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2% 적금"
이런 광고 보면 마음이 흔들리시죠.
요즘 예금 금리가 3% 정도인데 12%라니.
4배나 되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이 적금, 조건을 전부 채워도
받는 이자는 약 5만원입니다.
오늘은 왜 그런지,
그리고 적금 고를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 알려드릴게요.
12% 적금, 어떤 상품일까요?
KB국민은행은 최고 12% 금리를 주는 'KB카드 쓰담적금'을 10만 계좌 한정으로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달에 넣을 수 있는 돈은 최대 30만원, 기간은 6개월입니다.
그래서 우대금리를 꽉 채워도 받는 이자는 세금을 떼고 약 5만3000원입니다.
신한은행도 비슷합니다.
이달 말까지 20만 계좌 한정으로 최고 9% 금리를 주는 '신한 적금 9단'을 팔고 있는데, 기간은 1년이지만 역시 월 30만원까지만 넣을 수 있습니다.
왜 12%인데 5만원밖에 안 될까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적금은 매달 나눠 넣기 때문입니다.
첫 달에 넣은 30만원은 6개월 동안 이자가 붙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달에 넣은 30만원은 딱 1개월만 붙어요.
그래서 180만원을 넣어도,
평균으로 보면 절반 정도 기간만 맡긴 셈이 됩니다.
적금은 예금과 달리 매달 나눠 넣어서 실제 이자가 표시된 금리보다 적습니다.
직접 계산해 보면 이렇습니다.
세전 이자 약 6만3000원 − 세금 15.4% = 세후 약 5만3000원
둘째, 12%는 '모든 조건을 채웠을 때'의 숫자입니다.
이 적금의 기본금리는 연 2.0%입니다.
최근 6개월 동안 해당은행 신용카드를 쓰지 않은 사람이 새 카드를 만들어야 6.0%p가 더해지는 구조입니다.
조건을 하나도 못 채우면 어떻게 될까요?
같은 방식으로 기본금리 2%만 계산하면,
6개월 동안 받는 이자는 세후 약 9천원입니다.
12%라는 숫자를 보고 들어갔는데,
손에 쥐는 돈은 커피 두 잔 값일 수 있는 거죠.
그렇다고 특판 적금이 나쁜 건 아닙니다
조건이 내 생활과 딱 맞는다면, 분명 좋은 상품입니다.
다만 숫자가 아니라 내 상황으로 골라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딱 3가지 기준만 드릴게요.
기준 하나. '금리'가 아니라 '받는 돈'으로 비교하세요
적금을 고를 때는 퍼센트 말고 원 단위로 바꿔보세요.
"이 적금에 넣으면 만기 때 이자로 얼마를 받나?"
이 질문 하나면 됩니다.
세금도 꼭 빼고 보세요. 예·적금 이자에는 15.4%의 세금이 붙어서, 세전 3.2%는 세후로 약 2.71%가 됩니다.
대부분의 은행 앱에는 적금 계산기가 있습니다.
월 납입액, 기간, 금리만 넣으면 세후 이자가 바로 나와요.
기준 둘. 조건이 '지금 내 생활 그대로' 채워지는지 보세요
우대금리 조건을 하나씩 읽어보세요.
카드를 새로 만들어야 하나요?
카드를 한 달에 얼마 이상 써야 하나요?
월급 통장을 옮겨야 하나요?
신한은행 적금 9단도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직전 6개월 동안 신한은행 예·적금 상품이 없어야 하고, 해당은행 카드 결제 실적도 필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겁니다.
조건을 채우려고 돈을 더 쓰게 된다면, 그건 모으는 게 아닙니다.
이자 5만원을 받으려다
카드 실적 채우느라 10만원을 더 쓰면
오히려 손해니까요.
지금 쓰는 카드, 지금 받는 월급 통장으로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조건인지만 확인하세요.
기준 셋. 얼마를, 얼마 동안 넣을 수 있는지 보세요
한 달에 30만원 한도라면,
50만원을 모으고 싶은 분에게는 20만원이 남습니다.
그 20만원이 갈 곳도 같이 정해두셔야 합니다.
기간도 중요합니다.
6개월짜리라면 끝난 뒤 다시 어디에 넣을지 또 고민해야 해요.
그리고 특판을 기다리느라 돈을 묵혀두지 마세요.
좋은 특판을 기다리며 두 달 동안 연 2%대 통장에 돈을 두면, 금리 차이로 얻을 이익이 쉽게 사라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고르면 될까요?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한 달에 모을 금액을 먼저 정한다.
2. 후보 적금 2~3개를 은행 앱 계산기에 넣고 세후 이자(원)를 비교한다.
3. 우대 조건 중 지금 생활 그대로 채울 수 있는 것만 인정하고 다시 계산한다.
4. 한도를 넘는 금액이 갈 곳을 정한다.
이 순서대로 하면,
12%든 9%든 광고 숫자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뉴스가 남기는 판단 기준
높은 금리 광고를 보시면, 이 한 줄만 떠올려 보세요.
"조건 다 채우면 얼마, 내가 채울 수 있는 것만 채우면 얼마?"
두 숫자가 비슷하면 좋은 상품이고,
차이가 크다면 한 번 더 생각해 볼 상품입니다.
돈 모으기에서 이자는 사실 조연입니다.
주인공은 매달 꾸준히 넣는 돈이에요.
180만원을 모았다는 사실이
5만원 이자보다 훨씬 큰 결과입니다.
그러니 금리 숫자에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내 생활에 맞는 통장 하나 고르고,
매달 넣는 것.
그게 가장 확실한 12%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