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조장을 지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길 잘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나보다 실력 있는 분들 하는 게 낫지' 라는 생각 반
'내 코가 석 자인데' 라는 생각 반으로
내 손으로 조장을 지원한 적이 없었다.
"지역이동을 할 바에야 조장을 하시겠습니까?"
"예" 에 당첨되어 조장을 한 후로 두 번째 조장이다.
첫 번째 조장을 한 것에 대해서는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남는다.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많이 알려드렸지만 과연 내가 알려드린 것들이 그 분들에게 필요한 것이었을까
분위기 임장까지는 다 같이 같지만 단지임장부터는 내 시간을 더 내기보다는 시간이 맞는 조원 몇 분이랑만 같이 다니기도 했고 여러 모로 허둥지둥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번에 내가 조장으로서 엄청 이타적으로 했느냐
그건 아니다.
처음 조장에 지원한 동기부터가 이기적인 이유였으니 말이다.
한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월부를 쉬다가 다시 돌아왔더니
그 사이에 조장에게 기대하는 역할과 주어지는 혜택들이 많이 달라져있었다.
조장끼리 오프 모임도 생기고 튜터님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생겼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경험들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장을 지원했다. 순전히 나를 위해서.
동시에 조원분들에게 폐는 끼치지 않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 사이에 여러 조장님들을 뵈면서 그 분들의 다양한 방식을 보고 배웠기 때문이다.
이 조장님의 좋은 점, 저 조장님의 좋은 점들을 모아모아 나는 이렇게 해볼 수 있겠다는 약간의 용기가 생겼다.
첫번째 조장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보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장을 하면서 여러 번의 망설임이 있었다.
첫번째 망설임은 내 시간을 내는 것에 대한 망설임이었다.
첫 조장을 할 때 나의 시간을 내는 것을 아까워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1주차부터 마음을 내려놓고 내 시간을 다 내리다 생각을 했다.
1주차 조모임 시간을 정할 때 살짝 내적 갈등을 했다.
'내가 안 되는 시간은 아얘 투표에서 뺄까?'
'아니지. 이번에는 그러지 말자. 떳떳한 조장이 되자!'
그래서 내가 안 되는 시간까지 넣어서 투표를 했다.
그런데 마침 딱 내가 안 되는 시간에 가장 많은 분들이 가능했다.
그래서 개인 일정을 취소하고 조모임을 했다.
처음부터 내 시간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았더라면 조모임에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 못 했을테고
그러면 결국 나도 즐거운 조모임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을 위해 한 일인 줄 알았지만 결국은 나를 위한 일이 되었다.
나 쫌 잘 했네? ^^
두번째 망설임은 2주차 현장 방문에 앞서서다.
희망하시는 조원분들과 함께 현장 방문을 하기로 했지만
그 전에 시간이 나고 궁금해서 A 지역도 개별적으로 가보려고 했다.
혼자 가려니 적적해서 동행을 구하고 싶었지만
제안을 하기가 왠지 망설여졌다.
"같이 가실 분 계실까요?"
밑져야 본전이지! 용기를 내어 조톡방에 동행을 구했다.
아마 다들 강의 듣고 과제 하고 본업하시느라 바쁘시겠지 생각했는데 한 분께서 지원을 하셨다!
그렇게 함께 지역을 둘러보고 난 뒤 조원분께서 동선 짜주신 덕분에 잘 둘러봤다고 오히려 나에게 감사하다고 하셨다.
같이 다녀서 좀 더 용감하게 다니고 재미도 있고 편하게 해주셔서 내 얘기도 많이 했는데 그 분께서 오히려 감사하다고 하셔서 뿌듯하고 나도 감사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시는 조원분을 보니까 나도 으쌰으쌰 힘도 났다.
세번째 망설임은 3주차 부동산 방문에 앞서서다.
너나위님 말씀을 들으니 전화 예약부터가 과제이고 경험일 것 같았다.
현장 방문 과제와 달리 특별히 조원들과 같이 가라는 안내도 없었다.
어쩌면 이런 것들은 내 마음이 대는 핑계일 수도 있다.
'조원분이랑 갔다가 사장님한테 소박맞으면 어쩌지?'
(욕 좀 먹으면 어떠냐 문 닫고 나오면 되는건데)
어찌 됐건 그래서 적극적으로 조원분들에게 같이 가자는 말을 못했다.
'그 분들도 가정이 있으니 배우자랑 가시겠지.'
'부동산 거래 경험이 있으시니 나보다 더 잘 하시겠지.'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이 반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달라졌다.
"누가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초보끼리라도 같이 가면 하나라도 더 잘 기억하고
용기도 나고 그런거에요.
그 분들도 같이 가고 싶어도 말을 못 꺼내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먼저 물어보세요.
조원분들끼리 조가 안 짜지면 조장님이 시간이 맞으면 여러번 같이 가드리세요.
그러면 그 분들만 좋은게 아니라 조장님이 경험치가 쌓이고 성장하는거에요."
생각의 전환!
그렇게 생각하니까 결국 나를 위한 것이고 서로를 위한 것이구나 싶었다.
내가 조장으로서 조원분들에게 한 번 더 손을 내밀면 그게 결국은 나를 위한 게 되는구나.
이게 바로 win-win?
네번째 망설임은 3주차 조모임 일정을 정하면서다.
오프 모임 시간이 4:4 동점으로 나온 박빙의 순간
한 조원분께서 온라인을 제안하셨다.
'너나위님이 오프하라고 하셨는데.'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오프를 밀어붙이려고 했는데
너나위님 말씀도 말씀이고 오프가 더 얘기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생각도 들지만
조원분들이 원치 않는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지?
나 꼭 꼰대 부장같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얼른 마음을 고쳐먹고 즉각 의견을 수용하여
온라인 오프라인 동시에 열어서 재투표를 했다.
결국 한 시간에 오프5분 온라인6분으로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조원분들께 온오프 하이브리드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여 하이브리드로 하기로 했다.
내 생각만 고집했더라면 조모임 시간을 조율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다.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의 이로움을 체험한 순간이었다.
써놓고 보니 참 소소한 일들이지만
3주라는 짧은 시간에 비하면 큰 변화다.
조장을 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다시 한번 생각하고
반장님, CM피치님, 튜터님께 좋은 말씀을 듣고
조원분들 뿐만 아니라 조장님들 반장님까지 좋은 분들을 두 배로 만나고
내 할 일도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내 할 일만 하는 것보다는
이기적은 마음으로 남을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나에게도 남에게도 좋은 길이라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조장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주신 CM피치님, 샤샤와함께님, 젊은우리 튜터님, 너나위님, 아인파파파 반장님, 우바로 반장님
그리고 같이 고민 나누며 3주간 함께한 우리 조장님들
부족한 조장인데 배려해주시고 늘 감사하다고 해주시는 우리 조원분들
나의 월부 생활을 이해해주는 나의 가장 소중한 반쪽에게 감사하다.
다음에도 조장해야지~
러닝메이트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생각하는대로 된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댓글
행냥조장님 3주동안 열정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셔서 저도 많이 배울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두번째 조장은 뭔가 다르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저도 다음번에는 조장님처럼 좀더 행동할 수 있는 마인드로 도전해봐야겠다 느꼈습니다. 내향형이라고 하셨지만 월부에서만큼은 외향형의 자세도 보여주셨던 행냥님의 꾸준한 투자공부 응원하겠습니다~~ 나중에 또 조장모임에서 뵐 수 있길 바라며:) ㅎㅎ화이팅!
행냥 조장님.. 이정도로 복기하신다구요? 넘나 감동적인데요ㅠㅠㅠ1달의 과정을 담담히 풀어주시는데 안에 꼭꼭 다 들어가있엉ㅎㅎㅎ고생많으셨어요!! 우리는 꼭 다시만난다~!!
행냥조장님! 조장님을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갑고 열심히 하는 조장님을 보며 저도 자극을 많이 받아 감사했던 것 같습니다! 조장님 특히 여러군데 임장으로 누비시며 조원들과 으쌰으쌰 하시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어요! 조장님 마음 속의 열정도 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 내향인들은 무언가를 제안하거나 할 때 속으로 한 번 망설이곤 하는데(저만 그런거 아니죵?ㅎㅎ) 조원들과 함께 하기 위해 계속 제안하고 노력하시는 조장님의 모습이 너무 멋지네용~~^^ 우리 앞으로도 소중한 인연 계속 이어나가요^^!! 내마기 너무 고생하셨고 앞으로도 화이팅입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