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단호크] 제 나이 30대 중반, 희망퇴직을 선택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점점 퇴직의 대명사가 되어가고 있는 에단호크입니다.

 

저는 일주일 전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10억 달성 파이어는 아닙니다. ㅎ

 

올해 초부터 전국적으로 기업들이 희망퇴직을 단행했습니다.

마냥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보다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기업들이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희망퇴직이라는 단어로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면,

현재 많은 기사가 뜹니다. 

 

기업에 몸 담았고 실제 희망퇴직을 신청한 입장으로써

먼저 말씀드렸다시피 경기가 어려워서 퇴직을 시행한다는 이유보다는,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IMF때 처럼 부도가 나서 회사가 망할 것 같아서 라는 느낌이 아니라,

일하는 인력들은 점점 고령화 되어가고, 

AI,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필요한 인력의 수가 줄어들며,

인건비는 점점 늘어납니다. 

정년까지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습니다.

 

저는 위 기사에 뜨는 기업들 중 한 곳에서 1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다가,

10년 차 이상 희망퇴직 지원을 받는다는 공지에,

이틀 정도 고민하다 퇴직원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젊다는 이유로 회사 동료분들이 걱정해주시고 말리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지만,

오히려 젊을 때 밖에 나가서 좀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퇴직하더라도 다른 일에 대한 계획이 없이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최선의 상황과 최악의 상황 + 나의 장점과 단점을 생각하며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습니다.  

 

나의 장점

  1. 30대 중반 아직은 젊다
  2. 빚이 없고 종잣돈이 있다.
  3.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어서 큰돈 들어갈 일이 없다.
  4. 희망퇴직으로 기존 퇴직금 + 위로금(1년치 월급+3천만원 취업장려금)
  5. 종잣돈으로 잃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다.
  6. 아내의 직장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7. 회사 다니면서 배워 둔 기술이 있다.
  8. 내 시간과 상황이 남들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9. 꾸준하게 조금씩 운동을 해와서 나의 20대 때보다 지금의 체력이 더 좋다.
  10. 일이 없으면 막노동,쿠팡이라도 달려나갈 자신이 있다.

11. 가족과 지인들이 퇴직하면 더 잘될거라고 걱정보다는 응원해준다.

 

나의 단점 

  1. 다른 직장을 알아보지 않았다.
  2.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3. 대출에 대한 리스크 대비가 어렵다.
  4. 회사가 주는 안정감이 사라졌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전체적인 상황을 아내에게 브리핑했고

흔쾌히 허락을 해줬습니다.

 

만약 월급쟁이 부자들을 몰랐다면, 퇴직을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월부를 알게된 덕분에 임장다니고,강의듣고,책읽은 것들을 아내에게 평소 공유를 많이 했습니다.

저는 게으른 편이지만,다행히 평상시의 제 행동에 신뢰가 있었던 듯 합니다.

 

불과 3년 전 갖은 것이라곤, 자동차 한대와 몇천만원의 빚만 있었던 저는,

지금은 빚도 없고,종잣돈도 모으고, 실거주집도 사고, 1호기 투자경험도 해보고 

실거주집이 수익이 나서 매도해서 자산재배치까지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은 2호기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결과를 가져온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사심 가득했던 회사에서 13년을 일하면서, 

회의감이 들었던게 퇴직을 선택한 이유 중에 가장 컸습니다.

 

회사의 성장은 멈춘듯 했고, 회사가 성장하고자 내놓은 대책들은 

정말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의 성장은 멈춘듯 했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가득했던 저는

회사가 크게 걱정이 되었습니다.

많은 회사 동료들이 꿈이 없이 매달 들어오는 월급만을 기다리며 카드값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자산에 대한 이해가 없이 로또와 코인이라는 

부자가 될 확률이 너무 적은 것들에만 매주 기대를 걸며, 

핸드폰만 들여다 보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습니다.

승진을 하더라도 하는 업무가 바뀌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희망퇴직을 하지 않았더라면, 운이 좋았다면 내년에는 승진했을지도 모릅니다.

월급이 조금은 올랐겠죠..

하지만 회사 선배들을 보며 내가 하는 일이 바뀔 것 같지 않았고, 

회사에서 나의 성장은 멈출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아내와 탈주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마음껏 실패해 보러 가는 겁니다”

- 영화 탈주에서 임규남 역 이제훈 배우-

 

북한이지만 군인으로써 앞날이 보장되어있던 임규남은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탈북을 결심하게 됩니다.

 

탈주를 하는 도중에 과거 함께했던 형같은 고위급 장교 리현상(구교환 배우)

와 부딪히게 되는데요. 

리현상은 남조선이라고 마냥 좋을 줄 아니? 형이 잘해줄게 라며

임규남을 아끼는 마음에서 진심으로 가지 말라고 설득을 하는데..

마치 제가 회사를 나오면서 선배들이 저에게 나가지 말라고 하는 

장면이랑 오버랩되었습니다. ㅎ

 

탈북하려는 자와 탈북을 막으려는 자.. 이 둘의 액션이 참 재밌습니다. ㅎ

 

임규남은 리현상에게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기 직전에 붙잡혔지만, 

결국 그 의지를 꺾지 못하고 놓아주게 되는데요.

 

“가서 마음껏 실패하라”

-  영화 탈주에서 리현상 역 구교환 배우-

 

이 영화가 퇴사를 결정하는데 제 마음을 크게 움직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안보셨다면 스포는 죄송합니다. ㅎ

 

저는 안정적인 직장보다는 실패하기를 선택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좀 더 제 행동과 말에 책임을 지고

더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잘 활용하여,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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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업이user-level-chip
24. 12. 16. 15:50

용기있는 모습 도전하는 모습 너무 멋지십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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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실버user-level-chip
24. 12. 16. 16:07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본 호크님의 단단한 가치관, 행동을 보면 걱정보단 응원을 보내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실패 없이 성공은 없죠. 포기하면 실패가 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공할 분이시죠.^^ 호크님의 성공을 멀리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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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런하늘user-level-chip
24. 12. 16. 16:09

에단호크 조장님, 너무 대단하십니다. 아마 분명 내리신 선택에 대해서 더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