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20.) 3주 차 조모임으로 대구 수성구 분위기 임장을 떠났다.
수성구가 학군, 학원가로 유명하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가본 것은 처음이었다.
본가가 있는 지역에도 전국구로 꽤 유명한 학원가가 있어서 그곳이랑 비슷하려나 싶었는데
추위를 뚫고 도착한 수성구에는 그곳보다 몇 배가 넘는 듯한 수의 학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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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의 출발은 범어 SK VIEW였다.
범어 SK VIEW
(09.02~/실거래가_113AD㎡:10억 5천(23.10))
(장점)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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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VIEW에서 경신고 방향으로 나와서 학교 후문 쪽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갔는데,
학교 앞에 "전국 수석 000, 대구 수석 000 축하합니다!"부터 시작해서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입상 등 재학생의 다양한 실적들을 플래카드로 홍보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우선, 전국 수석을 배출했다는 게 신기한 건 둘째치고
재학생이 쇼트트랙, 피겨 등 어찌 보면 엘리트 체육이라고 할 수 있는 종목의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에서
여긴 대구 부자 동네가 맞구나! 싶었다.
그 이유는,
요즘은 잘 모르겠으나, 내가 고등학생 때 밴쿠버 동계 올림픽(2010)에서 수상한 쇼트트랙 선수들을 보고
'쇼트트랙 배우는데 얼마나 들까, 그리고 동계훈련 등 강습비 외로 드는 돈은 또 얼마일까?'
궁금증이 생겨 알아봤는데 꽤나 큰 금액이었던 걸로 기억나기 때문이다.
여튼 아이스 종목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돈 많은 집 자제라는 뜻이고,
물론 될성부른 떡잎이었기에 입상까지 할 수 있었겠지만,
그때까지 아이를 서포트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여유가 있는 집이기에 가능하다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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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고 후문을 지나 다음 방문한 단지는 범어 힐스테이트 였다.
범어 힐스테이트
(20.12~/실거래가_110㎡:14억 3천(23.11.))
(장점)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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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학원가 핵심 두 개 단지를 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첫 번째, 이 동네 자체가 평지가 아니란 사실! 아파트 단지 내부 공간을 나와서 경신고 근처로 갈수록 오르막이고 골목이 굉장히 많았다.
->동네 자체에서 부촌 느낌이 풍겨 나오진 않았음. 내가 생각하는 부촌의 조건 첫 번째는 평지이기 때문
두 번째, 이런 곳에 학원이 있다고? 싶을 정도로 골목골목 학원이 들어가 있음
->심지어 한국사, 과학 등 국영수 외 전문 단과학원이 존재함. 그것도 많이.
교육열이 그만큼 대단하고, 주요 과목 외에도 학원을 보낼 만큼 여유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피씨방은 단 한 군데도 못봤다ㅋㅋ,,,이 동네 애들 어디서 노나?
세 번째, 유모차가 안 다님->임장 당시에 유모차가 돌아다니는 걸 한 번도 못 봤다.
그 당시에는 '이 동네는 신혼부부, 미취학 자녀가 있는 부부가 많지 않다.' 라고 단정지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임장 당일 굉장히 추웠기 때문에 나갈 일이 있으면
굳이 유모차에 태워서 애기를 데리고 다니기보다는 차에 태워 나갔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좀 더 확장하면 가구당 차가 2대씩은 있으니 남편은 차 타고 출근하고,
아내는 굳이 추운 날 유모차보다는 차에 태워 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것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니 부자 동네란 자그마한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임장하면서 유모차에 태울만한 나이의 아이는 아니었지만, 아이 엄마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테슬라에 태워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걸 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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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들과 수성구를 지나 만촌으로 이동 후 도착한 세 번째 단지는 만촌 자이르네 였다.
만촌 자이르네
(23.01~/실거래가_107A㎡:10억 2천(23.12))
(장점)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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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촌 자이르네는 새 아파트라서 깨끗한 느낌이 드는 게 좋았다.
그 외 크게 인상 깊었던 건 없다. 아! 조원들과 택시 기다린다고 아파트 입구에 모여있으니(8명)
경비 선생님이 다가와서는 뭐 하고 있냐고 추궁했다ㅋㅋ이런거 처음 겪어봐서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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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을 끝마치고 조원들과 함께 택시로 이동하면서
조장님이 택시 기사님께 수성구에 관한 이야기로 말을 건네셨다.
택시 기사님과 이야기하면서
대구는 고등학교가 평준화되어 있어서 뺑뺑이로 진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왜 사람들이 수성구 학원가로 몰리는지 더 이해가 갔다.
평준화돼 있으니 고등학교 배정은 집 가까운 곳으로 날 것이기 때문에
경신고로 진학하려면 그 주변에 무조건 살아야 하는 것이다.
교육열이 높은 부모들이 그 주변으로 모여드니 학원가는 더 번성하고 더 번성한 학원가는
컨설팅이며 논술이며 더 세분화되고 세분화된 사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다시 경신고로 가서 좋은 성적을 내고
그 아이들은 다시 학교의 실적이 되어 그 학교를 희망하는 학생을 더 많이 만들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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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 이후 조원들과 임장에 대한 소감과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곳은 투자로는 좋은 곳이지만, 살고 싶진 않다." 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물론 어느 정도 동의는 하면서도 난 이곳에 살아도 괜찮겠다 란 생각이 들었다.
내 애가 성장할 때는 이곳에서 살고 고교 졸업하면 바로 떠날 곳.
애를 여기서 키울 수 있을 정도의 자산을 만들어 봐야겠다란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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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걷는 걸 좋아하고 꽤나 잘 걷는 편이며
지리를 좋아해서 새로운 동네 가서 간판 구경하기, 아는 동네 가면 새로운 길 찾기, 지름길 찾기 등을 즐겨 하는데
이번 임장을 하면서 '난 임장과 친해지기 쉬운 인간상이구나' 란 생각을 했다.
이전처럼 간판 구경하고 끝내고, 새로운 길 찾고 끝내고, 무지성으로 걸어 다닐 게 아니라
생각을 하고, 목적을 갖고, 목표를 생각하며 걸어다니면 그게 임장이 될 것 같다.
임장을 어떤 의무처럼 하지 않고, 취미생활처럼 녹여서 할 수 있도록 나 스스로를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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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임장으로
조원들과 소소한 이야기도 하고, 들으며 함께 임장을 다니다 보니
혼자 다녔으면
느끼지 못했을 것들을 느끼고,
보지 못했을 것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은 힘이 됐다.
조원들이 핫팩이며 다과며,, 차량 이동까지,,, 너무나 감사하게도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갑니다
이 문장을 너무나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
조원들 덕분에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임장이었다.
댓글
오 조모임, 임장 후기 너무 자세히 잘 적으셨네요 처음인데 엄청 자세히 잘 보시고 본인 생각을 잘 담으신 것 같아요. 임장 잘 맞는 성격이라니 대단하시네요 ㅎㅎ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와~~ 후기 왜이리 잘 적으셨나요? 이건 수익률 보고서에 들어갈 내용인데요??? 후기 보며 다시 한번 임장 때의 느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