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신청 가능한 독서모임
26년 2월 돈버는 독서모임 - <돈의 대폭발>
독서멘토, 독서리더

<본>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붕괴된 건물이었다. 기초 공사 없이 층수만 올린 구조물. 겉으로는 반듯하지만,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내부부터 무너지는 건물 말이다.
한스 기벤라트는 머리가 좋고 성실한 소년이다. 마을과 학교, 어른들은 모두 한스를 미래의 자랑으로 밀어 올린다. 그러나 정작 한스 자신은 모범생으로 남고 싶어 하거나 뚜렷한 목표를 가진 인물은 아니다. 그는 본인이 되고 싶은 자신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기대에 떠밀려 움직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스의 삶이 점점 성과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점이다. 신학교에 들어가면서 이러한 압박은 더욱 심해지고, 주변의 억압도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반항적인 친구 하일너와 어울리지 말라는 이유로 교장 선생님이 따로 불러 경고하는 장면은 그 정점을 보여준다.
하일너가 교내에서 사고를 치고 결국 금고형을 받게 되자, 한스는 그를 외면한다. 어른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한스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았던 유일한 사람이 하일너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친구에게 사과한다.
신학교에 들어간 뒤 한스의 삶은 급격히 무너진다. 놀이는 사치가 되고, 쉼은 죄가 되며, 감정은 방해물이 된다. 하일너가 학교를 완전히 떠난 이후, 한스는 더욱 빠르게 붕괴된다. 성적은 떨어지고, 우울은 깊어지며, 삶의 방향을 잃은 채 결국 사회에서 밀려난다.
마지막의 비극적인 결말은 책의 제목과 맞물리며, ‘내 삶을 내가 잡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더욱 선명하게 느끼게 한다.
<깨>
“아무튼 지치지 않도록 해야 하네. 그러지 않으면 수레바퀴 아래 깔리게 될지도 모르니까.” - 146p
→ 이 대사가 충격적이게도 한스 학생에게 교장 선생님이 하는 말이다.
아이들이 공부 경쟁 속에서 몇 명쯤 망가지는 건 불가피하다, 그래도 교육이라는 수레바퀴는 굴러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깔리는 아이가 나오는 건 개인의 문제이지 시스템의 문제는 아니라는 취지, 그러면서 그 밑으로 깔리지 않도록 경고한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문장이라고 느꼈다. 누군가는 탈락할 수밖에 없고, 그 책임은 개인에게 돌아간다는 태도.
<적>
이 책이 나에게 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남의 시선’에 대한 경계다. 남이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든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냐 모르냐인 것 같다.
댓글
강아지냠냠님에게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