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스쿨 중급반 몰입 독서 후기 [열반스쿨 중급반 39기 61조 인리즌]

 몰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장 큰 감정은 놀라움이었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것이 나의 대학교 1학년 시절인 2007년인데 몰입이라는 비밀에 대하여 지난 17년 동안 모른 채 사회 초년생 시절을 넘겼다는 것이 조금은 억울한 느낌이다.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무공 비급서와 같이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익히면 대단한 사람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했던) 게임에서 스킬북을 익히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듯이 이 책 또한 열심히 읽고 훈련하여 내 것으로 만들면 현실에서도 몰입이라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읽을수록 호기심이 생기며 빠져들었다. 

 

 몰입이라는 주제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제시된 엔트로피 증가와 감소에 대한 비유라든가, 쉬운 일을 할 때 보다 어려운 일을 할 때 성공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길로 가는 것이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다는 것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하여 여타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깨달음을 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본질은 몰입이라는 행동과 현상, 방법에 대한 것이므로 그 부분에 집중하며 탐독하였다. 

 

 책에서는 몰입 상태에 이르면 집중력이 최고조가 되고 잡념이 사라져, 몰입 대상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쾌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몰입 상태를 바탕으로 선잠 상태에서 무수히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수면을 통하여 장기 기억이나 무의식으로 저장되었던 것들이 몰입을 이어나가면서 어느 순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떠오르는 것이라고 한다. 부작용으로는 잠이 오지 않고, 심해지면 정신질환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것인데 따라서 30분 이상의 적절한 운동을 통하여 수면을 유도하고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오히려 효율적이고 건강하게 몰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에게 사당오락이라는 말을 들으며 그것을 믿고 입시준비에 임하였던 나에게는 일종의 배신감마저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 비슷한 경험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노량진에서 공부하며 취업시험에 합격하던 해에 겪었던 일이 대표적인데(별개로 그 때 다녔던 학원 선생님이 말하기를 점심 식사 후 30분 정도 엎드려 자면 공부한 내용이 수면을 통하여 뇌에 저장되면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으니 낮잠 시간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던 것을 보아 몰입 책을 읽었거나 어느 정도 뇌 과학에 대하여 알고 있는 분이었던 것 같다) 당시 같은 시험을 준비하던 여자친구가 먼저 합격을 한 후 그 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게 되면서 복수심에 불타올라 합격에 대한 필사적인 의지가 생기게 되었고, 그 의지를 바탕으로 오로지 합격에 대한 생각에 집중하며 항상 속으로 되뇌면서 준비한 결과,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게 되었던 경험이다. 그 시기를 회상해보면 몰입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공부를 하면서 쾌감이나 희열을 느꼈던 기억은 없었던 것 같으나 집중력이 굉장히 좋았던 기억이 있고, 무엇보다 부작용은 확실히 느꼈던 것 같다. 몇 달 동안 밤에 잠이 오지 않아 3~4시간 밖에 자지 못하였는데 그마저도 선잠을 자는 것처럼 어느 정도 의식을 느끼는 상태로 잠을 잤고, 신기하게도 수면이 부족한데 다음날 집중이 잘되었다. 그러나 건강 상태는 계속 악화되었고 자면서도 의식이 남아있어 매일 밤 꿈인지 아닌지 모를 여러가지 환청이 들리고 환상이 보였고(의식은 내가 침대에 누워있는 방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인지하고 있었으나 기억을 되짚어보면 미묘하게 방의 구조들이 달랐던 것으로 보아 꿈에 가까웠던 것 같다) 가수면과 비슷한 상태에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 어지럽게 돌아다녔다. 결국 이러다가 내가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며 무서워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겪었던 경험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몰입과 같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최소한 유사한 경험을 하였다고 생각하며, 나도 몰입하는 훈련을 통하여 책에서 소개된 여러가지 사례들과 같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현재 직장 생활과 투자 공부를 병행하고 있는 여건상 한 가지의 문제해결 자체에 고도로 집중하는 강한 몰입보다는 슬로싱킹을 통한 약한 몰입을 통하여 투자에 대한 생각의 끈을 항상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투자 관련 공부와 활동은 꾸준히 하면서 평소에 항상 좋은 투자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이다. 하나의 커다란 생각을 계속 유지하는 상태로 세부적인 가지로 뻗어나가면서 현재 나의 상황에서 좋은 투자를 하기 위한 방법, 방향 등을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실행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행동 등을 놓지 않으면서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몰입을 통하여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평소 하고 있는 투자 공부와 몰입된 생각을 통하여 축적된 데이터들이 결합하여, 투자시 의사결정을 할 때 더욱 현명한 결론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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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릿user-level-chip
24. 10. 06. 22:52

저도 몰입이라는 것을 정말 오랜만에 느껴봅니다. 인리즌님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