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척하지 않는 삶’을 진짜라고 말한다.
솔직해야 하고,
있는 그대로여야 하고,
꾸미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얼마전 큰 화제를 불러왔던 ‘흑백요리사2’ 우승자인 최강록 쉐프가
마지막 요리를 마치고 했던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
"조림을 잘 못하지만 잘하는 척했다.
척하기 위해 살아온 인생이 좀 있었다.
나를 위한 요리에서까지 조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정말 그럴 수 있었을까?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
아무 척도 하지 않고
끝까지 버틸 수 있었을까?
학교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투자자로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며
늘 신경 썼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그래서 먼저 나를 정의해버렸다.
괜찮은 사람인 척,
잘 해내는 사람인 척,
흔들리지 않는 사람인 척.
회사에 들어가서는 더 그랬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는 게 무서웠고,
평가받는다는 사실이 늘 부담이었다.
그래서 포장했다.
불안해도 태연한 척,
모르면서 아는 척,
힘들어도 괜찮은 척.
초심자의 행운으로 수익을 냈을 때도 그랬다.
사실은 운이 섞여 있었는데,
그걸 인정하면
모든 게 무너질 것 같았다.
그래서 실력인 척 했다.
확신 있는 사람인 척 했다.
공부하고,
투자하고,
세입자와 관계를 맺고,
전세 만기가 다가오고,
자금 압박과 시간에 쫓길 때도.
숨이 막혀도,
잠을 못 자도,
그만두고 싶어도
나는 계속 ‘잘해내는 사람’의 얼굴을 유지했다.
그 척이 없었다면
아마 중간에 멈췄을지도 모른다.
‘척’이 나를 속인 게 아니라, 키워왔다는 걸
강의를 준비하고,
코칭을 준비하고,
방송을 준비하면서도
늘 두려웠다.
‘혹시 내가 잘 모르는 걸 들키면 어떡하지?’
‘누군가에게 잘못된 방향을 주면 어떡하지?’
그런데도 나는
계속 준비했다.
계속 공부했다.
계속 기준을 높였다.
지금 돌아보면 알겠다.
잘하는 척을 하기 위해
나는 정말로 잘하려고 애쓰고 있었다는 걸.
우리는 ‘척’을 부정적으로 말한다.
가짜라고,
위선이라고.
하지만 어떤 척은
사람을 망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을 만든다.
불안한 사람이
흔들리지 않는 척을 하며 공부하고,
평범한 사람이
대단한 사람인 척하며 기준을 올리고,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괜찮은 척하며 하루를 버틴다.
그 시간 동안
사람은 조금씩 닮아간다.
처음엔 연기였던 것이,
어느 순간 습관이 되고,
나중엔 진짜가 된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는 천재도 아니고,
대담한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확신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매일매일 애쓰며
한 발씩 걸어온
아주 평범한 투자자였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자
이상하게 마음이 가벼워졌다.
마지막에 들려온 말이
이렇게 들렸다.
“오늘도 수고했다.”
잘난 사람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버텨온 사람에게 하는 말처럼.
혹시 지금
괜찮은 척 하고 있나요?
잘 아는 척,
잘 사는 척 하며 하루를 넘기고 있나요?
그렇다면 이 말은 꼭 전하고 싶다.
그 척이 당신을 망치고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
그 척 덕분에
당신은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은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잘하는 척을 하며 버틴 시간들이
어느 순간,
진짜 실력과 선택의 자유로 돌아온다.
오늘도 애쓰고 있는
모든 ‘평범한 사람’에게.
오늘도 수고했다.
정말로.

댓글
저 인터뷰 영상보고 뭉클했는데.. 이렇게 또 글로 말씀주시니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애써 괜찮은 척, 잘 아는 척, 잘 사는 척, 그 척 덕분에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진짜 실력과 선택의 자유로 돌아오는 말씀 꼭 기억하겠습니다 멘토님!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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