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해보면 인생 자체가 협상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매일 협상을 합니다.
“엄마, 딱 10분만 더 놀고 가자~~.”
“그러면 5분만 더 놀고 가는 거야.”
“5분은 너무 짧아. 7분!”
“좋아. 대신 7분 지나면 바로 가는 거야.”
어른이 보기에는 그냥 떼쓰는 것 같지만
가만히 보면 아이도 자기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협상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기 요구만 끝까지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결국 둘 다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갑니다.
협상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투자를 하면서도 생각보다 많은 순간에 협상을 하게 됩니다.
매도인과 가격을 협상하고,
세입자와 전세 조건을 조율하고,
중개사와도 내가 원하는 조건을 만들어가기 위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전에는 협상을 잘한다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좋은 협상은 내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Yes’라고 말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나는 이 조건을 원하는데, 왜 안 해주지?’
가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서는 이 조건을 받아들일 이유가 있을까?’
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결국 협상도 앞서 말한 것처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과 결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배운 것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이해관계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2년 전, 투자를 하면서 제가 원하는 조건으로
세입자와 협상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상대방이 받아주지 않아 아쉬웠지만
이미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입자가 머무는 4년 동안 체념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달라졌고,
상대방의 상황과 이해관계가 달라졌고,
그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조건을
다시 이야기해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상황은 정말 손바닥 뒤집듯이 역전될 수 있구나.
그때는 제가 불리하다고 생각했던 상황이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수도 있고,
반대로 지금 제가 편안하다고 느끼는 상황도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의 No가 영원한 No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지금의 편안함도,
지금의 불안함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람의 생각도 바뀌고
상황도 바뀌고
이해관계도 바뀝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제가 지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면,
그 상황에 매몰될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상황을 당장 바꿀 수 없다면
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면 됩니다.
당장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가면서
상대방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고
다시 협상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놓고
기회가 왔을 때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합니다.
좋은 투자자는 한 번의 협상 결과에 매몰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 번의 Yes와 No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그 뒤의 변화를 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안 된다고 해서
영원히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지금 된다고 해서
영원히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한 번의 Yes와 No보다
그 뒤에 있는 사람과 상황의 변화를 계속 보는 것.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서로에게 좋은 선택지를 찾아내는 것.
처음부터 제가 원하는 답을 정해놓고
상대방을 그 답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고
그 안에서 제가 제안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는 것.
결국 협상은 상대방을 설득해서 내 뜻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움직일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제가 원하는 것만 얻으려고 할 때 오히려 일이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조금 양보하면 상대방이 움직이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면 제가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만 생각하기보다
‘상대방은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제안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기.
제 이익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받아들일 이유를 만들어주고,
그 결과 저에게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그게 결국 오래 투자하기 위해 필요한 협상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변화가 생겼을 때
‘이제는 어떤 방법이 가능할까?’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투자자.
좋은 물건을 찾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람과 상황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서로가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
저도 그런 투자자가 되어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