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뉴스를 보고, 너는 제일 먼저 뭘 했어?
나는 계산기를 켰어.
집값이 어떻게 될지 검색한 게 아니라, 내 월 원리금을 다시 두드렸어.
8월 2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렸어.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이야. 금통위 7명 중 6명이 인상에 찬성했어.
연속 인상은 2022년 4월~2023년 1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야.
신현송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2연속 금리 인상은 상당히 관례에서 벗어난 조치"라고 말했어.
이유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를 들었어.
같은 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3%로 올렸어.
숫자만 보면 이건 '집값 잡겠다'는 신호로 읽혀.
그래서 많은 사람이 어제부터 같은 질문을 하고 있어.
그럼 이제 떨어지는 거야?
나는 그 질문을 오래 했던 사람이야.
그때 내가 뭘 했는지는 기억해.
뉴스가 뜨면 전망을 검색했어.
전문가 다섯 명 의견을 찾아 읽었어. 세 명은 더 오른다고 했고, 두 명은 이제 끝이라고 했어.
그러고 나서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남들 반응을 스크롤했어.
한 시간이 갔어. 그런데 내 손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어.
내가 하고 있던 건 판단이 아니라 불안 관리였던 거야.
지금은 뉴스를 보면 세 개만 봐.
전망은 안 봐. 어차피 나는 못 맞혀.
한은도 지난달까지 성장률을 2.6%로 봤는데 한 달 만에 3.3%로 고쳤어.
한은이 못 맞히는 걸 내가 맞히려고 하는 게 이상한 일이었어.
첫째, 월 원리금 감당선.
지금 금리가 아니라 여기서 1%p 더 올랐을 때를 계산해.
지금 버틸 수 있는지가 아니라, 더 나빠져도 버틸 수 있는지가 기준이야.
계산해보고 숨이 막히면 그건 시장 문제가 아니라 내 구조 문제야.
둘째, 내 만기 시점.
대출 만기가 언제인지, 전세 만기가 언제인지, 잔금일이 언제인지.
금리는 언제 오르느냐보다 내 만기가 어디에 걸려 있느냐가 훨씬 중요해.
보금자리론은 8월 금리를 동결해서 아낌e 기준 연 4.90~5.20%야. 고정금리 상품이지.
이미 받은 사람은 앞으로 더 올라도 내 이자는 그대로야.
반대로 지금 새로 받는 사람은 처음부터 5%대를 지고 출발해.
같은 3%인데 사람마다 체감이 완전히 달라. 그 차이는 뉴스에 안 나와. 내 계약서에만 있어.
셋째, 남은 현금.
잔금까지 얼마가 있고, 아무 일도 안 생겨도 손 안 대는 예비비가 얼마인지.
이게 제일 재미없는 숫자인데, 버티는 힘은 여기서 나와.
이 세 개를 적고 나면 신기한 일이 생겨.
전망 기사가 재미없어져.
기사에 내 결정을 바꿀 정보가 없다는 걸 알게 되니까.
금리 3%는 나쁜 뉴스도, 좋은 뉴스도 아니야.
그냥 조건이 바뀐 거야.
조건이 바뀌면 계산을 다시 하면 돼. 마음을 다시 먹는 게 아니고.
나는 예측하는 사람이 되려다가 오래 헤맸어. 지금은 대비하는 사람이 되려고 해.
대비는 실력이 아니라 습관이라서, 오늘 저녁에도 할 수 있어.
계산기 켜는 데 5분이면 돼.
전망 기사 하나 읽는 시간보다 짧아.
너는 어제 그 뉴스를 보고 뭘 했어?
전망을 검색했어? 아니면 네 숫자를 봤어?
3%든 3.25%든, 결국 남는 사람은 자기 숫자를 아는 사람이야.
오늘 세 개만 적어보자. 그거면 이번 주는 충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