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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9. 2025년, 다시 한 번 적극적인 투자를 해 보니...

25.11.01

(지난 편에 이어서)

 

30대 직장인 부부의 경제적 자립기 

#9. 2025년, 다시 한 번 적극적인 투자를 해 보니

 

2024년 가을부터 나와 아내는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지난 편에서 공유한 내용을 기반으로 S&P500을 추종하는 국내 ETF 중 거래량이 많으면서도 총 거래비용이 저렴한 TIGER S&P500에 중점적으로 우리의 소득을 바꿔넣기 시작했다. 연금저축펀드에서부터 IRP, ISA에 순차적으로 납입한도를 채워나갔다. 첫 분기 배당금 액수는 적었지만 뿌듯함의 크기는 컸다. 

 

우리에게 성실히 돈을 벌어다 주는 ‘에센피’ 직원이 생겼구나

 

2024년을 마무리하며, 나와 아내는 우리의 비전보드에 자본 목표를 '순자산'과 더불어 '현금흐름'을 함께 기입했다. 현금흐름 목표를 바라보며 나는 다시 한 번 더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할 시기임을 느꼈다. 

 

 

나의 투자 원칙 중 하나는 신용대출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었다. 신용대출은 역전세 등 급박한 이슈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껴놓아야 할 카드였다. 대신 전세대출과 회사대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곰곰히 생각해 본 뒤 아내와 의논한 우리는 첫 신혼생활을 누린 분당 정자동을 떠나 이사를 가기로 했다. 

 

당시 기존 전셋집에 깔려 있는 우리의 시드머니는 꽤 많았다. 처음 전세대출을 받으며, 아내의 ‘빚은 빨리 갚아야 해’ 의지에 따라 조금씩 전세대출을 갚아왔던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돈들이 우리를 위해 조금 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자산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물론 나와 아내 모두 첫 신혼집이었던 정자동에 많은 애정이 있었다. 이곳에서 우리의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부동산 임장도 다니며 저축과 투자를 병행했다. 다양한 지인들과 동네에서의 추억을 쌓기도 했다. 그렇지만 다양한 곳에서 살아봐야 우리 부부가 나중에 외국에서 살다가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살아보고 싶은 곳을 조금 더 쉽게 정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결혼 3년 차 부부로서 아내는 이제 나의 선택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그 때에도 우리의 선택이 분당이 된다면 우리 부부의 첫 촉이 정말 좋았던 것이겠지’, 우리 부부는 웃으며 이렇게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회사의 사내 복지기금 대출과 시중은행 전세대출을 활용해 전세 보증금을 오롯이 마련할 수 있었다. 그만큼 여유가 생긴 우리의 기존 현금은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었다.

 

17년 차 오피스텔에 살았던 우리 부부는 다음 이사 갈 곳으로 준공 10년 이내의 오피스텔들을 범위로 매물을 알아봤다. 이외에는 첫 신혼집을 구했을 때와 기준은 동일했다.

 

 1. 아내의 직장인 강남역까지 대중교통 35분 이내일 것

 2. 치안이 양호하고 도보로 이용 가능한 자연 인프라(천, 공원)가 있을 것

 3. 문화 인프라(카페, 음식점, 영화관 등)도 충분할 것

 4. 증층 이상, 뷰가 트여 있을 것

 

기준이 명확하기에 후보군은 금방 좁혀졌다. 연초부터 여유 있게 임장을 다녔다. 서초구 신원동 청계산입구역, 강남구 개포동 양재천 인근, 송파구 문정동 장지역, 중원구 태평동 태평역, 수정구 창곡동 남위례역,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 등 우리 부부가 직접 방문해 데이트도 할 겸 매물도 볼 겸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이번 임장은 투자요소를 빼고 보면 되기에 조금 더 마음이 가벼웠다. 이 중 우리가 선택한 곳은 송파구 문정동의 오피스텔이었다. 인근의 풍부한 카페, 음식점, 영화관, 대형마트, 백화점이 가장 강점이었고, 안전한 동네 분위기에 천과 공원이 근접한 것도 우리 부부에게 맞았다. 매물 또한 고층이면서 탁 트인 전망이었고,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과 역이 도보 거리에 있었다.

 

이사를 마치고 며칠이 지났을까. 조금씩 우리의 투자금을 주식에 넣고 있던 중에 시장은 거대한 파고를 맞았다.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 보호’라는 명분 아래 중국·유럽연합·한국 등 주요 무역 파트너국에 대한 강도 높은 관세 인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 철강,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등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품목에 대해 최고 25% 수준의 수입 관세를 부활시켰다.

 

이는 곧바로 시장에 반영됐다. 나스닥, S&P500, 다우지수 등 주요 지수가 한순간에 20% 이상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장중 15% 이상 폭락하는 날이 잇따랐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트럼프 쇼크 2.0’이라는 말이 돌았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진짜 불황의 시작”, “2020년대판 닷컴버블 붕괴” 같은 비관론과 함께, "이때가 기회"라는 낙관론으로 들썩였다. 

 

투자를 조금 더 신속하게 해야 할 때라고 느꼈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시대는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화폐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은 기본 전제제를 깔고 있다. 이 중 전 세계 대부분의 무역과 금융 거래는 ‘달러’로 이뤄진다. 미국은 자국 통화를 전 세계가 받아주는 ‘기축통화국’이다. 미국이 돈을 찍어도 다른 나라들이 그 달러를 받아주기 때문에, 위기 때조차 달러는 ‘신뢰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게다가 미국에는 애플, 구글, 테슬라 같은 세계적인 혁신 기업들이 있고, 젊고 역동적인 이민자들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금융 시스템도 실패를 포용하며 다시 도전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결국 이런 구조는 미국 시장이 일시적으로 흔들려도, 장기적으로는 다시 상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우리는 기존에 개설해 둔 연금저축펀드, IRP(개인형 퇴직연금), ISA(비과세 투자계좌), 직투 계좌를 기반으로 정해놓은 포트폴리오 비중만큼 ETF 매수를 신속하게 투입했다.

 

이와 함께 회사의 퇴직연금을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했다. 그 계좌 또한 지수 ETF를 성장과 배당의 밸런스를 맞춰 투자했다. 그제야 퇴직연금은 ‘회사에서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미래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 5월이 되자 우리 순자산의 5% 만이 금융자산이었던 연초 포트폴리오에서, 4월이 마무리되자 우리의 금융자산은 순자산 비중 35% 수준까지 올라왔다. 아내와 나의 월급과 이따금씩 들어오는 프로젝트 수입은 고스란히 이 비중을 조금씩 높여주고 있었다.

 

과거엔 ‘얼마를 모았느냐’가 중요한 지표였다면, 이제는 ‘어디에 얼마나 나눠져 있느냐’, ‘그 자산이 어떤 리스크와 수익률을 가지느냐’가 우리 부부에게 훨씬 중요해졌다. 

 

우리가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살아갈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도전적인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더 많은 공부와 타이밍을 재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생 이어 나가야 하는 투자라면, 우리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만한 적정한 수익률을 기반으로 우리 삶을 즐기면 것이 우리 부부가 선택한 장기 투자의 방법이었다.

 

올 한 해 동안 부동산과 미국, 한국 주식 시장 모두 급속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모두가 웃는' 시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목표를 이루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방향과 방식에 대한 우리 부부만의 확신이 있기에 묵묵히 투자를 병행해 올 수 있었다.

 

포르투갈 여행을 통해 우리 부부는 원하는 삶을 어렴풋이 그려보게 되었다. 그리고 부동산 임장과 주식 공부를 통해 조금씩 구체화해갔다. 우리에게 필요한 시점마다 필요한 지식들을 채우고 실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올 한해 목표 순자산을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런 활황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 부부만의 투자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가고, 우리 부부의 근로소득을 꾸준히 자산으로 바꾸어 나간다면,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한 2028년까지의 과정은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댓글


탑슈크란
23시간 전

꾸준함을 기본으로 그안에서 다양한 선택과 도전이 있네요. 그 기반은 미리미리 준비하고 공부한 것에서 온 것으로 보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빅퓨처
23시간 전

이야기로 들으니 와닿는 부분이 있네요.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스테디킴
22시간 전

부부가 뜻이 맞이 함께 투자 활동을 한다는 것이 참 복인 것 같습니다. 경제적자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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