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드는 생각들의 정리

20대의 나는
돈이 많아지면 인생이 훨씬 단순해질 거라고 믿었다.
남들은 출근하는 시간에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억지로 참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삶의 거의 모든 문제는
결국 돈이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불안은 사라질 줄 알았다.
평생 놀고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자산은 생겼다.
그토록 바라던 ‘안전지대’에
어느 정도는 도착한 셈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그때만큼 가볍지 않다.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고
형태만 바뀌어 다시 나타났다.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도 있었지만
돈으로는 건드릴 수조차 없는 문제도 있었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모습이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떠올리며
괜히 한참을 생각했다.
어쩌면 삶은 생각보다 공평한지도 모르겠다.
돈이 많다고
상처를 덜 받는 것도 아니고,
외모가 뛰어나다고
외로움이 비껴가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에게 모든 좋은 일만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 누군가에게 모든 불행이 몰려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다만
겉으로 보이지 않을 뿐,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이유로
조용히 버티고 있을 뿐이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
이 질문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밤이 있다.
하지만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모양의 짐을 지고 있다.
내가 모를 뿐이다.
겉으로는 웃고 있으니까.
살다 보니
내가 아무리 애써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관계도, 건강도, 타이밍도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흘러간다.
어쩌면
성숙해진다는 것은
세상을 통제하는 힘이 세지는 게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조용히 인정하는 힘이 생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분노 대신 이해를,
원망 대신 수용을 택하는 일.
그게 어른이 되는 과정 아닐까.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은 끝까지 붙드는 용기.그리고
그 둘을 구별해내는 지혜가필요하다.
완벽한 삶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는 마음을 갖게 되길.그리고 언제나
마음만은 늘 한결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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