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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실전반 성장후기_단호한파블로

12시간 전 (수정됨)

1.

나는 투자를 철학의 언어로 바꾸고, 철학을 투자의 언어로 바꾸는데 어느 순간부터 몰입해 왔다. 인생을 풍요롭게 해석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풍요로운 해석이 인생의 의미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나와 너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데 이 작업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

참으로 ‘어려운 시’인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를 보면 다음과 같은 제사가 나온다. “오, 나의 넋이여, 불후의 생명을 꿈꾸지 말라. 단지 가능성의 영역을 탐구하라.” 이 문구는 투자를 철학으로 해석하고, 철학을 다시 투자의 언어로 치환하는 나의 작업이 왜 정당한 작업인가를 증언해준다. 발레리는 해변의 묘지를 보며, 영원 불멸하는, 변화하지 않는 세계에 대한 단상에 빠진다. 그리고 곧 그것이 살아 있는 것이 아니고 죽은 것들임을 깨닫게 된다. 세계는 죽은 것들처럼 고정되고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생동하고 변화하는 ‘가능성’의 영역임을 알게 된 것이다. 

 

3.

이번 실전반은 내게 여전히 내 삶의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보여준 경험들이었다. 퇴사와 투자의 단절이라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정된 세계에 대해 내가 어떠한 태도와 해석을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끔 한 경험들이었다. 태도와 해석을 결정하게 되면 행동하게 된다. 행동은 변화를 이끌고, 변화가 성장을 만들어 낸다. 성장은 성공의 시작이다. 어떤 의미에서건 성공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그러니 어찌 투자와 생활이 분리될 수 있겠는가. 투자자로 산다는 것이 곧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과 동의어인 것을!

 

갑작스런 퇴사로 소위 ‘멘붕’에 빠졌던 내가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는 투자자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다시 찾기 시작하면서 였다. 앞서 말한대로 투자자로 산다는 것은 ‘가능성의 영역을 탐구하며 사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퇴사와 함께 묘지처럼 변해버렸던 내 삶을 다시 살아보기로 결심하게 된 것은 (그 가능성이라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이) 내가 ‘동기부여’ 되었기 때문이다.  

 

열반스쿨 실전반이 개강한다는 소식을 듣고 광클에 도전했다. 그리고 됐다. 오프 강의도 들어봤다. 됐다. 그런데 여전히 되지 않는게 있었다. 고난은 멈추지 않았다.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들이 나를 성장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참으로 괴로운 것들이었다.

 

8월에 나온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나를 정말로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했다. 서울에 작은 1,2호기를 가지고 있는 나는 정부의 표현대로라면 투기꾼이며 마귀였다.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지도 모를 보유세에 대한 공포가 나를 엄습했다. 나의 자산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런데 보유세때문에 지킬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퇴사자로서, 비자발적 은퇴자로서 수입이 없었던 나는 참으로 앞길이 막막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지?

 

투자란 지금보다 더 나은 자산을 획득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과정이라 했다. 획득은 했다. 그런데 지킬 수가 없다. 아마도 이런 고난은 나 뿐만 아니라 인생에 투자해온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느끼는 감정이었으리라. 

 

4.

4강 잔쟈니 튜터님 강의의 플레이 버튼을 눌렀을 때, 내가 기대한 것은 어쩌면 고난을 겪는자로서의 위로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위로도 있었다. 그러나 그 강의에는 솔루션이 있었다.

 

투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자산을 획득하고 지켜나가는 과정이다. 여기에 생략된 말이 있다. 바로 ‘꾸준히’라는 말이다. 투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자산을 꾸준히 획득하고 꾸준히 지켜나가는 과정이다. 이게 더 정확한 정의가 될 것이다. 꾸준히란 얼마나 고난한 일인가?

 

4강에는 그 꾸준함을 견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일단, 현재에 대한 정확한 판단. 이게 먼저 정확하게 실행되지 않으면 생동하는 변화의 세계인 가능의 영역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그냥 해변의 묘지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세금 계산을 해보는 것이다. 도대체 보유세가 어느 정도 나오길래 내가 "바짝 쫄았는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다. 재밌게도 잔쟈니님은 AI을 활용해 세금을 계산해보는 방법도 알려주셨다. 세금 계산을 해 보았다면 내가 얼마 정도를 감당해야 하는지 본인 ‘케파’에 대한 판단과 함께 가늠할 수 있는 금액까지 알 수 있게 된다. 잔쟈니님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나 연간 1천만원 정도의 세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고민해 볼 것을 제안했다.

 

나는 연간 1천만원을 감당할 수 있을까? 전세 상승분을 활용하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투자금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결정적 단점이 있었다. 수입이 없으니 (지속적으로 수입에 대한 노력을 하겠으나, 그렇게 하겠으나) 저축액을 산정할 수 없었다. 전세 상승분만을 믿고 연간 1천만원을 감당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불안정한 현재에 낙관적 기대를 거는 것이 될 수도 있었다. 

 

그 다음 스텝으로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 있다. 세금을 계산해 보고(현재를 정확하게 진단해 보고) 현재의 내가 더 나은 자산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고민해 보는 것이다. 잔쟈니님은 각 케이스별로 설명을 해 주셨는데, 다주택자인 내가 내 자산을 더 나은 자산과 교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찾아보는 것이었다. 주택 하나만 교체할까? 아니면 두채 모두를 매도하여 더 나은 자산 하나로 교체할까? 아쉽게도 두 주택모두 규제지역에 있었던 나는 주택 하나만 교체하는 방법은 불가능했다. 두채를 모두 매각하고 더 나은 자산을 획득하는 것도 어려웠다. 대출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게 불가능했다. 더 좋은 자산을 획득하려면 상급지로의 이동이 필수적인데, 두 채를 매도한 금액에 대출 레버리지를 활용하지 않으면 상급지로의 이동은 불가능했다. 안타깝게도 직장이 없는 자에게는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지키는 것이다. 이게 아마도 가장 현실적이며 적극적인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대로 지키는 것이 어려울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지키지 못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1호기를 매도해 나온 차익금을 가지고 2호기에 입주하는 방법이다. 

 

5.

내가 4강 강의를 통해 얻은 최강의 솔루션은 위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나는 묘지를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8월 세제 개편안을 받고 막막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상당한 거리를 진일보 한 것이다. 역시 고정되어 있는 것은 없다. 인생의 제반 부분은 그 순간에는 모두 결정되어 있어서 더이상 어떠한 변화도 이뤄낼 수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언제나 가능의 영역은 있다. 이 나이에도 말이다.

 

솔루션은 완벽에 가까웠다. 나는 잔쟈님이 말해준대로(그리고 일전에 스뎅튜터님이 튜터링 해 준 대로) 세금을 계산해 보았고, 각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구상해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이번 임보의 결론에 녹여내 보려고 노력했다. 해석은 실행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실행이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러나 실행은 쉽지 않았다. 결론은 항상 어려웠다. 투자로서 결론을 써야 하는데, 투자가 되지 않는 임장지의 결론을 투자로 쓰기는 너무나 어려웠다. 우선 현실감이 떨어졌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차에 이번데도 스뎅튜터님이 도움을 줬다. 일전에 프메퍼 튜터님의 라이브를 참고해서 결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조언이었다. 나는 라이브를 다시 들어봤다. 라이브에는 임보 결론과 시세트래킹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방법과 조언들이 넘쳐났다. 강의를 듣다보니 꽂히는 멘트가 들려왔다. “임보를 위한 임보를 쓰지 마라.” 어찌보면 당연한 이 말이, 너무나 당연해서 간과하기 쉬웠던 이 말이 내게 실행의 방향을 되찾게 해 주었다. 

 

내게 맞는 임보, 투자생활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임보를 쓰자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투자를 할 경우와 투자를 하지 못하고 실거주 전제의 갈아타기를 해야할 경우로 나눠 임보의 결론에 접근하기로 했다. 잔쟈니님이 말해준 부분을 내 상황에 맞춰 재해석하고 적용해 보는 과정이었던 셈이다. 

 

현재로서는 한 주택만 갈아타기는 힘들다. 그런데 두 주택을 팔아 더 나은 주택으로 실거주 갈아타기는 가능하다.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만약 보유하지 못할 경우… 1호기를 팔아 2호기에 실거주를 해야 하는데, 만약 두 주택을 팔아실거주 매수한 주택이 2호기보다 더 나은 자산이라면, 이것은 투자의 원칙에 벗어나지 않게 될 것 같았다. 보다 나은 자산을 꾸준히 획득하고, 그 자산을 꾸준히 지켜내는 것 말이다. 그래서 내가 행한 작업은 임장지에서 실거주 갈아타기를 할 수 있을 만한 물건을 찾는 것이었고, 앞마당에서 그 물건과 비교할 만한 물건을 찾아내 비교평가하는 것이었다. 찾아낸 물건들을 2호기와 꾸준히(비록 마음속이었지만) 비교평가했다. 그 작업은 즐거운 고통이었다. 비록 애매하고 디테일이 떨어지는 형편없는 결론(누군가에게 설명하려고 할 때 막상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에 머문… 그래서 완전히 내것으로 숙성되지 못한)을 내기는 했지만 나는 이것이 나를 변화시켰다고 생각한다. 성장시켰다고 생각한다. 투자를 통해 내 인생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6.

결론만큼 중요한 것이 과정이다. 한달을 함께 해온 스뎅튜터님과 조원들은 이 고난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 도움을 준 조력자들이다. 내가 겪은 과정들을 풍요롭게 만들어준 과정의 창조자들이다.

 

감사일기에도 썼듯이 나는 최임체출 당일날 결론을 수정했다. 매임때 들은 부사님의 지역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한 몫을 했지만, 결정적인 것은 그날 아침에 있었던 조원과 튜터님의 질의응답이었다. 

 

세상은 넓고 해석할 일은 많다. 나의 해석을 말하고 타인의 해석을 경청하는 일은 그 자체로 삶을 풍요롭게 한다. 실행하고 변화를 일으키고 성장하게 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너와 나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찾게 된다. 행복이 있다면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이번 실전반을 통해 나의 성장을 물심 양면으로 도와준 튜터님과 조장님, 조원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철없이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남편과 아빠를 말없이 응원해주고 있는 아내와 아들에게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고난을 제공해준 ‘나의 적(?)들’에게도 감사하다. 그들은 나를 죽이기 못했다. 나는 살아남았다. 

 

<해변의 묘지>의 마지막 문구를 인용하며 긴 후기를 마치려 한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의 인생에도 ‘바람’이 불기를 기원한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댓글 2

플라이투
13시간 전

와 파블로님 후기가 시에요? 감동입니다. 수고하셨어요 파블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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