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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을 조금 보태서, 지금까지 들어본 지역분석 강의 중 가장 재미있었다.
사실 나는 2급지를 늘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종잣돈을 더 불리고, 언젠가 자산 규모가 커지면
그때쯤 봐야 하는 시장이라고 막연하게 선을 그어두고 있었다.
무엇보다 지역분석 강의는 늘 긴장됐다.
모르는 단지 이름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정신이 흐려지고,
따라가느라 진이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정신 단디 차리고 들어야 한다…” 하고 각 잡고 앉았는데,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단순히 비싼 동네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2급지가 왜 2급지가 되는지,
그 안에서도 생활권에 따라 어떤 선호가 갈리고,
같은 연식이어도 위치에 따라 단지의 위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사람들이 왜 그 가격을 지불하면서까지
그곳에 살고 싶어하는지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와 비싸네”로 끝나던 시장이 아니라
“아, 그래서 이 가격이구나”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15억, 20억 하는 가격들을 보면 그냥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강의를 듣고 나서는 이상하게 2급지가 조금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아주 멀리 있는 세상이 아니라,
언젠가는 내가 충분히 닿을 수도 있는 시장처럼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시장은 생각보다 계속 기회를 준다는 점이었다.
다만 그 기회를 잡는 사람은 결국 미리 공부해둔 사람이라는 것도 함께 느꼈다.
가격이 움직이고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 뒤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왜 그 지역을 좋아하는지, 어떤 생활권이 실제 수요를 끌어당기는지,
무엇이 그 지역의 ‘거주 이유’가 되는지를
먼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웃긴 부작용도 하나 생겼다.
계속 20억, 30억 단지들을 보다 보니 요즘 임장 중인 4급지가 순간 너무 싸보인다.
물론 가격만 보고 덜컥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사람 눈이라는 게 참 무섭다 싶었다.
예전의 나는 무조건 “강남!”, “신축 대장!”만 외쳤다.
그런데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왜 자산가들이 특정 지역에 계속 모이는지,
왜 어떤 지역은 시간이 지나도 선호를 잃지 않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특히 예전엔 그저 복잡하고 번잡하다고만 생각했던 지역들이 사실은
직장, 생활 인프라, 환경, 교통, 문화가 압축된 결과물이라는 걸 보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그동안 너무 단순하게만 시장을 봤던 것 같다.
비싸다/싸다, 좋다/별로다 정도로만 나누고 있었지,
왜 사람들이 그곳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깊게 해보지 못했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려고 한다.
막연히 동경만 하는 게 아니라,
계속 보고, 비교하고, 흐름을 익히면서 언젠가 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앞으로는 1급지와 2급지를 두 눈 똑바로 뜨고 볼 생각이다.
왜냐하면 정말… Why not 2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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