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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척으로 버텨온 인생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26.01.21

우리는 흔히
‘척하지 않는 삶’을 진짜라고 말한다.

 

솔직해야 하고,
있는 그대로여야 하고,
꾸미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얼마전 큰 화제를 불러왔던 ‘흑백요리사2’ 우승자인 최강록 쉐프가

마지막 요리를 마치고 했던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

 

"조림을 잘 못하지만 잘하는 척했다. 

척하기 위해 살아온 인생이 좀 있었다. 

나를 위한 요리에서까지 조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정말 그럴 수 있었을까?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
아무 척도 하지 않고
끝까지 버틸 수 있었을까?

 

 

나는 오래도록 ‘잘하는 척’ 하며 살아왔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투자자로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며
늘 신경 썼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그래서 먼저 나를 정의해버렸다.
괜찮은 사람인 척,
잘 해내는 사람인 척,
흔들리지 않는 사람인 척.

 

회사에 들어가서는 더 그랬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는 게 무서웠고,
평가받는다는 사실이 늘 부담이었다.

 

그래서 포장했다.
불안해도 태연한 척,
모르면서 아는 척,
힘들어도 괜찮은 척.

 

 

투자자로서의 ‘척’은, 사실 생존 방식이었다

 

초심자의 행운으로 수익을 냈을 때도 그랬다.

사실은 운이 섞여 있었는데,
그걸 인정하면
모든 게 무너질 것 같았다.

 

그래서 실력인 척 했다.
확신 있는 사람인 척 했다.

 

공부하고,
투자하고,
세입자와 관계를 맺고,
전세 만기가 다가오고,
자금 압박과 시간에 쫓길 때도.

 

숨이 막혀도,
잠을 못 자도,
그만두고 싶어도
나는 계속 ‘잘해내는 사람’의 얼굴을 유지했다.

 

그 척이 없었다면
아마 중간에 멈췄을지도 모른다.

 

 

어느 날 깨달았다

 

‘척’이 나를 속인 게 아니라, 키워왔다는 걸

 

강의를 준비하고,
코칭을 준비하고,
방송을 준비하면서도
늘 두려웠다.

 

‘혹시 내가 잘 모르는 걸 들키면 어떡하지?’
‘누군가에게 잘못된 방향을 주면 어떡하지?’

 

그런데도 나는
계속 준비했다.
계속 공부했다.
계속 기준을 높였다.

 

지금 돌아보면 알겠다.

 

잘하는 척을 하기 위해
나는 정말로 잘하려고 애쓰고 있었다는 걸.

 

 

척은 가면이 아니라, 연습이었다

 

우리는 ‘척’을 부정적으로 말한다.


가짜라고,
위선이라고.

 

하지만 어떤 척은
사람을 망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을 만든다.

불안한 사람이
흔들리지 않는 척을 하며 공부하고,
평범한 사람이
대단한 사람인 척하며 기준을 올리고,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괜찮은 척하며 하루를 버틴다.

 

그 시간 동안
사람은 조금씩 닮아간다.


처음엔 연기였던 것이,
어느 순간 습관이 되고,
나중엔 진짜가 된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는 천재도 아니고,
대담한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확신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매일매일 애쓰며
한 발씩 걸어온
아주 평범한 투자자였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자
이상하게 마음이 가벼워졌다.

 

마지막에 들려온 말이
이렇게 들렸다.

 

“오늘도 수고했다.”

 

잘난 사람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버텨온 사람에게 하는 말처럼.

 

 

지금, ‘척하며’ 버티고 있는 당신에게

 

혹시 지금
괜찮은 척 하고 있나요?
잘 아는 척,
잘 사는 척 하며 하루를 넘기고 있나요?

 

그렇다면 이 말은 꼭 전하고 싶다.

 

그 척이 당신을 망치고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


그 척 덕분에
당신은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은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잘하는 척을 하며 버틴 시간들이
어느 순간,
진짜 실력과 선택의 자유로 돌아온다.

 

오늘도 애쓰고 있는
모든 ‘평범한 사람’에게.

 

오늘도 수고했다.
정말로.

 

 


댓글

신혼부린
26.01.23 09:47

부지런한척 잘아는척 괜찮은척 하면서 내마기 조장직을 마쳐가고 있습니다. 목실감에서 나에게 감사하며 오늘도 내일도 화이팅을 외치다보니 이게 나인건가?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중급반 수강예정인데 중급반까지 이렇게 살아가다보면 정말 이게 난가? 싶을 정도로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원더
26.01.21 15:50

행동도 같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

아빠토마토
26.01.21 15:51

울컥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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