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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친 끝에 찾은 꿈, '좋아하는 만두를 먹고 나누면서 늙을 수 있다면..' (어느 사적인 비전보드)

24.01.03

긴 글이 될 것이다.

2023년은

나에게 아주 의미있게 기억될 한 해이다.

나는 무슨 연도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숫자에 약하다는 핑계로 전화번호도 무슨 연도도 가격도 기억을 잘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모르겠는데 몇년도에 무슨 일이 있었고 그랬고 하는 걸 난 잘 못한다. 심지어 나는 지금 내가 몇 살인지도 잘 모르는걸. 아주 아이코닉한 일이 있었던 연도만 잘 기억한다. 가령 2002년 월드컵이라던지 내 대학 학번이라던지 그정도 의미는 있어야만이 내 연도 기억 리스트에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몇년도 몇년도를 외워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에는 낄 수가 없었다. 2011년도부터는 집사면 죽는 줄 알았던 시장 2016년도부터는 전세와 매매가 주로 붙은 시장... 2020년은 임대차 3법으로 전세가가 치솟은 시장 2022년 말부터는 하락이 시작된 시장 2023년 초는 완전히 심리가 얼어붙은 시장... 내가 2011년도에는 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는데 시장이 어땠는지를 외우는게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지금부터는 몇년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의도적으로 기억하려고 한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했나. 제주도가 답답해 서울로 도망쳐나왔지만 서울도 그닥 낙원은 아니었다. 임장을 다니는 것이 너무나도 편했고 동료들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았지만, 그 외의 것은 모두 잃었다. 내가 좋아하던 바다도, 내가 좋아하던 까페도, 드라이브도,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분기에 한 번 정도 보는 친구들도 없었다. 그래서 뭔가 스트레스를 낮추고 싶을 때 나는 더 허둥지둥거렸다. 예전에는 뭔가 답답하다 싶으면 바로 바다로 쐈고 환기가 필요하다 싶으면 좋아하는 까페로 갔는데, 서울에 오니 그런 장소를 다시 찾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아주 큰 부담감이 있었다. 막상 가도 내 스타일이 아니거나 커피가 맛이 없으면 짜증만 났다. 시간이 없었으니 시행착오가 너무 싫었다. 그래서 무언가 내 스트레스를 빨리 낮춰주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걸 찾는게 더 스트레스를 줬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니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이 참 맞다. 그냥 이 세상에 낙원이란 없을지도 몰라. 모든 곳이 다 불확실 할 뿐이다. 모든 시간이 다 불확실 할 뿐이다.

사실 요즘은 불확실이라는 키워드에 꽂혀있다.


'불확실성의 구간'들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그 일을 하려는 사람의 의지를 시험합니다. 때문에 이 구간에 걸릴 때 마다 적지 않은 이들이 회의 끝에 포기하거나 탈락하죠. 시작하는 사람은 많되 끝내 성취하는 사람이 소수인 이유를 저는 이 그래프의 그래프로 설명합니다. 그럼 왜 애초에 성취 그래프는 45도 우상향이 아니라 계단식인걸까? 저는 이 질문도 제게 던졌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이런 답이 떠오르더군요. '단단한 소수를 걸러내는 우주의 테스트'라고요,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모든 곳이 낙원이 아닌 이유는 이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마당을 팍팍 늘릴 줄 알았던 서울 생활이 그닥 낙원이 아니라고 느꼈던 이유는 앞마당은 팍팍 늘렸지만 내 삶이 팍팍했기 때문이다. 누가 알았을까 이런 불확실성이 있으리라고는... 그러니까 결론은 모든 일을 선택할 때는 알고 하면 되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장점을 크게 보고 판단을 내렸더라도 내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고가 아니라 당연히 있고 필연적으로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근데 그게 뭔지 모를 뿐. 하지만 그 불확실성 같은 부분 역시 어찌저찌 견딜 만 하더라.... 하지만 불확실성을 견디면서 내가 늘 멋있었던 것은 아니었다.(이 말도 넘 과장되었다.. 사실은 늘 후졌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안에서도 갈등하고 고민하고 비교하고 번뇌하고 ㅎㅎㅎ 별걸 다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결국에 결론을 내린 것은 내 마음만큼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이상한 생각이나 쓸데없는 마음들이 그 갭을 메운다는 것이었다. 나도 투자하고 싶은데 그에 마땅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투자하는 사람에 대한 시샘이 생기는 것이고, 나도 임장 가고 싶은데 임장을 갈 수 없다면 임장 가는 사람이 부러울 뿐이다.. 아주 후졌던 나의 지난 생각들을 복기해보면 욕심이 과한데 행동은 따르지 않을 때였다. 그렇다면 욕심을 내리거나 행동을 높이거나 답은 둘 중 하나이다. 근데 어쩌나?? 나는 욕심쟁이이니 행동을 할 수 밖에 ㅎㅎㅎ. 그래서 뭔가 마음이 힘들 때 공식같은걸 만들어냈다. 어떤 체크리스트랄까. 내가 원하는게 무엇이고 그걸 얻기 위해서 나는 그만큼의 행동을 하고 있나? 생각해보면 답은 거의 나온다. 그래서 2024년은 내가 얻고 싶은 것을 가지기 위한 행동을 하는 해로 만들고 싶다.

두번째로 꽂혀있던 키워드는 동기였다. 에리히프롬을 좋아한다. 에리히프롬의 책은 뭔말인지 모르겠지만 자꾸자꾸 읽고싶은 그런 책이다. 모르니까 읽기 싫은 책이 있는 반면, 이 책은 모르니까 알 때 까지 읽고 싶은 책이다. 주장을 짧게 요약하면 인간은 자유를 원하지만 자유가 주어진다고 해도 또 다시 속박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애초에 소속되어있는 감정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들은 역사적으로도 증명되었다. 결국에 사람들은 모두 소속과 속박을 원하고 이런 감정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은 세가지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첫째는 권위에 복종한다. 둘째는 나 자신을 파괴한다, 셋째는 자동인형이 된다.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자동인형을 선택한다. 보이지 않는 권력을 모두가 따르고 있고 보이지 않는 문화의 힘에 사람들이 따르는 것. 여튼 그래서 진실된 삶은 뭐냐? 진정한 자아를 키우는거라고 한다. 아놔..ㅎㅎㅎㅎㅎㅎ 근거는 거창한데 왠지 결론이 너무나도 뻔하게 느껴지지만 뻔하니까 어려운거다. 그런데 진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누구냐? 어린아이와 예술가라고 한다. 내가 가진 것을 나의 자아를 가지고 표현해내는 것.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 그게 진정한 자아라고 한다. 어쩌면 다른 말로 하면 내적동기로 충만한 사람들이 곧 진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나의 성취가 외적동기로 인한적은 별로 없었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한 적도 없었고 누가 이거 하면 상주겠다고 해서 뭘 한 적도 없었고 그냥 나 혼자서 사부작사부작 거리다가 우연히 성취에 다다른 적이 많았다. 그래서 욕심도 별로 없었다.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뺏는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잘하고싶었다. 뭐랄까 뭔가 상충하는 것 같지만 뭐 그런거다. 전교1등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100점은 받고싶은거. 내가 득점왕을 하고 싶은건 아닌데 이번에는 득점을 많이 하고 싶은거.. 나는 늘 그런식이었다. 내적동기와 외적동기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내적동기에만 너무 치중되어 있으면 사실상 사회생활이 좀 어렵지 않나..ㅎㅎ 사실 내가 이렇게 길게 글을 쓰는 것도 내적 동기에 의함이다. 외적동기만 있어도 또 안된다. 숫자 채우기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이 옳다 그르다 가치판단을 할 것이 아니라 그 두개를 똑똑하게 활용해서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하면 되는 것이다. 외적동기냐 내적동기냐 타령을 하다가 목표를 도달하지 못하는 것 만큼 멍청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이 말은 내가 이제까지 외적동기 내적동기 타령하다가 시간을 허비했다는 것이다.) 또 에리히프롬 하니까 하나 더 생각나는데.. 결국에는 진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라고 강조한다. 넘 맞는말이다. 생산하는 사람이 되자. 생산자가 곧 나누는 사람이고 나누는 사람이 곧 생산자이다. 내가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이냐는 내가 무엇을 생산하느냐에 달려있다. 24년에는 생산을 하는 해로 만들자. 그 중에서도 무엇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가? 한다면 물론 투자적인 인사이트도 중요하지만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표현에 너무 박하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사실 알게된지도 10년이 넘었지만) 실천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세번째는 몰입. 몰입의 경험은 정말 소중하다.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가는가! 라는 생각을 느낄 만큼 몰입하는 경험을 했다. 아 이거 대체 언제 끝나나 하는 몰입은 커녕 흘려보낸 시간들도 있었다. 지금 돌아보니 너무나도 후회된다. 생각해보면 내가 몰입을 하지 못했던 시간들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했던 때였다. 전세입자가 정말 협조가 안되었다던지, 코로나에 걸려서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다던지,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던지... 혹은 이 시장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낄 때..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그 때는 몰입이 너무 어려웠다. 반대로 불확실성이 있다고 해도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몰입이 힘들지는 않았다. 내가 생각한 주제로 임보를 쓸 때 중간에 아무리 헤매인다고 해도 결국에는 어떤 결론에 도달할 것을 알기에 재미있었다. 너무 신이났다. 내적동기가 샘솟았다. 뭐 답이 안나오거나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면 되니까... 결국에는 몰입의 경험 역시도 첫번째 결론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다. 불확실성을 인정하면 무엇이든지 몰입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이 왕도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늘 마음에 품고 머리에 인지하고 있는 것이 CEO 마인드인거겠지. 나는 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문제는 그냥 늘 마음에,, 머리에 넣고 있어야 하는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해야 하는거고.

그래서 24년에 뭐할거냐고 정량적으로 정해야겠지.

정량적으로 뭔가를 정해야 나중에 복기를 할 때 편하니까.

임보12개는 기본, 이 중에 서울 3~4급지를 모두 앞마당으로. 지방 중소도시 끝내자.

독서 36권. 후기 36개

역전세 하나 잘 막고 한건 더 투자하고

강의를 소비자의 관점에서만 듣지 말고 생산자의 관점에서 듣기

하나라도 더! 조금 더! 알려줄 수 있는 사람 +@를 줄 수 있는 사람 되기

월부커를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소속감과 행복을 주기

/정량적인 계획은 OKR로 수치화

24년을 맞이하면서 상당히 의미있는 것은 나의 미래에 어떻게 살면 행복하겠다.. 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까다롭고 별로 안좋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심한 편이다. 먹는것도 아무거나 잘 먹는 편인데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는 아주아주 까다롭다. 대표적으로는 귤이 그렇다 ㅎㅎㅎ 그리고 만두가 그렇다. 만두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오늘 정말 맛있는 만두를 먹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좋아하는 만두는 숙주나물과 두부가 많이 들어간 만두야... 너무 맛있어. 이런 만두를 내가 빚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입맛에 딱 맞는 만두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 엄청 많이 만들어서 냉동해놨다가 먹고싶을 때 쪄먹고 구워먹고 만두국 끓여먹고 주변에 나눠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행복할 것 같다. 만두를 만들 생각에 장을 보는 것도 행복할 것 같고, 만들면서도 행복하고 먹으면서도 설거지하면서 까지도 행복할 것 같다. 상상만해도 너무 좋다..ㅎㅎ 근데 만두빚기는 엄청나게 고된 작업이라서 무조건 건강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아파서 맛있는 만두를 먹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슬프다...... 건강관리를 잘하고 내 노후에 만두 나눠먹을 파티원들 얼른 구해야겠다. 비전보드에 만두빚는 노인을 추가해야 할 판이다.



댓글


아잉붸붸
24.01.03 23:09

hoxy.. 진미평양냉면..?

가고파요이제
24.01.04 06:13

케익님!! 누구보다 2023년 바쁘게 살았고 그만큼 더 단단해지고 커졌다는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케익님! 서울에서 느껴지는 공허함 뭔지 알아서 넘 공감되고 맘아팠네요ㅠㅠ 나중에 만두 먹을 파티원으로 껴주세여.. 모든 것은 불확실하다는 걸 알면서도 J라는 핑계(?)로 인정하지 않을 때가 있었는데 켁님 말처럼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 해내가는 2024년 보내봐야겠어유! 3,4급지에서 만나요 켁님!!

월부운영진creator badge
24.01.04 09:38

안녕하세요. 예비 크리에이터 케익교환권님! 다른 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시는 콘텐츠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어, 월부 커뮤니티의 베스트글로 지정하고자 합니다. 이 경우, 제목이 일부 수정될 수 있음을 사전에 안내드립니다. 원치 않으시거나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고객센터로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 월부 커뮤니티 운영진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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