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것만 가져가시면 됩니다.
집을 처음 살 때 막히는 지점은 대부분 같습니다.
비교가 안 되고, 예산이 모자라고, 보러 갈 시간이 없고, 가격 앞에서 흔들립니다.
이 네 가지는 다섯 개의 작업으로 풀립니다.
오늘은 그 다섯 개를 순서대로, 한 편에 모았습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후보는 여섯 개쯤 적혀 있습니다.
이쪽은 역에서 가깝고, 저쪽은 집이 깨끗합니다.
주말마다 나가는데 세 집쯤 보고 나면 해가 집니다.
마음에 드는 집은 예산을 조금 넘고, 부동산 세 곳에서 같은 말을 듣습니다.
"그 예산으로는 요즘 안 나와요."
그래서 또 몇 주를 같은 자리에서 맴돕니다.
게으르거나 판단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순서가 없어서입니다.
지금까지 어디까지 왔나요?
이 시리즈는 기준 → 예산 → 선택 → 실행, 네 단계로 걸어왔습니다.
| 단계 | 편 | 한 줄 |
|---|---|---|
| 기준 | #1 | 먼저 산 사람들은 기준·예산·선택·실행 순서를 지켰다 |
| 기준 | #2 | 청약을 기다리는 시간에도 값이 있다 |
| 기준 | #3 | 갈 수 있는 동네는 제약부터 적어야 보인다 |
| 기준 | #4 | 역 가까운 구축이냐 새 집이냐, 여섯 칸으로 정한다 |
| 예산 | #5 | 예산을 10% 낮추면 매달 여유가 생기고 고를 집은 늘어난다 |
| 예산 | #6 | 집값 말고 나가는 돈 4가지를 먼저 떼어둔다 |
| 선택 | #7 | 보러 갈 동네는 두 곳이어야 한다 |
여기까지 하셨다면 지금 손에는 동네 두 곳과 단지 몇 곳이 적혀 있을 겁니다.
오늘은 그 목록을 계약 직전까지 데려갑니다.
1. 조건 하나만 다른 두 단지를 비교합니다
2. 예산 안의 아쉬운 집을 세 기준으로 거릅니다
3. 주말 이틀에 열 집을 봅니다
4. 숫자 두 개로 지금 가격의 위치를 봅니다
5. 후보를 두 곳으로 만든 뒤 가격 이야기를 합니다
1. 둘 다 좋아 보여서 못 고르겠다면?
조건이 네 개쯤 되면 사람 머리로는 비교가 안 됩니다.
저울 양쪽에 서로 다른 물건을 얹어놓고 무게를 재는 셈이니까요.
그래서 조건을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를 똑같이 만듭니다.
같은 동네에서 지은 해, 세대수, 평형이 비슷하고 역까지 거리만 다른 두 단지를 짝짓습니다.
| A단지 | B단지 | |
|---|---|---|
| 역까지 | 도보 7분 | 도보 15분 |
| 지은 해 | 2003년 | 2005년 |
| 세대수 | 약 700세대 | 약 800세대 |
| 평형 | 84㎡ | 84㎡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같은 평형의 1년치 거래를 모아 평균을 냅니다.
최근 한두 건만 보면 급매나 수리 여부 같은 사정이 섞입니다.
평균 차액이 3천만 원이라면, 시장이 "역에서 8분 더 가까운 것"에 3천만 원을 더 낸다는 뜻입니다.
그다음은 내 질문입니다. 나에게 그 8분은 3천만 원어치인가.
여기서 자주 놀라는 일이 있습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본 조건에 시장은 돈을 거의 안 내고, 별생각 없던 조건에서 큰 차이가 날 때입니다.
나중에 팔 때는 내 취향이 아니라 시장이 값을 매깁니다.
내 순위와 시장의 순위는 다릅니다. 둘 다 알고 고르면 됩니다.
2. 예산 안에 아쉬운 집만 남았다면?
1층, 2층, 가게가 있는 동, 복도 끝집, 북향.
예산을 올리거나 몇 달을 더 기다리기 전에, 세 가지만 확인해보세요.
하나, 깎인 이유를 고칠 수 있나요?
도배, 싱크대, 화장실, 창문처럼 돈과 시간으로 고칠 수 있으면 기회입니다.
수리비보다 깎인 금액이 크면 남습니다.
층, 방향, 동 위치, 창밖 풍경처럼 못 고치는 것이면 다음 기준으로 넘어갑니다.
둘, 그 할인이 제값인가요?
같은 단지, 같은 평형에서 층만 다른 거래를 1년치 모으면 저층이 얼마나 싼지 평균이 나옵니다.
| 지금 이 집은 | 판단 |
|---|---|
| 평균 할인폭보다 더 깎였다 | 싸게 사는 것 |
| 평균과 비슷하다 | 제값, 취향으로 판단 |
| 평균보다 덜 깎였다 | 비싸게 사는 것 |
저층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저층값을 받았느냐가 기준입니다.
셋, 팔 때 살 사람이 있나요?
1층은 어르신이나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 찾기도 합니다.
반대로 창밖이 바로 옆 동 벽이거나 하루 종일 해가 안 드는 집은 찾는 사람이 드뭅니다.
그 조건의 집이 1년에 몇 건 거래됐는지 보면 압니다.
그래도 첫 집이라면 중층 이상을 먼저 보시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그리고 기준을 다 통과해도 꼭 볼 곳이 하나 있습니다. 물이 샌 흔적입니다.
천장 모서리, 창문 아래 벽, 베란다 구석, 싱크대와 세면대 아래, 보일러실 바닥.
한 군데만 새 벽지나 새 페인트로 덮여 있다면 한 번 더 보시고, 언제 생겼고 고쳤는지 물어보세요.
물 샌 흔적은 깎을 거리가 아니라 거를 거리입니다.
3. 주말 이틀에 열 집을 볼 수 있을까요?
볼 수 있습니다. 주말에 세 집밖에 못 보는 건 이동이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 때문입니다.
그 기다림을 평일 저녁으로 옮기면 됩니다.
평일 저녁에 전화로 예약합니다.
목요일이나 금요일 저녁, 그 단지 매물을 올린 부동산 두세 곳에 전화해 네 가지를 말합니다.
| 말할 것 | 예시 |
|---|---|
| 언제 갈지 | 이번 토요일 오전에 가려고 합니다 |
| 예산 | 5억 3천 정도 보고 있습니다 |
| 조건 | 84㎡, 실거주할 집입니다 |
| 몇 개 볼지 | 가능하면 서너 개 묶어서 보고 싶습니다 |
하루에 한 동네씩 묶습니다.
내집마련 시리즈 #7에서 만든 동네 두 곳을 토요일 하나, 일요일 하나로 나누고, 같은 단지는 연달아 봅니다.
집마다 다섯 줄을 적습니다.
단지·동·층, 가격과 깎일 여지, 좋았던 점 하나, 걸렸던 점 하나, 물 샌 흔적 확인 여부.
마지막 30분에 그 자리에서 순위를 매깁니다.
하루 자고 나면 인상만 남고 이유가 사라집니다.
1등과 2등의 차이를 한 줄로 못 쓰겠다면 둘 중 하나를 다시 봐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전화가 어색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들 입장에서는 미리 연락 주는 손님이 훨씬 편합니다.
기록하지 않은 집은 본 게 아닙니다.
여기까지 오면 한 가지가 보입니다.
이 시리즈의 모든 편은 사실 같은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교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다른 선택지를 남겨두는 것.
남은 두 단계도 그 연장입니다.
4. 부동산 세 곳에서 예산을 올리라고 한다면?
그 말은 대개 거짓이 아닙니다. 중개사분들은 지금 나와 있는 매물을 매일 보니까요.
다만 지금 나와 있는 값은 파는 쪽이 부르는 값이고, 실제로 거래된 값은 사는 쪽이 낸 값입니다.
숫자 두 개를 확인하면 지금 호가가 어디쯤인지 보입니다.
직전 거래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그 단지, 그 평형의 가장 최근 거래를 찾아 지금 호가와 비교합니다.
| 호가와 직전 거래 | 읽는 법 |
|---|---|
| 호가가 많이 높다 | 파는 쪽이 올려 부른 것, 조정 여지가 있을 수 있다 |
| 비슷하다 | 지금 시세, 깎기보다 예산을 다시 본다 |
| 호가가 더 낮다 | 사정이 있는 매물, 이유를 확인한다 |
전고점.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 가장 비쌌던 가격입니다. 지금 가격의 위치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적어봅니다.
전고점 5억 9천 / 직전 거래 5억 2천 / 지금 호가 5억 6천
직전 거래보다 4천이 높고, 전고점까지는 3천이 남았습니다.
이제 부동산에서 할 수 있는 말이 달라집니다.
"지난달에 5억 2천에 거래된 게 있던데, 이 집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깎아달라는 부탁이 아니라 차이를 묻는 질문입니다.
답이 납득되면 그 가격이 맞는 것이고, 답이 흐리면 조정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확인해보니 시세가 맞다면 예산을 올리거나 이 집을 포기하는 두 길이 남습니다.
올리는 게 틀린 선택은 아닙니다.
다만 얼마를 올리는지, 매달 갚는 돈이 얼마 늘어나는지, 내집마련 시리즈 #6에서 떼어둔 돈은 그대로인지 적어두고 올리세요.
올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모르고 올리는 게 문제입니다.
5. 가격 이야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가격이 조정되느냐는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다른 후보가 있느냐에 더 많이 달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후보가 한 곳일 때와 두 곳일 때, 같은 자리에서 세 가지가 달라집니다.
| 후보 1곳 | 후보 2곳 | |
|---|---|---|
| 시간 | 하루하루가 아깝고 조급해진다 | 며칠 늘어져도 손해가 아니다 |
| 말 | "조금만 안 될까요" 부탁이 된다 | "어떤 점이 다른가요" 질문이 된다 |
| 포기 | 포기하면 원점이라 실제로는 못 한다 | 포기가 실제 선택지다 |
조급함은 숨기기 어렵고, 여유는 꾸며내기 어렵습니다. 둘 다 후보 개수에서 나옵니다.
내집마련 시리즈 #7에서 동네를 두 곳 만들고, 오늘 2번에서 아쉬운 집까지 후보에 넣어보고, 3번에서 이틀에 여러 곳을 본 이유가 여기에 모입니다.
물론 후보가 둘이어도 조정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 평형 매물이 한두 개뿐이거나, 호가가 이미 직전 거래 수준이거나, 파는 쪽이 급하지 않거나, 최근 거래가 활발한 경우입니다.
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아는 것도 정보입니다.
가격 대화의 조건은 대화 전에 만들어집니다.
6. 가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이 3가지만
마음이 정해지면 곧 "가계약금 먼저 넣으시죠"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입금하고 나면 조건을 바꾸기 어려워지니, 보내기 전에 세 가지를 확인합니다.
☑️ 등기부등본에서 소유자 이름과 대출(근저당) 금액을 직접 확인합니다
☑️ 가격, 잔금일, 남기고 가는 물건 같은 조건을 문자로 남겨둡니다
☑️ 가계약금은 등기부등본상 소유자 명의 계좌로 보냅니다
한 장으로 보는 내집마련 순서
저장해두고 지금 내가 어디쯤인지 체크해보세요.
| 단계 | 할 일 | 끝났다는 신호 |
|---|---|---|
| 기준 | 갈 수 있는 동네의 제약 적기, 여섯 칸으로 우선순위 정하기 | 포기할 것과 지킬 것이 한 줄로 적혀 있다 |
| 예산 | 예산 10% 낮춰 잡기, 따라붙는 돈 4가지 떼어두기 | 매달 갚을 돈과 남는 돈이 숫자로 있다 |
| 선택 | 동네 2곳, 조건 하나만 다른 두 단지 비교, 아쉬운 집 3기준 거르기 | 후보 단지가 비교표로 정리돼 있다 |
| 보러 가기 | 평일 저녁 전화, 하루 한 동네, 집마다 다섯 줄, 현장 순위 | 1등과 2등의 차이가 한 줄로 적혀 있다 |
| 가격 | 직전 거래가·전고점 확인, 후보 2곳 만들기 | 포기하면 갈 곳이 적혀 있다 |
| 계약 직전 | 등기부등본, 조건 문자, 소유자 명의 계좌 | 세 칸이 모두 체크돼 있다 |
이번 주에 할 일은 하나입니다.
표에서 지금 내가 있는 칸을 찾고, 그 칸의 '끝났다는 신호'를 채워보세요.
여덟 편 동안 같이 걸어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집을 사는 일은 한 번의 큰 결정이 아니라, 작은 확인을 순서대로 쌓는 일이었습니다.
다음 주 11월 11일 수요일 아침부터 ‘재테크 플랜 연재’를 새로 시작합니다.
돈을 모으는 순서부터 내 집, 투자, 노후까지 한 줄로 이어 가려 합니다.
팔로우해두시면 첫 회부터 순서대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집을 알아보며 몇 주째 같은 자리를 맴도는 분이 있다면, 이 한 장을 건네주세요.
순서만 있으면, 첫 집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