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을 다녀왔는데도 어떤 아파트가 좋은지
설명하기 어려웠던 적 없으신가요?
하루 종일 걸으며 지하철역도 확인하고,
학교와 상권도 둘러봤지만 막상 어느 동네가 더 좋은지?
어떤 아파트를 먼저 선택해야 할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처음 임장을 시작했을 때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5년 동안 전국의 여러 지역을 다니며 조금씩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임장에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단순히 좋은 아파트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 지역과 그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하는 이유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처음 임장을 시작한다면 무엇을 먼저 확인하면 좋을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체크리스트가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처음 임장을 시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아파트를 보러 간다는 것은 알겠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무엇부터 봐야 할지 몰랐습니다.
어디를 걸어야 할지? 무엇을 봐야 할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임장에서 무엇을 확인하는지 찾아보고,
좋은 글이 있으면 정리해서 가져갔습니다.
교통은 어떤지, 학교는 가까운지, 상권은 잘 형성되어 있는지 하나씩 확인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아파트를 알아보는 눈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지역을 다니며 수많은 아파트를 보고, 생활권을 걷고, 임장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생활권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지역을 뜻합니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역과 상권, 학교 등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생활하는 구역이 나뉘곤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지역을 많이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임장을 반복할수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인데도 왜 사람들은 어느 한쪽을 더 좋아할까요?
지하철역에서 더 가까운 아파트가 있는데도 다른 아파트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교통이 좋고 학교가 가까운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그 차이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 임장에서 던져야 할 질문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임장은 사람들의 선택을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선택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직장과 가까워서일 수도 있고, 출퇴근이 편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자녀의 학교 때문일 수도 있고, 가족이 생활하기 좋은 환경이나
감당할 수 있는 주거비가 중요한 이유였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이사를 하고 내 집 마련을 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를 할 때는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내가 살고 싶은 곳과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반드시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조용하고 한적한 아파트를 좋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이 많고 출퇴근이 중요한 지역이라면
지하철역과 가까운 아파트가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면
역에서 조금 멀더라도 학교와 주거환경이 좋은 아파트를 더 선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어느 아파트가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지역에서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임장을 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지역으로 이사해야 한다면 어디에서 살고 싶을까?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지역으로 이사 오는 사람들은 어디부터 선택할까?
이 두 질문은 비슷해 보이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나의 취향을 알아보는 질문이고,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이유를 찾는 질문입니다.
투자자라면 두 번째 질문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을 알아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왜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파트까지 알아야 할까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우리가 아파트를 사고, 전세를 놓고, 언젠가 다시 파는
모든 과정에는 다른 사람의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를 매수한 뒤 전세를 놓는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내가 아무리 좋은 아파트라고 생각하더라도
그곳에 살고 싶어 하는 임차인이 많지 않다면 전세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싶어 하는 아파트라면 상대적으로 다양한 전세 수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매도할 때도 비슷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아파트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이 그 가격을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그곳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실제로 그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물론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라고 해서
반드시 먼저 팔리거나 가격이 먼저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이 너무 높거나 주변에 새로운 아파트 공급이 많다면 거래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왜 선택하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아파트의 가치도 여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그 아파트가 가진 교통, 교육, 생활환경 등의 장점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이렇게 파악한 가치와 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아파트가 무엇인지 알아야
그 아파트가 현재 가격에 비해 저렴한지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에는 저마다 순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임장을 하는 사람은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저는 먼저 그 지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선호하는 동네가
어디인지 살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어느 생활권은 교통이 편리하고,
어느 생활권은 학교와 학원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또 다른 생활권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집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에 따라 사람들이 먼저 선택하는 곳과 그다음으로 고려하는 곳이 달라집니다.
우리는 이것을 생활권의 선호도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생활권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선택을 받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아파트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역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 규모가 큰 아파트, 새로 지어진 아파트,
학교가 가까운 아파트처럼 저마다 장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생활권과 아파트의 순위를 정확하게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처음에는 단순하게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 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선호하는 동네는 어디일까?
2. 그곳에서 대표적으로 좋아하는 아파트는 무엇일까?
3. 사람들이 그곳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이 세 가지를 생각하며 걸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세운 예상이 맞는지 현장에서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지도에서는 비슷해 보이는 두 동네가 실제로 걸어보면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역까지 가는 길에 큰 도로를 건너야 하는지?
아이들이 학교까지 편하게 걸어갈 수 있는지?
주변에 생활에 필요한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 보세요.
이렇게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어느 곳을 더 좋아할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이유를 남기는 것입니다.

임장에서는 이것만 해보세요
임장에서는 너무 많은 것을 보려고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먼저 가까운 두 생활권을 선택해 직접 걸어보세요.
그리고 다음 세 가지를 기록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생활권에서 각각 가장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파트를 하나씩 찾아보세요.
둘째, 그 아파트를 선택한 이유를 교통, 학교, 상권, 주거환경 중에서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해 보세요.
셋째, 나의 취향을 잠시 내려놓고 이 지역에서 집을 구하는 사람들도 같은 선택을 할지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내가 A아파트를 더 좋아하더라도
이 지역의 직장인들이 B아파트를 더 선호할 것 같다면 그 이유를 적어보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가 생각한 이유를 기록하고, 다른 아파트와 비교하며 그 판단을 하나씩 확인하는 연습이 먼저입니다.
그렇게 임장을 반복하다 보면 단순히 많이 걸었던 하루가 아니라,
사람들이 집을 선택하는 이유를 하나 더 이해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5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깨달은 것
돌이켜보면 저 역시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임장했던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지금도 새로운 지역을 만날 때마다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5년 동안 임장을 하면서 한 가지는 조금 더 분명해졌습니다.
임장은 단순히 아파트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왜 그곳에 살고 싶어 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면 어느 동네를 더 선호하는지,
어떤 아파트를 먼저 선택하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쌓인 판단이 나중에는 아파트의 가치를 비교하고
투자할 물건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발품의 기술」에서는 제가 전국을 다니며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하나씩 나눠보려고 합니다.
임장에서는 무엇을 봐야 하는지?
생활권과 아파트의 선호도를 어떻게 구분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내집마련과 투자로 연결할 수 있는지까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 글들이 이제 막 임장을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방향을 잡는 작은 기준이 되고
이미 임장을 다니고 계신 분들에게는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