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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의 관계는 아빠의 말투에서 시작됩니다
김범준

어렵다. 아이들과 사랑하고 싶지만 그게 만만찮다.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것이 사랑이라는 건 안다.
사랑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사랑하는 대상이 생겼을 때 내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쓰고,
내 에너지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소모한다.
그런데 이렇게 사랑을 표현할 때 문제가 생긴다.
아이들의 취향과 선호를 생각하지 않고 아빠의 선택만 옳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감성을 아빠의 지성보다 우선해야 한다.
사랑이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주는 것이니까.
세상이 변해도 절대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어떤 순간에도 아빠는 자녀의 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끝까지 자녀의 손을 놓지 않는 건 아빠로서, 부모로서 의무다.
물론 아이와 함께하는 길고 긴 시간 속에서, 아빠의 기대감이 무너지는 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섣불리 포기라는 말을 꺼내지는 말자.
아이들은 믿고 기다려주면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줄 아니까.
현명한 아빠는 해야 할 말이 있기에 말을 하며 말을 할 때도 예의를 갖출 줄 안다.
엉터리 아빠는 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에 말을 할 뿐 예의를 갖출 줄도 모르고, 상황도 고려하지 않는다.
나는 엉터리 아빠였다.
아빠와 자녀의 관계는 이해가 아닌 인정의 영역이라는 말이 있다.
‘1 + 1 = 2’를 알아채는 건 이해요, ‘1 + 1 = 3’을 받아들이는 건 인정이다.
진심으로 ‘나와 네가 다르다’라는 것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게 맞다.
내 기대와 다른 자녀의 규칙까지 인정하는 것이 진정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다.
현명한 아빠는 해야 할 말이 있기에 말을 하며 말을 할 때도 예의를 갖출 줄 안다.
엉터리 아빠는 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에 말을 할 뿐 예의를 갖출 줄도 모르고, 상황도 고려하지 않는다.
나는 엉터리 아빠였다.
한 그루의 나무로 수만 개의 성냥개비를 만들 수 있지만 수만 그루의 나무를 불태우는 데는 성냥개비 하나면 족하다.
아빠가 아이에게 가하는 체벌이 바로 그 성냥개비와 같다.
아이에게 당근을 핑계로 체벌이라는 채찍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
그런 채찍은 누구에게도 필요치 않다.
아이에게는 오직 당근과 부드러운 훈육만이 필요하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안심하고 기대어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아이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는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피난처가 되어야 한다.
그런 아빠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될 줄 아빠도 몰랐어. 다음에는 함께 이야기해보자.”
“아빠의 말이 늘 옳은 건 아니야. 네 생각이 더 나을 때가 많아.”
“너라면 어떠했을 것 같아. 아빠의 말은 그저 참고만 하렴.”
나는 왜 이 말들이 그토록 어려웠던 걸까.
아이가 도둑질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때린 것도 아니다.
나쁜 말을 쓴 것도 아니요,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말투일 뿐인데 그건 기다려주면 언젠가 좋아질 것이다.
격려하지는 못할망정 이상한 아이 취급을 해서야 되겠는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빠만 잘하면 된다. 끝!
아들이 평안해질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지켜볼 것.
그런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이야기 속 아빠의 모습에서 다름 아닌 내가 보였다.
아이가 버릇없는 말투로 말했다고 꼬투리 잡아서 얼마나 화를 냈던가.
오늘부터는 좀 더 기다려주리라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아이들은 내게 항상 기쁨이었습니다.
단 한 번도 슬픔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그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이었습니다.
단지 아빠의 왜곡된 욕망이 아이들을 가끔 미워 보이게 했습니다.
그때 아빠인 나는 참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막되어 먹은 말투와 행동이 아이들을 향했습니다.
그게 정말 후회됩니다.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아이를 똑똑하게 키운다’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이 말의 본래 뜻은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이로
키운다는 의미겠지만 어떤 이들은 단지 아이의 성적을 올리겠다는 뜻으로 이 말을 사용합니다.
저 역시 그런 의미로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고 있다고생각했습니다.
이제 그런 생각, 버릴 겁니다.
있는 그대로 행복덩어리인 아이들을 좀 더 좋아하고 또 사랑하겠습니다.
늦은 시간, 깊은 잠에 빠진, 예쁘기 이를 데 없는 아이들 셋을 보면서 저는 오늘도 하루를 잘 보냈음에 만족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라는 말이 있던데, 솔직히 눈에 넣으면 아프긴 할 것 같지만, 넣으라면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사랑합니다.
그런데 나는 ‘아빠다운 아빠’가 되긴 된 걸까요?
아직도 멀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씩 더 나아지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바라봤을 때 100퍼센트 완벽한 아빠는 아니지만 100퍼센트 완벽하게 사랑하는 아빠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겁니다.
지금까지는 사랑하는 법을 몰랐기에 말투도, 행동도 엉망이었지만 이젠 조금 알았으니 지금부터라도 잘 사랑하겠습니다. 아이들이 아빠의 반성문을 받아주기만 한다면.
지금 아니, 언젠가 아이들이 아빠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 유쾌하지 않은, 아니 거추장스러운 그 무엇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움이 생길 때 도움을 청하고 싶은, 기쁜 일이 생겼을 때 함께하고 싶은, 그런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랬으면 합니다.
제게 남은 마지막 꿈입니다.
책의 느낌표
'한 그루의 나무로 수만 개의 성냥개비를 만들 수 있지만 수만 그루의 나무를 불태우는 데는 성냥개비 하나면 족하다.'
아이와의 관계에 어려움이 느껴지는 육아 난이도 극상의 사춘기와 갱년기의 시간.
책을 읽는 내내 이렇게 뜨금하고 반성하면서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겨갔다.
'그래 이러면 안되지' 생각이 들었고
'이건 좀 심했네... 나는 이정도는 아닌데... ' 하며 위안삼으로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인지하지 못했을 나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북리뷰 #아이와의관계는아빠의말투에서시작됩니다 #김범준
댓글
이렇게 바로 읽으시고 후기까지!! 역시 빠르십니당👍👍 말 한마디가 중요한데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당~좋은 말하고 좀 더 기다려줄 수 있도록 힘내봐야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