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이사만 22번 다녔어요", 전국을 전전하던 40대 워킹맘의 내 집 마련 이야기 - My House Story

25.08.12

 

Editor’s note

평범한 한 사람이, 집을 꿈꾸고, 준비하고, 마침내 나의 집 문을 열기까지의 여정을 담습니다. My House Story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머무는 사람과 그 사람의 진짜 이야기를 기록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내 집 마련을 하기까지.. 22번 이사를 다녔어요.”

 

이번 인터뷰는 어린 시절 이사만 22번을 다니다가, 마침내 작년에 서울 내집마련에 성공한 워킹맘 수강생 ‘붙박이별’님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부터 전국을 옮겨다니며 이사를 했다는 그녀의 말에는 낯선 골목의 냄새, 새로운 학교와 친구들, 그리고 ‘언제든 떠나야 하는 불안’이 모두 들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결혼 후까지 이어진 이사 생활은 그녀에게 선명한 목표를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만큼은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자.’

 

그리고 그 다짐은 2024년에 현실이 됐다. 6억대에 마련한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오늘은 그녀의 집에 들러서 그녀가 가족의 보금자리를 얻은 과정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성북구에 사는, 40대 아들 둘 엄마 붙박이별입니다. 저는 내 집을 마련하기까지 22번의 이사를 다녔고요. ‘평범한 사람도 서울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번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22번의 이사라니,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13번, 그리고 결혼 후 성인이 된 이후에도 9번, 합쳐서 22번을 옮겨 다녔어요. 심지어 전국을 다 돌아다녔죠. 
 

집이 어려워지면서 여건에 맞는 집을 찾아다니곤 했던 거예요. 이사하게 된 이유는 정말 매번 다양했어요. 월세 살면 집주인이 계약 만료를 알리거나 ‘내가 들어갈 테니 나가라’고 하고, 전세 월세 가격을 올릴테니 그만큼 돈을 올려주지 못하면 나가야 했어요. 

 

저는 이사 가는 날마다 박스에 옷을 넣고, 책을 정리하고, 낯선 골목 이름을 외우는 게 당연했어요. 초등학교만 세 번 옮겼고, IMF 시절에는 고등학교를 서울, 강원, 충청 세 곳에서 다닐 정도였다니깐요.(웃음) 고1 땐 서울에서, 고2 땐 강원도에서, 고3 땐 충청남도에서요. 적응하려고 하면 또 떠나야 하는 생활이 반복되니까, 친구들이랑 깊이 친해질 틈이 없었죠.

 

 

(실제 붙박이별님께서 거주하셨던 집) 

 

 

어린 학생이 겪기에는 체력적으로, 감정적으로 힘드셨을 것 같아요.
어릴 때였으니까.. 꽤 힘들었죠. 일단 친구 사귀는 것부터 눈치가 보여요. 환경이 계속해서 바뀌면서 감정적으로 불안했고 불편했어요. 적응하려고 하면 이사가고 적응하려고 하면 이사가고의 반복이었으니까요. 

 

친구 사귀는 것도 어려웠어요. 학교에 가면 이미 단짝 친구나 삼삼오오 친한 그룹이 형성돼 있는데 친구들이 저한테 다가올 이유가 없는 거죠. 체육관, 양호실, 매점, 급식실… 모든 게 낯선데, 이름도 모르는 친구들 틈에 서 있는 기분은 꽤 자주 외롭고 서러웠어요. 어린 아이한테 이사는 1부터 10까지 모든 것이 바뀌는 거라는 걸 그때 알았죠. 

 

 

 

그때의 기억이 내 집 마련에도 영향이 있었을까요?

맞아요. 어린시절 그런 기억 때문에 제가 결혼하고 아이가 생겼을 때, 무조건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마련해야겠다 마음 먹게 되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안정감과 소속감이 있는 상태로 자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집을 선택한 것도 ‘아이들과 지내기 좋은 환경이냐?’를 가장 먼저 생각해서 고른 집이에요.

 

 

 

집을 성북구에 마련하셨는데, 여긴 어떤 곳인지 궁금해요. 

제가 마련한 집은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23년 정도 된 1,377세대 구축 아파트예요. 성북구의 가장 큰 장점은 주변 환경이 좋다는 거예요. 특히 이 아파트는 초등학교와 학원이 도보 5분 거리, 도서관·공원·백화점·지하철이 도보 10분 이내에 있어요. 아이도 저도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죠. 


 

 

성북구에도 아파트가 많은데, 이 집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요?

당시 우리 가족이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최선의 집이었어요. 

 

제가 내 집 마련하기 전에, 남편과 첫째와 함께 10평대 오피스텔 전세로 살았는데요. 주변에 먹자골목이 있어서 밤늦게 술·담배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놀이터도 찻길 옆이라 위험했고요. 그래서 아이가 안전할 수 있는 곳을 고르고 싶었는데, 그 중에서 제 예산과 맞는 곳을 선택한거죠. 

 

 

 

 

 

서울 아파트라고 하면 덜컥 겁이 나요. 너무 비싸다는 생각부터 들거든요.

저도 그랬어요. 모든 서울 아파트는 10억 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사실 조금만 들여다봐도 아니라는 걸 금방 알아요. 4억대~10억대까지 다양하게 있더라고요.

 


 

그럼 이 아파트의 가격은 혹시..?

2024년 6월 계약 기준으로 6억 7천에 샀고, 이사는 24년 10월에 왔어요. 물론 6억 7천이 전부 제 돈은 아니고요. 4억 1천만원 정도는 대출을 받았어요. 30년 만기, 2.9% 신생아 특례대출이라 9월부터 175만 원 정도 나갈 예정이에요. 종잣돈이 2억 8천정도 있었는데 남편이랑 저랑 열심히 모은 돈이랑 좀 모자라는 부분은 부모님이 도와주신 부분도 있습니다.

 

 

40대에 대출이 꽤 되시는데 부담되지 않으세요?

월세든, 전세든, 자가든 다 돈이 들잖아요. 물론 다 장단점이 있는데, 월세나 전세를 선택할 경우 경제적으로 불리한 게 더 많다고 생각했어요. 돈은 계속 나가는데, 이사 시기도 마음대로 못 정하고, 집값 상승에 대한 혜택도 누리지 못하는 단점이 더 크다고 느꼈어요.

 


 

근데 여기가 1층이잖아요. 보통 집값 상승을 생각하면 1층은 잘 안 고르시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집을 고를 때 어떤 거에 더 가치를 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시세차익보다 가족들이 더 행복할 수 있는 쪽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아들을 키우는 집이다보니, 전에 오피스텔에서 살 땐 층간소음 때문에 집안 모든 바닥에 매트 두꺼운 거 깔아두고, 아이방에는 계란판처럼 생긴 방음재를 다 붙여 놓았어요.

 

그래도 안 될 때는 ‘조용히 해!’를 하루에도 몇 번씩 다그쳐야 했고요. 저는 점점 예민하고 날카로워지고,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 수 없는 게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1층으로 오니 아이들이 뛰어도 괜찮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필요도 없는 점이 좋더라고요. 

 

다만, 프라이버시 보호가 약하다는 점이 1층의 단점이긴 한데요. 저희집은 거실 앞 창문에는 조경이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잘 안 지나다녀요. 주방 쪽은 소방차 전용구역이라 차를 못 대서 창문 앞에 차가 있을 걱정도 덜 수 있었고요. 1층을 고를 때는 이런 점을 유의해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럼 1년 전이랑 비교했을 때 집값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해요.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1층인데도 집값이 올랐어요. 이사온지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1억 5,500만 원 정도가 올랐다고 되어있네요.(웃음) (KB 시세 기준) 

 

 

붙박이별님 아파트의 가격 변화

 


 

1년도 안 됐는데 1.5억이라니..! 저도 이런 집 구하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까요?

일단 사겠다는 마음이 먼저예요, 집을 사는 건 생각보다 큰 결심이 필요하더라고요. 결심이 선 이후에 예산을 파악해서 내가 살 수 있는 집의 리스트를 펼쳐놓고 그 중에서 좋은 집을 고르면 되고요. 내가 지금 살 수 있는 집이 없으면 집을 언제까지 살거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공부하면서 돈을 모으는 게 먼저일 거 같아요.

 


 

여러가지 후보 중에, 어떤 기준으로 좋은 걸 고를 수 있나요?

좋은 집의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요. 각자의 생애 주기와 가치관에 따라 ‘좋다’고 느끼는 집이 달라지죠. 물론 모든 조건을 갖춘 집을 살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우리는 돈이 한정적이잖아요.(웃음) 

 

내 직장과의 거리, 교통 편의성, 주변 환경, 학군 등 다양한 요소를 살펴보고, 그중에서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먼저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에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놀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이 가장 우선이었던 거죠. 


 

 

그럼 집 내부를 볼 때는 어디를 봐야 할까요?

저희집은 23년된 구축이라 구축 아파트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로는 누수예요. 한 번 생기면 피해가 정말 크기 때문에 구축 아파트에서는 제일 조심해야 해요. 누수가 있으면 천장에 물이 고이거나 흘린 자국이 남거든요. 그래서 집 볼 때 꼭 천장을 꼼꼼하게 확인하셔야 해요. 그리고 윗집, 아랫집도 꼭 확인하는 게 좋아요. 윗집에서 우리 집에 피해를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우리 집이 아랫집에 피해를 줄 수도 있거든요. 저는 아예 위·아랫층 초인종을 눌러서 물 관련 문제가 있었는지 여쭤보는 편이에요.

 

두 번째는 베란다랑 세탁실 곰팡이예요. 곰팡이가 피어 있으면 그냥 청소만 하고 들어오지 말고, 특수 처리를 하고 들어오는 게 좋아요. 가능하면 단열 공사랑 방수 코팅까지 해 두면 훨씬 오래 쾌적하게 쓸 수 있어요.

 

세 번째는 샷시 상태예요. 샷시 수명이 보통 15년에서 25년 정도라서 오래되면 외풍이 들어오고 결로도 심해져요. 샷시가 교체된 집이면 제일 좋고, 상태가 안 좋으면 네고 포인트로 삼으시면 돼요. 참고로 저 같은 경우는 22년 된 샷시였는데,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건물에너지효율화(BRP) 사업을 이용해서 공사비 100% 무이자로 지원받아 교체했어요. 사용승인일이 10년 이상이면 지원 대상이니까 꼭 알아보시는 걸 추천해요. 

 

마지막으로 공용시설 관리 상태예요. 쓰레기, 분리수거, 주차장, 아파트 공용시설 이런 데가 얼마나 깨끗하게 관리되는지가 생각보다 중요해요. 구축은 시설이 노후화돼서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살면서 불편한 점이 계속 생길 수 있거든요.

 

 

 

 

꼼꼼하게 찾으신만큼 지금 정말 행복해 보이세요. 내 집 마련 후에는 ‘집’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도 했을 것 같아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제가 충청남도 천안에서 올라온 지방 사람이거든요. 서울에 처음 왔을 때 남산타워에 올라가 봤는데, 거기서 내려다본 서울의 불빛이 정말 압도적이더라고요. 

 

이렇게 집이 많은데 왜 나는 내 집이 없을까, 저 사람들은 어떻게 자기 집을 가진 걸까, 서울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라 돈을 엄청 많이 번 특별한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나랑은 전혀 다른 세계 사람들처럼 느껴졌죠. 

 

그런데 막상 제 집을 마련하고 나니까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은행 대출만 성실하게 갚으면 이제 아무도 우리 가족을 내쫓을 수 없다는 안정감이 생겼고, 경제적으로도 이 집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더 쌓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저도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은데.. 여전히 좀 막막한 것 같아요.

저도 그랬어요. 저도 남편도 결혼할 당시에는 자산이 거의 없었어요. 결혼식을 마치고 나니 통장에 1,000만 원도 채 남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남편이랑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아끼면 10년 안에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서로 믿고 격려했던 것 같아요. 10년만 정말 열심히 살아보자, 그 마음으로 지금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집을 언제까지 살지 구체적으로 시점을 정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법을 찾으셔야 합니다. 앞으로 몇 년간 매달 얼마를 저축할지, 내 예산에 맞는 집은 어디에 있는지, 소득을 늘릴 방법은 무엇인지…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내 집 마련에 조금씩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저와 제 남편도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해냈으니, 누구라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두 분의 인터뷰를 들으니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 나온 이 대사가 떠올랐어요. 붙박이별님은 이제 이 대사의 의미에 대해 서서히 공감하고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집에 살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져, 웬만한 일은 집에서 다 해결이 되니까’ 

 

<드라마 작은아씨들>

 

 

밖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나를 기다려주는 우리집

우리 가족들이 마음 놓고 돌아올 수 있는 우리집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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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부자들은 언제나 여러분이 마음 놓을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갖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어떤 상황이든, 늘 편히 숨 쉴 수 있는 ‘내 집’이 여러분 곁에 함께하길 바랍니다.

 

 

⬇️ 붙박이별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

 

 

 

 


댓글


험블creator badge
25. 08. 12. 15:40

감동적인 내집마련 스토리네요..! 월터뷰 늘 감사합니다❤️

에렌미카사01
25. 08. 12. 15:49

감동적인데 내용도 참 유익하네요 ㅠㅠ 집보러갈때 정말 많은 도움 될듯요 이사를 저렇게마 많이 다니셨다니,...말만 들어도 참 고생을 많이 해오셨겠어요🥲 이렇게 좋은 보금자리 마련하시고 공유해줘서 감사합니다~~

옹골찬 밤톨이
25. 08. 12. 15:50

22번 이사라니 ㅠㅠ 그럼에도 가족과 함께하기 위한 내집마련에 성공하신 붙박이별님 너무 멋지십니다! 누수, 곰팡이, 샷시, 공공시설 확인! 감동적인 스토리와 함께 꼭 필요한 정보까지 주시다니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