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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투자 후기 서울시 은평구] 드디어 1호기 깃발 꽂았습니다! (feat. 커피 한 잔의 나비효과)

17시간 전

 

[아파트 투자 후기 서울시 은평구] 드디어 1호기 깃발 꽂았습니다! (feat. 커피 한 잔의 나비효과)

 

안녕하세요, 월부 생활 3년, 드디어 서울 은평구에 1호기 깃발을 꽂은 제리23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임장과 강의를 들으며 '나도 언젠가는 1호기 투자후기를 쓸 수 있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던 날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게 되니 감회가 정말 새롭습니다.

0호기의 아픔을 딛고,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지난 3년의 여정과 저의 소중한 1호기 투자 이야기를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나누어 보려 합니다. 제 경험이 지금도 임장을 열심히 하고 계시는 동료분들께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프롤로그: 0호기의 교훈과 새로운 시작

"가장 비쌀 때 샀지만, 그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저는 월부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2021년 말, 평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던 와이프의 강력한 권유로 서울 3급지 역세권 구축 아파트를 '0호기'로 매수했습니다. 당시 저희 가족은 과감한 자산 재배치를 감행했습니다. 전세 생활을 정리하고 월세로 이사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실거주가 아닌 투자를 선택한 것이죠.

그때는 소위 '불장'의 끝자락, 전국이 불타오르던 시기였습니다. "지금 사지 않으면 평생 서울에 내 집 한 채 가질 수 없다"는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했고, 저희 가족 또한 그 분위기에 휩쓸려 가격이 싸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전고점을 뚫는 최고가에 매수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은 차갑게 식어갔고, 저는 하락장을 온몸으로 맞아야 했습니다. 매수가는 곤두박질쳤고, 다시 전고점을 회복하기까지 무려 3년이 넘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2025년 중순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 최고가의 명예(?)를 다음 매수자분께 넘겨드릴 수 있었습니다.

비록 투자의 기본 원칙인 '저환수원리(저평가·환금성·수익성·원금보존·리스크)'를 전혀 모르고 감행한 '묻지마 투자'였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입지(한강 접근성, 역세권, 대단지)’라는 본질 하나만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하락장에서도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며 버틸 수 있었고, 결국 시장이 돌아서자 빠르게 가격을 회복했습니다. 현재는 제가 매수한 가격보다 20% 이상 상승하여 우리 가족의 가장 든든한 자산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무모해도 좋은 입지에 시간을 묻어두면 결국 수익이 난다"는 부동산의 본질적인 힘을 0호기를 통해 몸소 체험하며 배웠습니다.

 

2. 시련: 날아가는 매물들과 조급함

0호기의 경험을 뒤로하고, 이후 수도권 전세가율 상승과 투자금 축소를 예상하며 서울과 수도권 3~4급지 위주로 앞마당을 부지런히 넓혀갔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투자금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2024년 중순부터는 눈높이를 낮춰 "내 투자금 규모에 맞는 곳이라도 우선 깃발을 꽂자"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저를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눈을 돌린 서울과 수도권 4~5급지마저 가격이 무섭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매물 임장을 예약하고 가는 날 아침, 혹은 임장 가기 바로 전날 밤에 부동산에서 "죄송합니다, 그 물건 방금 계좌 들어갔어요"라는 문자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눈여겨보았던 괜찮은 물건들이 허무하게 날아가는 것을 수없이 목격해야 했습니다.

“이 흐름이라면 곧 나도 투자할 수 있겠다”는 희망과, “또 놓쳤다. 도대체 이제 어디서 물건을 찾아야 하지?”라는 깊은 좌절이 매일 시소처럼 교차했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지니 투자 기준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평소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40평대 대형 평수, 해가 들지 않는 저층, 내부를 절대 보여주지 않는 '깜깜이' 물건, 심지어 누수 리스크가 있는 물건들까지... '저환수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물건들이 "이거라도 잡아야 해"라며 저를 유혹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월부라는 환경 덕분에 멘토님과 동료들의 냉철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조급함의 마수'에 넘어가지 않고 다시 정신을 차려 원칙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3. 기회: 커피 한 잔이 가져다준 1호기

추석 전에는 무조건 투자를 끝내야 한다는 강박 속에 하루하루 피로가 쌓여갈 때였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습니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지만,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익숙했습니다. 이전에 은평구 매물 임장을 갔을 때 들렀던 부동산 사장님이었습니다.

"사장님, 저번에 사다 주신 커피 정말 잘 마셨어요. 그때 기억나서 전화드렸는데, 정말 괜찮은 물건 하나 나왔는데 보실래요?"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많은 부동산을 다니면서 난생처음으로 빈손이 아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사서 건네드렸던 바로 그 사장님이었습니다. 그 작은 호의가 결정적인 투자 기회로 되돌아온 것입니다.

[1호기 투자 물건]

  • 상황: 네이버 부동산에 이미 올라와 있었던 매물이지만, 호가가 높아 오랫동안 거래가 되지 않던 물건이었습니다. 다들 비싸다고 지나쳤던 그 물건이었죠.
  • 협상 (장부 물건의 비밀): 사장님이 집주인을 끈질기게 설득해 가격을 대폭 다운시키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부동산에 수정된 가격을 올리기 전, 저에게 가장 먼저 연락(속칭 '장부 물건')을 주신 것이었습니다.
  • 컨디션: 이 물건은 조건부 전세 대출 제한이 있는 까다로운 상황에 딱 맞는 '전세 낀 물건'이었습니다. 전세가는 시세보다 낮았지만, 단지 내에서 가장 선호하는 RR(로얄동·로얄층)에 내부 올수리까지 완료된 최상급 컨디션이었습니다.
  • 가격: 매매가는 이전 실거래가보다 조금 더 낮은 수준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세입자가 계약갱신권을 사용하여 만기가 1년 6개월이나 남은 상태였지만, 그 기간 동안 제가 부담해야 할 신용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을 모두 계산해 보아도 충분히 매력적인, 안전마진이 확보된 가격이었습니다.

 

4. 복기 (잘한 점 / 보완할 점)

👍 잘한 점 

  1. 포기하지 않은 끈기와 몰입: 긴 시간 동안 나태해지기도 하고 슬럼프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수도권 규제(10.15 대책)가 강화되기 직전, 간발의 차이로 투자를 성사시킨 것은 끝까지 시장을 떠나지 않았기에 가능했습니다.
  2. 적극적인 현장 누비기: 평일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쉼 없이 매물 임장을 다니며 현장 분위기를 익혔습니다.
  3. 부동산 사장님 내 편 만들기: 단순히 물건만 보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매수 의사를 강력하게 어필하고 작은 성의(커피)를 표시하며 인간적인 관계를 맺은 것이, 결국 아무도 모르는 기회를 잡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 보완할 점

  1. 의사결정 속도: 투자를 결심하고 실제 실행에 옮기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고민하는 시간 동안 좋은 물건들을 놓쳤습니다. 다음 투자 때는 기한(예: 3개월)을 명확히 정해두고 그 안에 승부를 보는 몰입이 필요합니다.
  2. 협상의 기술 (매수 전):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1. 중개수수료: 가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수수료를 확정 지어야 합니다. 돈을 보내고 난 뒤에는 협상력이 급격히 떨어져 네고가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2. 잔금일 조정: 맨처음에 계약일, 중도금, 잔금일 등 주요 일정은 나에게 유리한 스케줄로 먼저 제시해야 합니다. 처음에 정해진 날짜를 나중에 바꾸는 것은 집주인의 동의를 다시 구해야 하기에 정말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3. 비교평가 기준의 유연성: 전고점 대비 하락률이라는 지표에만 너무 의존했습니다. 앞으로 전고점이 의미 없어지는 시장이 오더라도, 매물 자체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절대적인 비교평가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4. 기준 고수: 조급함에 눈이 멀어 저환수원리에 맞지 않는 물건들에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패스하고, 내 물건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5. 투자 전망 예측 금지: 전망하지 말고 현재 상황에 맞는 투자에 집중하기 (매매가가 오를지 내릴지, 전세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아파트 투자의 신도 모른다) 

     

5. 에필로그

이번 1호기 투자를 기점으로 기존의 0호기는 1호기로, 1호기는 2호기로 명명하며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이제 3호기 투자를 위해 수도권 앞마당을 더 넓혀 나가겠습니다.

나의 목표: 순자산 30억 / 총 전세금 20억

나태해지려 할 때마다 묵묵히 임장 가방을 싸고 현장으로 향하는 월부 동료분들의 열정적인 뒷모습을 보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불안해하는 저를 믿고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 준 아내와, 아빠를 늘 반겨주는 사랑하는 소율, 소희에게 깊은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댓글


열꾸
17시간 전

제리님 투자 진짜 고생하셨어요 ㅠㅠ

지니플래닛
17시간 전

우와. 멋져요 제리님!!!! 후기 감사합니다 :)

횽이
16시간 전

제리님~~ 글로 보니 더 뜻깊네요!! 저도 얼른 1호기하고 후기 작성하고 싶습니다 ㅎㅎ 조모임 때 항상 좋은 말씀해주셔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수도권 3호기하는 그날까지!! 또 다시 화이팅입니다!! 3호기도 후기 올려주세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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