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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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만 느낄 수 있는 마음들 [김안녕]



안녕하세요, 

인생의 안녕을 만들어가는 김안녕입니다. 


지난 이틀, 월부에 몰입한 지난 1년간 처음으로 

단 하나의 카톡도 읽지 않았고 

목실감도 쓰지 않았습니다. 

임보도 쓰지 않았고, 기사도 읽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메일도, 메신저도 하나도 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 실전반 마지막주차, 지투 첫주차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이틀간을 이렇게 보냈습니다. 


이유는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가족과 가시는 길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가장 많은 일을 해야만 했던 7월 첫 주, 

가장 중요한 게 뭘까..

제 실력은 어디에 있는 걸까.. 

어떻게 해나갈 수 있을까..

가장 많은 고민을 했지만 


그 어떤 날보다 아무것도 하지않은 채로 

가족과 함께 온전한 시간들을 보내며 

들었던 생각을 남겨 봅니다. 




7월의 안녕 


7월의 저는 사실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 7월 1일 새로운 회사로 첫 출근을 하였고 

- 7월 5일 실전반 최임 제출을 해야 하고 

- 7월 9일, 10일에는 개인적으로 중요한 발표가 있어 준비를 해야 했고 

- 7월 11일은 지투 사임 제출을 해야 합니다. 


이걸 이루기 위해 제 스케줄은 이렇게 짜여져 있었습니다. 


- 출근길) 발표 준비 

- 출근 전 2시간 카페) 실전 임보 마무리 

- 퇴근 후 1시간 카페) 발표 준비 PPT 작성 

- 퇴근길) 발표 준비 

- 퇴근 후 집에서) 지투 임보 개요 작성 


7월 첫주는 위와 같은 일정에서 한 시간의 오차라도 나면 

굉장히 지키기 어려운 일정이었습니다. 


저는 마음이 참 급했고 

부담스러웠고 

그래도 해내보자 다짐하면서 

출근길에 올랐던 것 같아요. 



4시 30분 눈을 떠 헐레벌떡 준비해서 출근하려던 찰나, 

부모님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사랑하는 가족과의 안녕 


부모님의 연락을 받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부끄럽게도 

‘와.. 임보 못 쓰겠다.. 발표 준비는 언제하지.. 임장 못 가겠다.. 어떡하지..’ 였습니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나서, 

이 상황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정말 부끄럽다, 

생각하며 실전반, 지투반 튜터님과 조장님께 연락드려 

잠시 동안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상황을 공유드렸습니다. 


회사에도 연락해서 휴가를 냈고, 

경력직 입사 첫 출근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지만 

우선 덮어 두었습니다. 


남편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휴가를 내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비슷한 상황을 겪어보신 분이라면 알텐데, 

조부모님에 대한 마음도 많이 아프지만 

언제나 강한 부모님의 눈에서 멈추지 않는 눈물을 볼 때 느끼는 

표현하기 힘든 슬픔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 안녕이니까 

그럭저럭 해야할 일들을 하면서 

소소하게나마 또 웃어보면서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친척분들과 안부도 나누며 

그 시간을 온전하게 보내고자 했습니다.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신 

외할아버지께서는 평생을 직업 군인으로 헌신하신, 

베트남 전쟁과 6.25 전쟁에 참전하신 국가유공자셨습니다. 


오래도록 같은 시간에 밥을 드시고 

산책을 하시고 신문을 읽고 잠에 드시는 

루틴을 잘 지켜오신 

강직하고 멋진 분이셨습니다. 


그런 분의 손녀로 태어나 행복하고 

많은 사랑 받을 수 있어 감사했어요. 




다시 돌아와 안녕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남편이 물었습니다. 


“괜찮아?” 


저는 대답했어요. 


“응. 이제 내일은 발표 준비 먼저해야 할 것 같고 

금요일은 임보 마무리 하고, 주말에는 그래도 임장 하루는 꼭 가야할 것 같고, 

아니면 시간이 없으니까 돌아와서 임보 쓰고 

회사는…” 


제 이야기를 듣던 남편이 다시 물어줬습니다. 


“상황 말고 네 마음” 



아, 그때 처음으로 

제가 제 마음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해내야 하는 물리적인 일들 말고 

내 마음은 어떤지를.. 

한번도 생각을 안했더라고요 ㅎㅎ



나는 사실 지금 조금은 벅차고 힘들고 

그리고 슬프다 


이렇게 처음으로 생각하면서 

바쁘더라도 남은 오후만이라도 

나를 위해서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잡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강의 후기를 제 때 작성하지 못했는데 

그것도 실전반을..

부끄럽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좋아하는 영화의 대사가 떠올라

그 장면을 다시 봤어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영화 속 엘리오 아빠(펄먼)의 대사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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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려고 마음을 잔뜩 떼어내다간 남는 게 없단다. 

 그럼 새로운 인연에게 내어줄 게 없지. 

아프기 싫어서 그 모든 감정을 버리겠다고? 너무 큰 낭비지. 


 어떤 삶을 살든 그건 네 소관이지만 이것만은 기억하렴, 

 우리 몸과 마음은 단 한 번만 주어진단다. 


 너도 모르는 사이

마음이 닳고 닳아 해지고  몸도 그렇게 되지. 


그러니 지금의 그 슬픔, 

 그 괴로움, 

 모두 간직하렴. 

 네가 느꼈던 기쁨과 함께


-



꼭 지금만 느낄 수 있고, 

나중이 아니라 지금만 제대로 봐야 하는 감정과 마음도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슬픔이어도 외면하기보다는

그냥 대면하면서 온전히 엉엉 우는 것이

필요한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도 마음의 부침이 있을 때 

혹시나 그런 때이지는 않을까 

한번쯤 생각해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 



꾸준한 투자자가 되는 길이 쉽지 않지만, 

이 또한 해나가기.. 


이번달은 부족한 한 달이 되겠지만 

그래도 힘내 보겠습니다. 


월부에 마음을 나눌 수 있어 

편안함을 느껴요. 



감사합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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