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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5억인데 월 74만 원이 더 나갑니다. 한도 말고 이걸 봐야 합니다

18시간 전

매달 74만 원.

여러분에게 이 돈은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투자를 시작하고 지출을 줄이고 종잣돈 모아가던 시점에는

미취학 큰애의 학원 비용과 네 식구 한 달 식비의 절반쯤 되는 돈입니다.

 

그런데 이 돈이, 어느 날 갑자기 매달 통장에서 더 빠져나가게 된 분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30년 동안이요.

 

바로 고양창릉 사전청약 당첨자분들의 이야기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시간을 2022년 12월로 돌려보겠습니다.

당시 LH는 고양창릉 S-3블록 사전청약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면서, 당첨자가 이용할 수 있는 대출로 '나눔형 분양주택 전용 주택담보대출'을 안내했습니다.

 

조건은 이랬습니다.

☑️ 한도 최대 5억 원

☑️ 만기 최대 40년

☑️ LTV 80%

☑️ 금리 연 1.9~3.0%

이 조건을 보고 많은 분이 자금계획을 세웠고, 청약을 넣었고, 당첨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난달 30일, 본청약 입주자모집공고가 떴을 때 안내된 대출 상품은 전용 주담대가 아니라 '디딤돌대출'이었습니다.

☑️ 한도 최대 4억 원

☑️ 만기 10~30년

☑️ LTV 최대 70%

☑️ 금리 연 1.8~4.5%

4년 전 공고에 있던 전용 주담대 안내는 사라지고, 조건이 눈에 띄게 후퇴한 겁니다.

 

당첨자들이 국회 국민동의청원까지 접수하며 반발하자, 국토부는 지난 7일 "한도 5억 원, LTV 80%는 약속대로 지원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해결된 것 같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 문장이었습니다.

"금리와 만기 등 세부 대출 조건은 대출 신청 시점의 디딤돌대출 요건을 적용할 예정."

한도는 지켰지만, 금리와 만기는 지키지 않은 겁니다.

 

 

한도가 같은데 왜 부담이 40%나 늘어날까요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5억 원을 빌린다고 가정하고, 원리금균등분할 상환으로 계산해 보면 이렇습니다.

2022년 공고 기준 (금리 연 3.0%, 만기 40년) → 월 상환액 약 179만 원

이번 안내 기준 (금리 최고 연 4.5%, 만기 30년) → 월 상환액 약 253만 원

차이는 매달 74만 원. 무려 41.5% 증가입니다.

같은 5억 원인데 말이지요.

 

많은 분이 대출을 볼 때 '한도'만 봅니다.

얼마까지 나오는지가 제일 궁금하니까요.

 

하지만 10년 넘게 투자하면서 제가 뼈저리게 배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내 삶을 결정하는 건 대출 한도만이 아니라, 매달 나가는 원리금도 있다는 것입니다.

한도는 집을 살 수 있느냐를 결정하지만, 원리금은 그 집에서 어떤 삶을 살게 되느냐를 결정합니다.

만기가 40년에서 30년으로 짧아지고 금리가 1.5%p 오르는 것만으로, 월 부담은 40% 넘게 뛸 수 있다는 것.

이번 사태가 보여준 가장 중요한 숫자입니다.

 

 

이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3가지 교훈

 

남의 일이라고 넘기기엔 아깝습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여기서 세 가지를 꼭 챙기셨으면 합니다.

 

첫째, 정책은 '확정'이 아니라 '조건부 약속'입니다

국토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금리와 만기 등 세부 조건은 시장 여건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2022년 공고문에도 기재했다고요.

억울하지만, 공고문 어딘가에 있던 그 한 줄이 현실이 된 겁니다.

 

공고문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은 큰 글씨의 혜택이 아니라, 작은 글씨의 단서 조항입니다.

사전청약, 정책대출, 특례상품.

 

모두 좋은 제도이지만 '지금 조건이 입주 시점까지 유지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특히 사전청약처럼 당첨과 입주 사이가 몇 년씩 벌어지는 구조라면, 그 사이 금리도, 정책도, 담당 부처의 입장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둘째, 원리금 계산은 반드시 '내 손으로' 해보셔야 합니다

이번에 반발이 컸던 이유 중 하나는, 많은 당첨자분이 '한도 5억, 40년, 3%'를 기준으로 인생 계획을 짰기 때문입니다.

이사 시기, 아이 학교, 배우자의 커리어까지요.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권합니다.

대출을 실행하기 전, 최소 세 가지 시나리오로 월 상환액을 직접 계산해 보세요.

1. 지금 안내받은 조건 그대로

2. 금리가 1%p 오른 경우

3. 만기가 10년 짧아진 경우

계산기 두드리는 데 10분이면 충분합니다.

이 10분이, 30년의 삶을 지켜줍니다.

 

세 시나리오 중 최악의 경우에도 월 상환액이 세후 소득의 30%를 넘지 않는다면, 그 대출은 감당할 수 있는 대출입니다.

넘는다면, 집의 크기나 시기를 조정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셋째, 자금계획에는 반드시 '버퍼'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투자를 판단할 때 저환수원리, 즉 저평가·환금성·수익성·원금보존을 봅니다.

이 중 내 집 마련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것이 원금보존입니다.

집값이 떨어져서가 아닙니다.

무리한 원리금 때문에 삶이 먼저 무너지고, 결국 집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매달 74만 원의 추가 부담.

 

여유가 있는 가정에는 아쉬움이지만, 빠듯하게 계획한 가정에는 재앙이 됩니다.

그래서 자금계획을 세울 때는 지금 조건이 아니라, '조건이 나빠졌을 때'를 기준으로 세우셔야 합니다.

그래야 정책이 바뀌어도, 금리가 올라도, 내 계획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내 집 마련을 멈추지는 마세요

 

여기까지 읽고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정부 약속도 못 믿는데, 청약이고 뭐고 다 위험한 거 아닌가.'

아닙니다.

이번 사태의 교훈은 '하지 마라'가 아니라 '알고 하라'입니다.

사전청약도, 정책대출도 여전히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좋은 기회입니다.

다만 그 기회를 잡을 때, 조건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알고 버퍼를 두고 들어가는 사람과 지금 조건이 영원할 거라 믿고 꽉 채워 들어가는 사람의 결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10년 전, 저도 첫 투자를 앞두고 밤새 계산기를 두드렸습니다.

'이 금리가 오르면? 이 전세가가 빠지면?'

그때는 그 걱정이 소심함인 줄 알았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소심함이 저와 제 가족을 지켜준 가장 든든한 습관이었습니다.

여러분의 자금계획에도 그런 소심함이 하나쯤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내 집 마련을 응원합니다.

 


댓글

주유밈
18시간 전

내손으로 꼭 확인 하겠습니다 오늘도 정말 감사합니다

꿈꾸는욤
18시간 전

자금계획을 세울 때는 조금더 꼼꼼하게 잘 챙겨야겠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번에 꼭 확인하고 내집마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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