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제게는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월부학교 겨울학기가 마무리되어 갑니다.
지난 여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었기에 이번엔 정말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늘 그렇듯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겨울학기 시작과 동시에 결정된 재수술. 이번이 벌써 세 번째였습니다.
수술 전후로 밀려드는 업무를 미리 처리하느라 1, 2월 내내 체력은 바닥이었고, 기존 수술 후유증으로 먹는 것조차 힘들었기에 평소보다 몸이 훨씬 약해졌습니다. 잠을 줄였다가 길에서 쓰러지면서 얼굴을 크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남들처럼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임장과 임보를 병행하는 게 버거워질 때마다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왜 나만 이럴까?" 하는 억울함에 무기력증과 우울감이 찾아왔고, 스트레스 지수는 정상 범위를 한참 넘어섰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에 하루하루가 초조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읽으신 걸까요? 튜터님은 제게 뜻밖의 제안을 하셨습니다.
"꼬꼬님 저는 꼬꼬님이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임장보고서 양을 50페이지로 줄여보세요."
평소 200페이지 가까이 쓰던 제게 50페이지라니, 처음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월부학교인데 성장을 못 하면 어떡하나', '내가 동료들에게 짐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매몰되어 있었거든요. 하지만 튜터님의 말씀대로 양을 줄여보니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리적인 시간이 확보되니 심리적 압박감이 줄어들었고, 보고서의 양이 곧 내 실력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일 퇴원일 줄 알았던 수술은 결국 5일간의 입원으로 이어졌습니다. 침대에 누워 남편에게 노트북을 가져다 달라고 할까 수십 번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노트북 대신 ‘쉼’을 택했습니다.
수술 통증이 줄어들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생각을 할 시간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나는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인 적이 있었나? 제대로 잠을 자고, 나를 위한 음식을 먹고, 현재의 나를 위해 시간을 써본 적이 언제였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자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정작 가장 소중한 나 자신을 방치해 왔던 지난 날들을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수술 일주일 만에 참석한 반모임.
한 시간 이상 걷기 힘든 저를 위해 튜터님과 반장님, 동료들은 기꺼이 배려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오후 반모임에서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인생'과 ‘좋은 투자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저는 다시금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긴 투자 인생에서 찰나일 뿐입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튜터님의 그 한마디에 꾹 참았던 감정이 왈칵 올라왔습니다.
2년에 한 번씩 수술을 하며 지쳐버린 저에게, 그리고 행복하지 않다고 자책하던 저에게 꼭 필요한 위로였습니다.
1월부터 지속적으로 말씀해주셨던 그 말, 이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제 겨울학기가 거의 끝나갑니다.
수술 후유증으로 아직은 한 시간밖에 걷지 못하는데요. 금요일에 짧지만 조금이라도 임장지를 보고 오자는 약간은 숙제같은 마음으로, 한 시간의 임장을 다녀왔습니다.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저는 제가 이 과정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만약 이번 수술을 혼자 견뎌야 했다면 아마 투자를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월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튜터님과 동료들의 지지를 받으며, 이 길을 계속 걸어갈 확신을 얻었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는 것을요. 멈추지 않고 나의 속도로 나아간다면, 결국 제가 꿈꾸는 목표에 닿을 것임을 믿습니다.
오늘도 제 속도에 맞춰 한 걸음 내디뎌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자신의 속도가 늦어 고민하는 모든 분께 따뜻한 응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지지해주시고 도와주시는 갱지지튜터님❤️
입원 전후, 강의 및 임장, 식사, 컨디션 하나하나 챙겨주신 세심한 이호반장님❤️
그리고 응원과 지지해주시며 에너지 나눠주시는
따뜻한 빵수니들(수부님, 프부님, 라언니, 온님, 또님, 젝님, 수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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