뇌가 운동 루틴을 자동화하도록 잠이 돕는다는 말이다. 뛰어난 선수들의 기술을 완성시키고자 하는 많은 올림픽 코치가 지닌 궁극적 목표, 즉 제2의 천성 — 노력하지 않아도 해내는 — 을 잠이 이루게 해주었다.
우리는 뇌졸중 환자들의 운동 기능이 날이 갈수록 서서히 회복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잠이 밤마다 열심히 일하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 뇌졸중이 일어난 뒤, 뇌는 남아 있는 신경 연결을 재구성하기 시작하며, 손상된 영역 주위로 새로운 연결을 형성한다. 이 유연한 재편과 새로운 연결 형성이 운동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되는 기본 이유다. 지금 우리는 잠이 이 신경 회복 노력을 돕는 한 가지 중요한 요소임을 알고 있다. 숙면이 계속된다면 운동 기능이 서서히 돌아오리라고 예측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많은 운동 기술을 다시 배울지 여부도 결정된다.
잠을 자야만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참 인상깊다. 잠을 거의 못자는 채로 한 학기를 보내다 보면 학기 말에는 사람이 거의 좀비가 된다. 마지막에 갈수록 더 집중해서 임장보고서 결론을 작성하고 TOP3를 선정해야한다. 앞에서 힘을 빼더라도 뒤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집중하고 고민하고 비교해서 TOP3를 선정해야만 그에 걸맞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그것이 곧 나의 성장으로 이어지는데, 잠을 계속 못자다보니 힘이 빠져서 치열하게 고민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약간의 자괴감과 함께 굉장히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반면 기초반에 오니 수면시간과 휴식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어 생각의 깊이와 고민의 질도 조금 더 좋아진게 느껴진다. 또한 고민하던 것들을 미해결한채로 자더라도 다음날 맑은 정신으로 다시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해결이 되는 것도 지난 달에 많이 경험했다. 아마 이게 바로 본문에서 저자가 말한 '수면중 신경 연결 재구성'이 아니었나 싶다. 결론적으로... 잠을 자야 더 맑은정신으로 생각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걸 느낀다.
🎬적용
이번 8월은 많은 업무량과 실전반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수면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예정이다.
그럼에도 앞서 말한 수면 다짐을 반드시 지키자.
3
수면 부족으로 일어나는 체중 증가는 식사량의 증가뿐 아니라, 식단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밴 코터는 여러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다가, 매일밤 수면 시간이 몇 시간 줄어들면 단 것(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빵과 파스타 등), 짭짤한 간식(감자칩과 프레즐 등)의 욕구가 30~40퍼센트 증가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고기와 생선 등), 유제품(요구르트와 치즈 등),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은 덜 영향을 받았다. 잠을 덜 잤을 때, 욕구가 10~15퍼센트 상승하는 수준이었다.
잠을 못 잤을 때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당과 복합 탄수화물을 갈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 연구진은 사람들이 식품을 보고 고르는 동안 뇌를 촬영한 뒤, 각 식품의 욕구가 어느 정도인지 등급을 매기는 연구를 하기로 했다. 우리는 수면이 부족할 때 뇌 안에 일어나는 변화가 식품 선호 양상의 이 건강하지 못한 변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정상적일 때 우리의 기본 음식 욕구를 억제하는 충동 조절 영역들이 손상됨으로써, 통곡물이나 잎채소보다 도넛이나 피자에 손을 뻗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근 1년간 갖고있전 근육은 죄 다 사라지고 모두 체지방과 뱃살로 변했다. 작년 여름부터 허리디스크와 개인 질환으로 인해 몇년간 꾸준히 해오던 헬스를 쉬게 되었고, 몸이 조금 회복되더라도 바쁜 일정 속에서 운동 시간을 도저히 확보하기가 어려웠다.엎친데 덮친격으로 새벽에 잠을 이겨내려고 하다보니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던 간식들을 계속 먹었고 그로 인해 건강은 더 악화되었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함께 달리고 있는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겪고있는 증상이었다. 다들 새벽에 졸음을 이겨내려고 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과자나 간식거리를 먹게된다고... 그낭 뭔가 씹으면 잠이 깨다보니 그런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책을 읽고나서 이것도 뇌와 연관있는 거란 사실을 깨달았다. 잠을 못자면 못잘수록 달고 짜고 자극적인 간식을 뇌가 땡겨한단 것을...
🎬적용
어쩔 수 없이 수면을 줄일 때 새벽에 간식이 생각나면
졸음껌을 씹자!!! 과자 그만 먹어라
4
잠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충분한 회복 수면 시간을 취하기만 하면, 더 튼튼한 면역 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생각이지만, 틀렸다. 일주일 동안 수면 부족을 겪다가 2주나 더 나아가 3주까지 회복 수면 시간을 갖는다고 해도, 백신을 접종했을 때 온전한 면역 반응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아주 짧은 기간에 걸쳐 수면을 조금 줄이기만 했을 때에도, 1년 뒤까지도 참가자들에게서 특정한 면역 세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 수면 부족이 기억에 미치는 효과처럼, 일단 어느 시점에 수면의 혜택 — 여기서는 그 계절에 유행하는 독감에 대한 면역 반응 — 을 놓치면, 잃은 잠을 아무리 보충하려 해도 그 혜택을 되찾을 수는 없다. 피해는 이미 일어났고, 그 피해 중 일부는 1년 뒤까지도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 어떤 면역 환경에 있든 간에 —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든, 바이러스의 공격을 물리치기 위해 장엄한 적응 면역 반응을 일으키든 간에 — 잠, 그리고 온전한 잠은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된다.
수면 부족이 정확히 어떻게 그리고 왜 암을 일으키는지도 점점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이는 잠이 부족할 때 마치 폭주 상태에 빠지듯이 교감 신경계가 흥분한다는 점과 얼마간 관련이 있다. 교감 신경계의 활성이 급증하면, 면역계로부터 불필요한 염증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오래 지속시킬 것이다. 실제 위협과 마주쳤을 때, 교감 신경계는 활성이 잠시 치솟으면서 비슷하게 일시적인 면역 활동을 촉발하곤 할 것이다. 신체적 위해를 예견할 때 유용한 활동이다(야생동물이나 경쟁하는 부족과 몸싸움을 벌인다고 생각해 보라). 하지만 염증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평온한 상태로 자연적으로 복귀하지 않고 계속 켜져 있으면, 온몸이 만성 염증 상태에 놓이면서 암과 관련 있는 문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생긴다.
(중략)
수면 부족은 유전자의 활성과 발현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유전 물질의 물질 구조 자체도 공격한다. 세포의 DNA 나선 가닥은 세포핵 안에 떠 있지만, 촘촘하게 감기고 또 감겨서 염색체라는 구조를 이룬다. 가느다란 가닥들이 엮여서 굵은 신발 끈을 이루는 것과 좀 비슷하다. 그리고 신발 끈과 마찬가지로, 염색체도 끝이 헤지지 않게 묶어서 보호하는 덮개가 필요하다. 염색체의 이 보호 덮개를 텔로미어라고 한다. 염색체 끝의 텔로미어가 손상되면, DNA 나선이 노출되고, 취약해진 유전 암호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덮개가 없는 신발 끈이 헤지는 것과 비슷하다.
수면 시간이 줄어들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질수록, 염색체의 텔로미어는 더욱 손상된다. 최근에 전 세계의 많은 연구진들이 서로 독자적으로 40대, 50대, 60대의 성인 수천 명을 대상으로 살펴본 연구 결과들에서 나온 결론이다.
지난 2분기 때, 한 달에 한 번씩 총 3 번의 수술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다른 사람들보다 회복 속도가 늦어서 대체 왜 그런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약이 약한가? 수술이 잘못됐나?잠은 아니겠지, 잠 좀 못 잔다고 이렇게 늦어질까...?'
와이프는 주구장창 수면부족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가끔 수면을 보충해주니 그건 아닐 거라고 부정했는데... 책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이야기를 하니 지난 날 내 모습을 돌아보며 반성했다. 아무리 중간중간 회복수면을 해주더라도 면역체계가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뿐만아니라, 예전에 자모님께서 내 충혈된 눈을 보시고는 잠 그렇게 안자버릇 하면 나중에 치매 걸릴 수도 있다는 말을 해주셨는데, 책에서도 이 이야기를 하니 정말 젊다고해서 몸을 막 쓰면 안된다는 것이 더 와닿았다. 젊을 때 손상된 텔로미어가 결국 노년의 나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겠구나...
'난 젊으니까 괜찮아', '나중에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 그때 자면 되지' 라는 생각은 내려놓고, 적당한 수면을 취하면서도 필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
🎬적용
1시 취침 7시 기상을 지키려면 평일에는 안타깝지만 와이프랑 저녁 식사한 후 여유를 부리면 안될듯 하다. 씻고 바로 온전히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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