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과 식사하며 느낀점 [하루쌓기]

25.12.19

 

안녕하세요

 

나와 타인을 함께 위하는 삶을 살아갈 하루쌓기입니다.

 

오늘은 회사에 있었던 일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별 일 아니지만 꼭 스스로를 위해 돌아보고 마침표를 찍어야 겠다고 생각하는 마음에 그리고 월부를 많이 좋아하는 마음에 글을 남겨 봅니다. 

 

인간관계

 

저는 한 회사에 근속하고 있는 15년차 직장인입니다.

선천적인 성격이 하나 밖에 모르는 외골수 적인 면이 많았던 터라

저는 첫사랑과 같은 지금의 회사를 정말 많이 애정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시야가 조금씩 확장되고

성공경험에 따른 에고의 크기와 강도가 세지면서

회사에 많은 부분들에 불만을 가졌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불편한 감정의 극에 달했을 때 선택한 대안이 월부였고

그러한 시간도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저는 원래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밥을 먹지 않습니다. 

관계에 대한 부분을 어느 정도 포기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최소한의 것을 지키고 관리하면

회사생활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 섰고,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해 저만의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점심시간에 샌드위치를 사먹지만

과거에는 집에서 고구마를 챙겨와서 먹었었고

회장님도 그러한 사실을 알기에

저와 밥 먹자는 이야기를 잘 안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특별하게 약속이 있는지 미리 여쭤 보셨고

저는 반드시 응해야 하는 자리임을 직감하고 회장님과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하기 전 용건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연말이라 매출을 정리하는 시점이고 인사에 변동이 있는 시기입니다. 

 

회사에서 나에게 줄 것이 있으면 응당 나에게 요청할 것이 있을 것이고

또는 저의 실적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 받았다면 그에 관한 질책이 있을 겁니다.

 

저는 직감적으로 후자보다는 전자에 가까울 것 같다는 느낌을 갖고

식사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다행히 일 이야기는 많이 없었습니다. 

주로 회장님의 생각과 근황에 관해 여쭈었고

저에게 벽을 쌓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씀하려고 하시려는

회장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말씀하신 저의를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으나

회장님께서는 저에게 인간관계에 관해서 많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1. 과거 A대학교 부회장 출신이 학생운동을 하다가 잡혀서 감옥이나 징병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군면제 대상이서 해외로 도피하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이후 민주화가 되면서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왔는데 당시 같은 학교에서 회장을 했던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되면서 대사관 자리에 임명되었다. 이후 아주 편하게 잘 살았다.

 

2. 세상은 공평하지 않은 것 같다. B대학교 부회장출신 갑은 우리나라 국무총리까지 지낸 유명한 사람인데, 같은 대학교 회장 출신인 을은 중학교 선생님이 됐다. 그런데 갑이 교육부장관 시절에 교사들 정년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을이 당시 교사들을 주도하여 반대 운동을 주도했고 갑은 얼마되지 않아 장관에서 사퇴했다. 이후 을은 교총회장을 역임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했는데, 지난 시절 갑을 물 먹인 이유로 선거운동에서 집중공격을 받아 최종 낙마했다. 

 

3. 예전에 본인의 고등학교 선배가 우리 회사에 일감을 몰아줄 수 있는 대기업 전무로 임명 받아 우리 회사를 도와주겠다고 제안 했는데, 본인은 사업에 감이 없어서 그 제안을 거절했다. 

 

회장님은 70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굉장히 섬세한 감각과 더불어

예민함과 기민함을 유지하고 계신 분이며

모든 말에 의미를 담고 이야기를 하시는 타입입니다. 

 

위의 이야기가 제게 어떤 저의를 갖고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별 뜻 없는 수다에 가까운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는 앞으로 펼쳐질 일을 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결국 사람을 끌어주는 건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너바나님께서 열반기초 강의에서 말씀해 주신

나의 주변 사람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한다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과거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에서 읽었던

안테암불로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과거 미숙한 마음으로 회사에 대항하고

불편한 마음을 여과 없이 표출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고도 이 회사를 다니는게 다행일 정도로 반항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러한 행동이 옳지 못한 행동이라는 것을 압니다. 

 

내 스스로가 자립하기 위해서는 나의 후원자, 

나를 돌봐주는 사람에게 예를 다하며, 

그 사람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래야 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성공하는 사람들의 법칙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아닐까 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아직 경제적 독립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급여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항상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나에게 최선이 되는 선택을 스스로 결정하며, 

방향을 결정했다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목표에 도달하게 위해

가장 올바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다짐하게 됩니다. 

 

젖은 낙엽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서

그리고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고, 

그 과정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거듭 생각하고 점검하고 조정하며 다시 또 나아가려고 합니다. 

 

저와 함께 해 주시는 모든 인간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며

매 순간 보다 올바르게 행동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그러한 사람입니다.

 

나에 대한 평가

 

회장님께서는 돈을 엄청 아끼시는 타입입니다. 

전체적인 자산의 규모를 알지는 못하나

다주택자이며 작지만 한 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소유주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회사 명의의 정기예금의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높게 받기 위해

만기 때 마다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십니다. 

 

최근까지도 그런 회장님의 모습을 보며

돈을 불릴 줄 모르는, 운 좋게 성공한 졸부라며

속으로 욕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분이 제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자고 하는 것에 놀랐습니다. 

 

저와 더 같이 있고 싶으시구나, 아직 하실 말씀이 남았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굳이 카페를 갈 이유는 없었습니다.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해도 되고

사무실에 가서 이야기를 더 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께서 오늘 제게

그 동안 회사에서 일을 제일 열심히 해 준 사람 중 한 사람이 저 라며,

고맙다고, 올해도 고생 많았다고 격려를 해주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칭찬에 놀라기도 했고, 

동시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자동적으로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세세한 이야기를 하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팩트는 올해 회사에 넣은 인풋은

평년에 반도 안 되는 것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뀐 것이 있다면

중요하지 않은 많은 일을 위임했고,

정말 중요한 일에 관해서는

집중해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중간에 대표이사님께서

어떤 장난을 쳤는지 대략적인 감이 왔지만

결국 매출에서 큰 벗어남이 없었고

과거부터 쌓아왔던 이미지가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앞으로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해, 

이 안정적인 상황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소위 망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순간 월부콘에서 너나위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앞으로 미련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그 동안에 벌었던 돈을 잃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미련한 행동에는 욕심을 포함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목표로 가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원하는 성장을 위해서는

때로는 극단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나의 욕심에 그리고 전체를 보지 못하고 내린 판단으로

급여에 악영향을 주는 미련한 행동을 절대적으로 지양해야겠다는 생각을

바로 그 자리에서 할 수 있었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투자와 비슷하다는 면이 많다고 생각했고

항상 전체를 보고 나의 위치를 확인하며, 

다시 주변을 돌아보고 상황에 맞는 올바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계속해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이 글을 작성하며 해 보게 됩니다.

 

교육

 

회장님은 손주 이야기를 하시며

자신의 딸이 아들을 교육시킬 때

왠만하면 아이를 터치하지 않는다며

저의 아내가 아이들에게 대하는 태도를

지지해 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준이 매우 엄격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가끔씩 그러한 엄격함을 아이들에게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이성을 잃고 의도적으로 떼를 쓰고 소리지르며

징징거리는 모습을 보면 저는 그러한 점을 절대로 용인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페널티를 부과합니다. 

 

이때 저만의 철칙은 손찌검을 하지 않는 것, 

감정적으로 소리지르지 않는 것, 욕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엇이 맞는 방법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공부를 한 적이 없고 현재의 시간을

그 부분까지 쪼갤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내는 계속 육아와 교육에 관한 책을 읽습니다. 

제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아내가 너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일 때

감당이 안될 정도로 아이들의 행동이 선을 넘을 때였습니다. 

 

직감으로 행동하는 것 보다는 아내와 상의하고

아내에게 자녀교육을 지원하고 또한 아이들과도 최대한 대화하며

아빠의 진심을 전하는 최대한의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 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마무리

 

글을 적고 나니 한결 기분이 낫습니다. 

생각이 정리됐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행동의 방향성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1)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때까지는 나를 돌 봐주는 후원자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항상 겸손하고 모든 인간관계를 존중하며, 특히 나에게 중요한 사람의 안녕과 신뢰는 목표로 가기 위한 없어서는 안 될 필요 조건이다.

 

2) 망하지 않는 선택은 직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항상 크게 보고 다시 작게 좁고 나의 위치를 파악하고 게임의 룰을 명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내가 행해야 할 중요한 일들을 선별하고 집중한다.

 

3) 바람은 태양을 이길 수 없다.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은 존중이다. 서로 좋아하고 신뢰하는 감정을 잃지 않고 솔직한 모습으로 대화할 수 있다면 가족과의 관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원리는 모든 관계에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보다 올바르게 성장하는 하루쌓기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햇파사
25.12.19 19:11

하루님 너무 멋진 분과 함께 하신 귀중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스스로 돌아보게 되네요. 요새는 직장도 유리공이더라구요. 잘 닦아서 마무리할때까지 반짝반짝한 직장생활 되시기를! 화이팅입니다!!

윤이서
25.12.19 19:14

망하지 않는 선택, 그안에는 욕심도 포함.. 쌓기님 회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든 생각들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사에서도 너무 젖은 낙엽이 되지 말아야겠어요!

횰럽
25.12.19 19:23

싸키님 글 읽자마자 단숨에 몰입해서 읽었어요♡ 싸키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회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통찰에 대해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