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투자경험
실전투자경험

"지금 지방에 집 사는 거 아니야, 집 사면 안 되는 시기라고!"

“사장님, 어제 저녁에 예약한 물건 

보고 괜찮으면 가계약금 넣을게요.”

 

“네? 어제 밤에 거래가 되었다구요??!”

 

 

안녕하세요?

파란 열정을 가진 성장하는 투자자

장으뜸입니다.

 

2024년

생각지도 못하게

참 많은 매수 경험을 쌓게 되었는데요.

 

그 중에서

‘가족의 실거주 마련’을 도와주며

제 1호기를 복기할 수 있었던

시간들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부모님의 투자 물건을 찾던 와중이었습니다.

'와, 이거 진짜 괜찮은 조건 같아.

이만큼 가격 만들었는데

오케이하면 사장님께 이야기해볼게'

 

부모님께 물건을 찾아 갖다 바치던 시절.

이런 멘트를 쳤던 물건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그 순간마다, 태클을 걸던

부동산 하락론자 저희 오빠가 있었습니다.

 

분명 오빠에게는 비밀로 하고

부모님께만 물건을 전달했었는데..

정말 기가막히게 결정해야하는 당일 아침마다

지금은 집을 사면 안되는 시기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ㅎㅎ

갑자기 부동산 하락론자 유튜브 영상을 보내거나

매수를 하면 안된다는 기사를 올리거나

자신은 이런 시기에 매수를 하지 않을거라나 뭐라나..

(정신차려.. 지금 너무나 싼 시기라구.. )

 

오빠는 투자 공부를 시작하던 시절부터

부동산으론 안돼~

서울이면 모를까 지방에서 집 사는 거 아니야~

쓸데없이 시간, 돈 낭비하지마~ 등등

저의 투자 생활을 좋지 않게 봤었는데요.

 

힘겹게 설득한 부모님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부동산 공부는 내가 더 많이 했는데…

내가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했는데…

이걸 저렇게 자꾸 초친다고?

짜.증.나.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저는

지금 매수해야한다는 제 의견을 받아들일지

지금 매수하면 안된다는 오빠의 의견을 받아들일지

부모님께서 신중한 선택을 하실 수 있게

그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침내, 부모님께서는 매수를 결정하셨고

일반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매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빠는

 

조금씩 바뀌는 시장 분위기

그리고 스멀스멀 이야기 나오는 대출 규제에

조금씩 조급해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어차피 지방에서 거주를 해야하니

‘지금 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사실 전세로 살고 있던 오빠 부부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귀염둥이 조카와

함께 살 곳을 몇 개월 전부터 찾기 시작하였는데요.

 

투자자로서는 

와.. 여기보단 저기가 더 싼데?

거기는 좀 아쉬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실거주였던 오빠 부부는

‘그래도 난 여기 살고 싶어’

‘나의 생활 반경은 여기기 때문에 이 단지가 최선이야’

‘저층은 좀 그렇지 않나? 중층 이상 살고 싶어’

‘동향은 좀 그런데…’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고

 

실거주의 경우, 저평가된 가격은 베이스와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오빠 부부가 살고 싶었던 단지.

실제로 현장에 가서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권유하였습니다.

 

부동산 예약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가서 어떤 것을 보고, 듣고, 알아와야 하는지 알려주고

(급하게 매임하는 방법 알려주기)

오빠 부부는 부동산에 방문하여 해당 매물을 보고 왔는데요.

 

결과는? 실망..

연식만 보고 가장 원하는 단지만 예약하여 보고 온 오빠는

그 단지의 구조가 생각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함께

가격도 비싸고, 구조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근처 단지도 같이 보라고 했건만

그 단지에만 꽂혀 그 단지만 보고 왔던 것이었죠.

 

그리고 나선, 그 근처 단지에 꽂혀

근처 단지만 트레킹하고, 전화해보고,

지금 가격이 싼지 비싼지도 모른 채

‘난 무조건 저기 산다’라는 오빠의 모습을 보며

비슷한 금액으로 매수할 수 있는 단지들을

저와 함께 매물을 보며 비교평가해보기로 합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지역의 대장 30평대

입주가 끝난 보류지 물건 30평대

약간의 언덕이 있는 물건 30평대

가격은 1억이 더 저렴하지만

입지 대비 가격이 싸다고 생각된 물건 30평대

연식은 좀 되지만 조금 더 상급 생활권의 20평대

4층이라 싼 물건 30평대

동향이라 싼 물건 30평대

판상형과 타워형을 다양하게 살펴보면서

 

오빠가 똑같은 가격이면 이게 낫네~

점점 비교평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후보군을 두기 위하여

점심도 10분컷으로 먹고

하루종일 다닌 결과

오빠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단지에서

1등을 뽑았는데요.

(전부 다 쌌지만, 그 중에서 특히 싸다고 생각한 단지)

 

그래서 오빠는..?!

고민을 하다가 매수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좀 더 지켜보겠다나 뭐라나…으휴으휴)

 

저의 돈은 아니기에

속이 터졌지만..

집 하나 사는데 이렇게까지 

빡세게 다닐 줄은 몰랐다며

오빠가 구워준 고기만 냠냠 먹고 끝났는데요.

 

보름 정도 지난 후,

오빠와 함께 뽑은 1,2등 물건이

네이버 부동산에서 내려지고

거래가 되었다는 소식을 사장님 통해서 듣자

오빠는 ‘진정’ 조급해집니다.

 

그 기간동안, 다시금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가용 한도 금액을 한번 더 점검하고

더 싸지면 매수해야지! 하고 노렸는데

네이버 부동산에는 점점 싼 가격이 없어졌기 때문이죠.

 

'마음에 들었던 단지들

사장님들께 전화하여 더 싼 물건이 있는지 찾아봐'라는

제가 준 미션을 하면서

그 때 봤던 그 가격이 사라지고

아무리 봐도 그 가격은 쌌던 것이 맞다! 는

확신을 얻자 오빠는

‘한번 더 보고 나 오늘 가계약금 쏘고 온다!'는 마인드로

온 가족이 함께 두 단지의 물건을 보러 갑니다.

 

동향에 저렴했던 한 단지의 물건을 보고

향, 층, 동이 더 좋았던 다른 단지의 물건을 보러 가기 위해

저와 함께 차를 타고

예약한 부동산으로 가던 순간

“나 드디어 광역시에 집 산다!!”며 

기뻐하는 오빠의 모습을 보며

1호기 하기 전, 떨렸던 순간이 생각났는데요.

가계약 쏠 줄 알았던 물건이

바로 눈 앞에서 다른 사람의 가계약금 송금으로 인해

날아갔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가..

저의 심장은.. 굉장히 차가워져 있었습니다.

 

'이 물건이 날아갈 수 있는데,

오빠는 무조건 저 물건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네?!'

 

"오빠, 그 물건 날아갔으면 어떡하려고

그렇게 신나해..? 지금은 냉정해져야하는 시기야."

 

"어제 저녁에 예약했는데, 설마 날아갔겠어?

내가 산다!!! 내꺼다!!"

 

말로는 차분하다고 했지만

옆에서 봤을 땐, 누가봐도 이미 매수한 사람처럼

방방 떠있었습니다.

 

그렇게 부동산에 도착하고,

“사장님, 어제 저녁에 예약한 물건 

보고 괜찮으면 가계약금 넣을게요.”

"네, 그 물건 정말 좋아요. 진짜 하세요.

아까운 물건이예요" 라는 답변을 받았고

 

실제로 물건을 보러 가기 위해 이동 중

마주친 다른 부동산 사장님을 통해서

"어? 그거 어제 밤에 나갔는데?

어제 밤에 나갔는데?

밤에 나갔는데?

나갔는데?

 

당황한 사장님과

당황함을 숨기려했지만

실망감 가득한 표정의 오빠

 

싼 물건은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것을 알았기에

2순위 물건에 대해서 물어보던 참

사장님께서 갑자기 속삭이셨습니다.

"이것보다 싼 게 하나 있긴 한데,

거래 취소가 된 물건이예요.

나이 드신 분이 결로때문에 취소했어요.

누수가 아닌 것은 확인했어요"

 

급한 잔금 날짜

결로 자국을 보고 마음이 틀어지신 매수인

빨리 짐을 빼야하는 전세입자

 

잔금만 맞으면 본래 오빠가 매수하려고 했던

물건보다 x천만원 더 싸게 살 수 있었습니다.

도배비를 별도로 받는 조건과 함께요.

 

그 때부터 조건을 협의하기 위해

매도인의 연락을 기다리느라

중간에 밥도 먹고 오고

부동산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며

3-4시간을 기다렸고

결국. 매도인과 협상이 끝나

가계약금을 쏘고 올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계약서 특약 검토까지 도와줬으나

막상 오빠부부가 계약을 하기 위해 계약일에 방문하였을 때,

애매모호하게 반영되어 있는

특약을 이해하지 못하여 서명 후

제대로 된 의미를 파악하게 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제대로 된 부동산 매매 과정을 경험하고

이런 부분을 조심하고, 잘 챙겨야하구나를

깨달은 듯 보였습니다.

 

무사잔금~까지 하면 좋았겠지만

중간에서 참..

생각지도 못한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았는데요.

(To be continued…)

그래도 오늘. 저희 오빠 부부와 귀염둥이 조카는

새 집으로 이사를 갑니다 >.<

 

 

오빠의 실거주 집 마련을 해주며

제 투자를 복기할 수 있었고

새로운 부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1호기를 찾던 시절, 특정 단지에만 꽂혀

그 단지 네이버부동산만 뚫어져라 봤었던

 

무조건 가계약금 넣을 것처럼 갔다가

다른 사람의 가계약 송금과정을 보며 좌절했던 

 

특정 생활권만 바라보고 다른 곳을 보지 않았던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서툴러서 실수,

긴장했던 제 자신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번 매수를 통해 다시금 깨달은 점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복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시장의 분위기와 상관없이

어디든 급한 물건은 있고

투자 후보 물건이 많을수록 여유가 생긴다는 것

그리고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현재 호가 기준, x천만원의 안전마진이 생겼고

매수 후에 단지 내 실거래가 뜰 때마다

나름 저렴하게 샀다고 생각했는지

행복해하는 오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투자 후 내 단지 잘 있는지,

매일 아침 눈뜨면 네이버부동산/아실 눌러보고

당장의 수익은 아니지만 가격 오르면 기뻐하던

제 모습이 오버랩되었습니다 ㅎㅎ)

 

“잘 사기만 하면 절반은 판 것이나 다름없다.”

즉 보유 자산을 얼마에,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팔지에 대해 고심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자산을 저가에 매수했다면 위의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하워드 막스, 투자에 대한 생각에서

 

투자 물건을 찾을 때와, 실거주 물건을 찾을 때

조금은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본질은 ‘가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빠는 지금 집 사는 시기가 아니라고 했지만

지금은 ‘가격이 싸다면’ 사도 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모두 ‘좋은 가격’으로 매수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