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다름이 아니라, 제가 급한 사정이 생겨서..
집을 좀 내놔야할 것 같아서요.
혹시 지금 당장 이사하기는 힘드시겠죠?"
별 일 없는 하루를 보내던 중 임대인분께 전화가 왔습니다.
집을 팔아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직 계약기간이 1년 가까이 남았기에 예상치 못한 일이라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이가 생길 것을 생각해서 짐을 잔뜩 늘려놓고, 아내가 원하는 커피머신도 들이면서 새로운 서랍장도 주문했는데 늘어난 짐을 바로 버려야할지도 고민되고, 이사가면 어떤 집으로 가야하는지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이사통보를 받으니 예전 일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2020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전세로 조금 더 오래 살고 싶었지만 집주인이 매도를 해야하는 상황 때문에 결국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그때는 상황이 다릅니다.
그때는 이사할 집을 알아보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 집을 갈까, 저 집을 갈까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사가고 싶은 집이 아니라 갈 수 있는 집을 찾아서 빠르게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안녕하세요. 5년차 투자자 월부 튜터 험블입니다.
위 이야기는 실제 저의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투자를 하며 다양한 상황을 많이 마주했지만, 임차인으로써 이 상황을 맞닥뜨리니 잠시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겪고 계시는 혹은 앞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적어봅니다.

최근 전세난, 월세난이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신규 공급 물량은 여전히 부족하고, 연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며 전/월세 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로 인해 기존에 전/월세로 운영하던 물건들은 매도하거나, 실거주로 전환하게 되며 시장의 물량이 더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서울과 경기도의 전/월세 물량추이를 보면 꾸준히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디에이치방배, 래미안트리니원 등 일부 지역 내 대규모 입주예정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물량이 늘어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 물량으로 전세 가격이 안정화된다고 보기엔 어려운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공급물량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저도 어제 집주인 분께 연락을 받고, 빠르게 주변 물건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단지 내 딱 하나 나와있는 월세 물건에 연락을 해봤습니다. 기존 시세보다 월세가 30만원이나 더 비싼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이미 계약이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25년 12월에는 4억대로 거래되었던 전세가 26년 6월에는 6.5억에 거래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단지도 있습니다. 심지어 지금 호가는 7억에 단 하나만 나와 있습니다.
전세, 월세 물건이 없고 가격은 빠르게 올라가고 있으니 지금 당장 내 집 마련을 하셔야 한다. 이런 이야기만을 드리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래야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거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26년 6월 기준, 전세수급지수는 182.45입니다.
(전세수급지수의 기준은 100으로, 100보다 높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입니다. 즉 전세 매물은 부족한데 세입자를 찾는 사람은 많은 상황으로 전세난에 가까운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가장 높았던 시기를 살펴보면 21년 8월, 177입니다. 당시에는 ‘전세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세 구하기가 어려웠던 시기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물건 하나가 나오면 줄을 서서 보기도 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전세난을 해결하려면 새 아파트가 지어지거나 민간임대물량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즉, 당분간은 해결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계약갱신청구권도 있고, 만기도 1년 넘게 남았는데. 나는 괜찮겠지."
혹시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신다면,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나에게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알아야만 하는 시기입니다.
저 역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최소 4년은 거주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계약을 했지만, 집주인이 매도한다면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계약기간이 1년 가까이 남아서 안심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지금은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되는 상황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면 현실적인 대응방법 3가지만큼은 꼭 실행해보시면 좋겠습니다.
1. 가용자금 확인하기(월 1회)
2. 나의 옵션 확인하기(월 1회)
3.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기
"아, 나는 최대 4억 5천까지 움직일 수 있구나. 그럼 이 단지는 지금 당장 내 집 마련도 가능하네."
2020년, 제 의지와 다르게 이사해야 했던 날 저는 이걸 몰랐습니다. 전세보증금 증액이 가능한지 정도만 확인하고 다시 전세로 이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가용자금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주변 단지의 전/월세 뿐만 아니라 매매 시세도 파악이 되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더 나을지’ 빠르게 알 수 있었습니다. 2020년에는 선택지가 없어서 상황에 끌려다녔지만, 이번엔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그 차이 하나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던 중,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하고 당황했지만 그것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는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당황만 하다가 아쉬운 선택을 하기보다는, 미리 대응방법을 숙지하신다면 여러가지 선택지 앞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실 수 있을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