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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셀러 도전하시는 많은 분들의 선택, '대량등록' 정말 답일까요?

2시간 전

대량 등록, 정말 답일까요?

 

온라인 셀러로 5년을 활동하며 수많은 초보 셀러들을 만났습니다. 그중 상당수가 대량 등록을 하고 있거나, 

과거에 시도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하루 200~300개 상품을 프로그램으로 올리며 "하나만 걸려라"는 심정으로 임하는 이른바 '아무거나 팔기 작전'입니다.

 

만약 제 가족이 대량 등록을 하겠다고 한다면, 저는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라도 말릴 것 같습니다. 

이 글을 통해 왜 대량 등록이 장기적으로 셀러에게 득이 되지 않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플랫폼 매출의 두 가지 방식

 

쇼핑 플랫폼에서 매출을 내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키워드 경쟁입니다. SEO에 따라 상품을 잘 등록하고, 특정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상위 노출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대부분의 셀러가 이 방법에만 집중합니다.

 

둘째, 행사구좌 진입입니다. 타임딜, 골드박스, 기획전 같은 특별 섹션에 상품을 노출시켜 폭발적인 매출을 일으키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행사구좌는 보통 쇼핑 플랫폼의 MD가 직접 선정합니다.

 

대부분 처음에 셀러를 도전하시는 분들은 쇼핑몰의 행사 매출 방식을 잘 알지도 못하시기 때문에 고려를 전혀 하지 안흡니다. 그래서 카테고리도 중요하지 않고, 프로그램으로 마구잡이로 상품을 올립니다. 

물론 이 방식으로도 매출을 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MD와의 소통, 왜 중요한가요?

 

모든 쇼핑몰에는 카테고리별 담당 MD가 있습니다. 스포츠 MD, 인테리어 소품 MD, 뷰티 MD, 생활용품 MD 등 각자의 전문 영역을 갖고 있습니다.

 

MD는 당연히 해당 카테고리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셀러를 행사에 넣고 싶어 합니다. 

좋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셀러, 해당 카테고리의 상품군을 다수 제안할 수 있는 셀러를 선호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판매한 캠핑용품 하나가 잘 팔려서 스포츠 MD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다른 유사 제품까지 포함해서 행사 제안해주세요." 

하지만 여러분이 캠핑용품 전문 셀러가 아니라 대량 등록으로 우연히 그 상품 하나가 걸린 것뿐이라면 어떨까요? 

다른 경쟁력 있는 상품이 없다면 어떻게 제품군 카탈로그를 만들어 제안할 수 있을까요?

 

MD가 애써 연락을 줘서 그 셀러를 키워주고 싶어도, 

셀러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쇼핑몰들은 왜 기획전이나 메인 구좌를 따로 만들까요? 

 

단순히 판매량 순위만 보여준다면 쇼핑몰마다의 색깔이 보이지 않습니다.

컬리는 프리미엄 식품전이나 뷰티 기획전을 메인에 배치합니다. 오늘의집은 젊은 감각의 신진 브랜드를 키우기 위한 기획전을 운영합니다. 이러한 섹션 구성은 쇼핑몰이 지향하는 방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자리입니다.

판매 수량으로 탑10에 들지 못해도, 기획전 성격에 맞다면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량 등록으로 상품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이런 행사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도대체 MD와 어떻게 연락하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MD의 KPI는 자기 카테고리의 매출을 올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잘될 것 같은 셀러를 키우는 게 MD의 역할이고, 매출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무조건 연락이 옵니다.

하지만 연락이 왔을 때 대화가 통하려면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인테리어 소품 MD가 연락했는데 인테리어 소품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놔야 대화가 됩니다. 

 

"지금 이 상품만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상품도 소싱할 예정이고, 좋은 상품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MD들은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인연입니다. 그들은 이직을 해도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이동합니다. 쿠팡에서 네이버로, 네이버에서 쿠팡으로, 쿠팡에서 알리로. 결국 같은 풀에서 움직입니다. 따라서 MD와 소통할 수 있는 전문성을 키워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사가 진행되면 플랫폼 내 트래픽 모으기는 쇼핑몰의 역할이지만, 외부 홍보는 셀러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뽐뿌나 맘카페 같은 곳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것입니다.

 

제 경우 MD가 좋은 구좌를 잡아주면, "감사합니다. 바이럴 마케팅 진행했고 조회수 이만큼 나왔습니다. 저도 이만큼 노력했습니다"라고 정리해서 보내드립니다. 쇼핑몰의 MD와 셀러는 협업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일단 뿌리고 잘되는 거 키우면 안 될까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질문하십니다. “아직 초보니까 천 개, 만 개 뿌려놓고 그중에서 잘되는 게 걸리면 그때 공수를 들이면 안 될까요?”

이것은 의미 없는 디지털 노가다입니다. 왜냐하면 잘되는 SKU가 나타나도 결국 썸네일, 상세페이지를 바꿔주는 등 재가공을 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두 번 일을 하는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재권 이슈입니다. 프로그램으로 아무 생각 없이 상품을 올리다 보면 타인의 상표권, 저작권, 디자인권 등을 침해하는 상품을 무심코 등록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나중에 계정이 정지되거나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실수로 그동안 쌓아온 계정과 신뢰를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량 등록으로 키워진 상품은 언제든지 가격 비교나 아이템 위너로 묶여서 가격 경쟁에 다시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내가 들인 공수가 쌓이지 않는 방식입니다. 네이버에서는 가격 비교 카탈로그로, 쿠팡에서는 아이템 위너로 묶이면 100원, 200원씩 계속 깎으며 서로 다 망하고 쇼핑몰만 좋은 결과를 낳습니다.

 

CS의 문제

 

대량 등록은 CS 관점에서도 문제가 많습니다. 담당해야 하는 카테고리가 많아지면 CS에서 숙련도를 쌓기 어렵습니다. 어느 날은 외장하드를 설명하고, 어느 날은 티셔츠를 설명하고... 전혀 모르는 상품에 대해 갑자기 질문이 오면 셀러도 당황하고 고객도 당황합니다.

 

그래서 많은 셀러들이 전화를 아예 안 받고 문자나 네이버 톡톡으로만 상담하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가격 통제가 안 되는 상품은 죽은 상품입니다

 

대량 등록은 카탈로그 매칭이 될 수 있고, 그것의 종착지는 가격 경쟁입니다. 문제는 가격 경쟁에서 초보자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대량 등록은 대형 유통사나 SKU가 자잘하게 많은 제조사들이 박리다매로 물건을 뿌릴 때 하는 방식입니다. 초보 셀러가 갓 시작해서 프로그램 익히면서, 돈까지 내면서 하는 것은 돈도, 노력도, 시간도 너무 아깝습니다.

가격 통제가 안 되는 상품은 상품으로서 가치가 없습니다. 가격 통제가 돼야 행사구좌에도 들어갈 수 있고, 광고도 돌릴 수 있고, 브랜딩도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진하게 파세요

 

저는 여러 번 말씀드립니다. "사과 하나를 팔아도 진하게 팔았으면 좋겠습니다."

SKU를 늘리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하나의 SKU라도 정통하셨으면 합니다. 이 사과를 판매하는 다른 판매자들은 어떻게 파는지, 썸네일은 무엇인지, 상세페이지는 어떻게 하는지, 광고와 외부 마케팅은 어떻게 하는지, 더 좋은 방식은 없을까 고민하시면서 한 카테고리 안에서 상품을 늘려가시길 바랍니다.

 

한 카테고리 안에서 상품이 풍성해지고 매출이 올라가면, 그때 MD와 소통해서 행사구좌도 넣어보시고, 브랜드도 하나 만들어서 박스에 찍어보시며 브랜딩도 해나가시면 됩니다.

 

전문 카테고리 안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소싱력도 좋아진다는 의미입니다. 

공급처 확보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이 셀러의 진짜 경쟁력입니다.

 

대량 등록은 결국 최저가 경쟁으로 빠지기 쉽고, 그렇게 되면 셀러의 노력과 시간이 아깝습니다.

근본적으로 쇼핑 플랫폼들은 아무거나 팔기 작전을 하는 셀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품 등록 개수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한 분야 셀러가 되어야 MD들과 소통할 수 있고, 그래야 다음 스텝이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진짜 재밌게 팔 수 있는 셀러가 되시길 바랍니다. 행사에도 넣어보시고, 콘텐츠도 만들어보시고, 제품에 대한 스토리를 고민해보실 수 있는 그런 셀러 말입니다.

 

 


댓글


탑슈크란
1시간 전N

선택과 집중이 판매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셀러의 성장을 돕는다는 사실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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