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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올랐지만, 비싸다고 할 수 없다.

26.05.12

최근 주식 강의 현장에서 수강생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시장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극명하게 갈리는 두 가지 고민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포함된 메모리 반도체 섹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쪽에서는 이미 보유한 주식이 '너무 단기간에 급등해서 하락할까 봐 무섭다'는 공포를 호소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반도체 랠리에 올라타지 못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포모(FOMO,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주가가 오르자 FOMO가 온 투자자

 

이 두 집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가의 '절대적인 가격(Price)'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라면, 단순히 가격만 보고 투자해서는 안됩니다. 주식이 싸다 비싸다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은 절대적 가격이 아니라 PER(주가수익비율), PEG(주가수익성장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PSR(주가매출비율)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에서 시작됩니다.

 

1. 주가가 올라도 PER은 제자리일 수 있는 이유

가장 흔히 쓰이는 지표인 PER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기업의 주가가 올해 말 그대로 '미친 듯이' 폭등했다고 가정합시다. 보통 사람들은 차트의 가파른 각도만 보고 "이제 끝물이다, 너무 비싸다"라고 단정 짓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PER가 거의 변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낮아졌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현재 주가는 결코 비싸다고 보기 힘듭니다.

비밀은 PER의 공식에 있습니다.

 

PER = 주가 / 주당순이익

 

수식에서 알 수 있듯이 PER은 분자인 주가와 분모인 주당순이익의 상대적 비율입니다. 주가가 1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10배가 뛰었더라도, 기업이 벌어들이는 주당순이익(EPS) 역시 1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10배 성장했다면 PER은 여전히 10배로 동일합니다. 즉, 기업의 덩치가 커진 만큼 내실도 완벽하게 채워졌다는 뜻입니다. 이 경우 주가 100만 원이라는 숫자는 시각적으로는 비싸 보일지언정, 기업 가치 측면에서는 10만 원일 때와 다를 바 없는 '적정 가격'인 셈입니다.

 

2.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 이익의 폭발력

특히 메모리 반도체와 같은 장치 산업은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매우 큽니다. 고정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제품 가격(P)이 조금만 올라도 이익(Q)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채굴 기업들도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큽니다. 따라서, 원자재 투자하는 사람들은 현물 투자도 좋지만, 광산 기업을 투자하는 것이 좋고, 비트코인 투자도 좋지만, 스트레티지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수익률 측면에서 더 좋습니다. 

 

최근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늘고 공급이 타이트해지면, 기업의 순이익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속도로 가팔라집니다. 사람들이 주가 차트를 보며 겁을 낼 때, 고수들은 기업의 실적 추정치(Consensus) 변화를 봅니다. 주가가 오르는 속도보다 이익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면, 그것은 과열이 아니라 '건전한 재평가'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3. 네이버 증권으로 직접 검증하는 투자 기회

지금 당장 포털 사이트의 증권 페이지에 들어가 당신이 보유하고 있거나 관심 있는 종목의 데이터를 확인해 보십시오. 단순히 현재 주가만 보지 말고, '작년의 확정 실적(EPS)'과 '올해의 추정 실적(Forward EPS)'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날 수 있습니다.

 

  • 실적 성장과 주가 상승이 일치하는 경우:

    순이익이 4배 늘었는데 주가도 4배 올랐다면, 이는 주가가 오른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 변화를 시장이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무서워할 필요도, 그렇다고 과도하게 흥분할 필요도 없는 '정상적인 우상향'입니다.

     

  • 실적 성장에 비해 주가가 덜 오른 경우:

    순이익은 4배나 뛰었는데 주가는 고작 2~3배만 올랐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이 아직 이 기업의 실적 개선을 충분히 믿지 못하는 '저평가된 기회'이거나, 혹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래의 치명적인 악재가 숨어 있을 때입니다. 전자인지 후자인지 파악하는 것이 바로 투자자의 실력입니다.

     

  • 실적 성장보다 주가가 훨씬 앞서가는 경우:

    순이익은 4배 늘었는데 주가가 6~7배 올랐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시장이 미래의 이익까지 지나치게 앞당겨 반영하며 비이성적 과열에 빠졌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때 주의할 점은 '리레이팅(Re-rating)' 여부입니다. 단순한 제조 기업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자체가 바뀌었다면 시장은 예전보다 더 높은 PER 배수를 기꺼이 부여하기도 합니다. 최근에 현대자동차가 큰폭으로 주가가 오른 것은 단순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휴머노이드 기업으로 바뀌고 있음을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시장은 리레이팅을 통해 더 높은 PER를 부여합니다. 테슬라의 PER가 100을 훌쩍 넘는 이유도 테슬라를 단순 전기차 기업으로 보지않고, 미래 사업에 기대하고 리레이팅을 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투자정보 (출처: 네이버 증권)

     

4. 가격의 환상에서 벗어나 기업의 본질에 집중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가격이라는 환상에 갇혀 좋은 주식을 놓칩니다. 비싸서 못 사고, 떨어지면 무서워서 못 삽니다. 하지만  주식 고수들은 주가가 얼마인지보다, 그 주가를 지탱하는 '이익의 기초 체력'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따집니다.

 

현재 여러분이 느끼는 공포나 소외감의 원인이 단순히 '주가 크기' 때문이라면, 잠시 시간을 내어 미래 EPS 성장률을 들여다보십시오. seekingalpha.com 에 들어가면, earnings estimates 라는 링크를 통해 미래 EPS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주가가 높더라도 미래 EPS 성장률이 폭발적이라면, 지금의 주가는 저평가 구간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엔비디아 EPS 전망치 (출처 : 시킹알파)

댓글

탑슈크란
26.05.12 08:55

밸류에이션 비교를 통해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밸류에이션의 기준을 보통 동종업계평균이나 경쟁업체랑 비교하는데 그 기준대로 정확히 따라가지 않는다는게 헷갈리긴 하지만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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