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PER'입니다. '주가수익비율(Price-to-Earnings Ratio)'의 약자인 이 지표는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막상 주식 강의에서 수강생들에게 PER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면, 대부분은 어려워하거나 단순히 공식을 외워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ER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주변의 친숙한 상황에 빗대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PER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직접 사업체를 인수하는 투자자라고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퇴직금으로 10억 원을 모았고, 이 돈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카페를 인수하려고 합니다. 여러 카페를 알아보던 중, 'A'라는 카페가 매물로 나왔는데, 인수 가격이 정확히 10억 원이라고 합니다.
투자자라면 당연히 인수하기 전에 가장 궁금한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 "이 카페가 1년에 얼마나 돈을 버는가?"일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카페 주인에게 "1년에 순이익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어봅니다. 카페 주인은 "연간 순이익이 1억 원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대답을 듣는 순간 여러분의 머릿속에는 계산이 빠르게 돌아갑니다. '내가 투자한 원금 10억 원을 1년에 1억 원씩 벌어서 회수하려면 몇 년이 걸릴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10년'입니다. 바로 이 '10년'이라는 숫자가 PER의 핵심 개념입니다. 주식 시장에서 PER가 '10'이라는 의미는, 현재 회사의 순이익 수준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데 10년이 걸린다는 뜻과 같습니다. 즉, 주식 한 주를 샀을 때 그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으로 투자금을 되찾는 데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PER는 투자하려는 기업이 현재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알려주는 훌륭한 지표입니다. PER가 낮을수록 '저평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고, PER가 높을수록 '고평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흔히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PER에도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바로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다시 카페 인수 사례로 돌아가 봅시다. 여러분은 'A' 카페를 발견했는데, 인수 가격 10억 원, 연간 매출 10억 원, 순이익 1억 원이라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B'라는 또 다른 카페도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놀랍게도 'A' 카페와 모든 조건이 동일합니다. 인수 가격 10억 원, 매출 10억 원, 순이익 1억 원. 심지어 커피 맛, 인테리어, 공간의 크기까지 비슷하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은 단순히 현재의 재무 상태만 보고 어떤 카페를 선택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입지'와 '미래 성장성'입니다.
'A' 카페는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하여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B' 카페는 현재는 4차선 도로 옆 공터에 위치하여 손님이 별로 없지만, 1년 뒤에 그 공터에 세계적인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 이제 여러분의 선택은 명확해졌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B' 카페를 선택할 것입니다. 당장의 이익은 같을지 몰라도, 미래에 벌어들일 돈은 'B' 카페가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도 이와 똑같습니다. PER는 현재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지표가 바로 'PEG(Price/Earnings to Growth Ratio)'입니다.
PEG는 PER에다가 미래의 순이익 성장률을 나누어준 값입니다. 공식으로 표현하면 'PEG = PER / 순이익 성장률'이 됩니다. 즉, 현재의 주가수익비율이 미래의 이익 성장률에 비해 얼마나 합리적인지를 평가하는 지표인 셈입니다.
PEG는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 시점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PEG 값이 낮으면 낮을수록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하고, PEG 값이 높으면 높을수록 '고평가'되었다고 판단합니다. 전설적인 투자자인 피터 린치는 PEG를 활용하여 투자 대상을 발굴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PEG가 0.5 이하일 때 매수하고, 1.5가 넘어가면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미국 주식 시장은 과거와는 달리 전반적으로 높은 가치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피터 린치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투자할 만한 기업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저와 같은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에 맞게 기준을 조금씩 조정하여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PEG가 1 이하일 때 매수하고, 2가 넘어가면 추가적인 매수는 멈추고 보유만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고평가된 주식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리스크를 줄이고, 잠재력이 있는 주식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함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8월 10일 기준으로, PEG가 2를 넘지 않으면서도 탄탄한 성장성을 보이는 기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단순히 PER만 놓고 보았을 때 고평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성장성까지 감안하면, 아직 저평가된 기업들입니다. PER와 PEG를 함께 활용한다면, 미래의 잠재적 가치까지 고려한 더욱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읽고 나면 미국 주식 쉬워지는 책”의 저자 손주부 입니다. 초보자의 시선에 맞춘, 미국 주식 시장 시황과 향후 10배 오를 주식에 대해 앞으로 논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8월에는 이마트 구로점, 하월곡점, 묵동점, 천안서북점, 과천점 문화센터와 롯데마트 수지점, 양평점, 중계점에서 “주린이를 위한 미국주식”에 대한 강의가 있습니다. 강의 검색창에 “손주부”를 입력하시면 제 강의가 나오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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