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안 보여 주는 세입자분, 왜 그러시는 걸까요? (이것마저 ㅇㅈㅅㅈ)

집을 안 보여 주는 세입자분, 왜 그러시는 걸까요? (이것마저 ㅇㅈㅅㅈ)

 

 

 

 

 

소복하게 하루를 쌓아가는

워킹맘 투자자 유르입니다🥰

aka. 유르츄르래미안슈르사야쥐

 

 

 

 

 

 

 

매도해야 하는 물건이 있는데 세입자분 협조가 쉽지 않습니다

그냥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고 반 년 동안 두 명이 보고 가신 정도이니, (분기 당 한명..?) 제 집은 시장에서 집보기 엄청나게 희귀한 물건이죠 🥲

그러다보니 매도가 한참동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가격을 내리고 사장님들께 많이 어필을 해 보지만, 그럼에도 쉽지 않더라구요

날짜를 겨우 잡았다가도 이런저런 이유로 취소되고,

기다리던 매수 희망자들은 다른단지로 가시고...

 

 

 

갑갑하고 답답한 구간을 지나 이제는

오히려 진득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나도 세입자이기 때문에, 집 보여주는게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지는 잘 알지만 그래도 그 정도로 비 협조적이었던 적은 없는데...

그 분들은 어떤 마음에서 그렇게 하시는 걸까?'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 보기로 했어요

 

언제나 우리에게 필요한 그것, 바로 역지사지!

 

'집 안보여주는 세입자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제가 생각해본 이유는 세 가지 정도입니다

 

 

 

 

 

 

1. 이 집에 더 오래 살고 싶다

매물임장을 하다 보면 꽤나 싼 가격의 물건들을 종종 만납니다

이 경우에도 세입자분들이 집을 안 보여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죠

 

그러다 제가 운 좋게 날짜가 맞아서, 희귀한 물건을 보게 되었는데요!

 

매물을 보는 내내 세입자분께서는 이 집의 단점에 대해서 언급하더라구요

 

"여기 곰팡이가 지워도 지워도 안 없어져요.

건강에 안 좋아지는 것 같다니까요.

문을 아무리 닫아도 추워요...

샷시 수리가 안 돼 있어서 그렇더라구요"

 

 

오잉..?

본인 사시는 집인데 이렇게까지 마음에 안 드셨던가요..

 

image.png

 

저는 그래도 배운대로 비교적 객관적으로 집을 보려는 투자자이지만,

대부분의 매수 예정자들이 이 집을 보며 세입자분께 저런 얘기를 들으면, '이 집 진짜 사도 되나?' 라는 걱정이 될 수 있겠더라구요

 

 

 

 

집 보고 나오는 길에 사장님께서 그러셨어요

 

"저 분, 저러고 지금 7년째 잘 살고 있어요.

지금 이사가기 싫어서 그러는 거에요.

이 집이 좋아보이면 집주인이 들어와 산다고 할까 봐."

 

 

 

 

세입자 분들은 필연적으로 보증금과 거주에 대한 불안함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잖아요

 

세입자분들이 계속 살고싶어 하는 배경엔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지금 사는 집 보증금이 다른 곳보다 싸거나, 이미 여기서 산지 오래되어 익숙하거나 등등

여러가지 상황에 의해서 세입자분들은 이 집에.계속 살고 싶어 하십니다

 

그렇다고 매도하겠다는 집주인의 요청을 마냥 거부하고 싶지도 않으신 거죠

그래서 세입자분들은 그런 마음을 말로는 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2. 사생활 침해 받고싶지 않다

어느 누가, 낯선이가 내 집에 계속 들어오는 걸 환영하겠어요

 

시간 맞춰 집을 치워 놓는 것도 일이고,

구석구석 내 집을 열어보고 다니는 모습이 마냥 반가울 수도 없을 겁니다

 

너무 공감합니다

안방, 널다 말은 빨래, 아이 방까지 모든 것들을 낯선 사람에게 낱낱이 공개해야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꽤 많으세요

 

우리는 물론 살림살이에는 관심이 없고, 집의 구조와 수리상태를 보는 거지만,

그래도 그분들 마음에는 차지 않는 겁니다

불편한 겁니다

 

이건 어쩔 수가 없어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비슷하게 느낄 테니까요

 

게다가 여기서 집 보는 분들이

'이 집이 짐이 많아서 그렇지, 원랜 넓고 깨끗해요' 등

수근수근 대는 소리라도 귓가에 들리면?

마음이 더 무거워지죠 (약간 마상..)

 

 

 

 

 

저도 얼마 전 월세로의 이사를 위해 집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느꼈습니다

 

"혹시 오늘 바로 되실까요?"

아뇨... 설거지 천장까지 쌓아놓고 왔는데요..

 

"이번주 토요일 9시 되세요?"

아뇨... 아이 데리고 어디 가는 날이에요...

 

"오늘 오려던 분이 갑자기 못 오신대요"

아... 가족모임 가려다 취소한건데요.. ㅠㅠ

 

 

그리고 이러한 방문 약속들을 잡기 위해

수 없이 많은 부동산으로부터의 모르는 전화에 응해야 하는 과정은 또 덤입니다🥲

 

 

 

 

 

 

 

3. 각종 전염병으로부터 위험하고 싶지 않다

저는 월부 이전에 투자했던 집을 월부 하면서 매도했습니다

 

그런데 세입자분께서 정말...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셨어요

 

집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은 일회용 슬리퍼를 신어야 했고,

마스크와 손 소독을 해야 했고,

한번 집을 보고 나가면 소속 티슈로 온 집을 청소하셔야 하는 분이었죠

 

 

아마도 코로나 이후로 다양한 전염병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아져서 그렇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그분들도 얼마나 괴롭겠어요

본인과 가족이 몸이 튼튼한 편이 아닌데,

사회 전체가 바이러스로부터 무방비인데

내 소중한 보금자리마저 낯선 사람들의 침투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요

 

 

물론 그래서 그 집도 굉장히 매도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구나'라고 알고 나니까

' 그럴 수 있지' 하게 되더라고요

 

 

 

 

 

 

4.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저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세입자분들의 감정에 조금이지만 이입을 해보았습니다

 

 

 

1. 이 집에 더 오래 살고 싶다

→ 저는 이 집에 들어올 예정에 없는 투자자임을 말씀드려, 만기 때 까지는 편안히 거주하실 수 있는 집임을 말씀드리기

 

2. 사생활 침해 받고싶지 않다

→ 미리 날짜를 잡고 가능한 날짜를 꼭 준수하기.

→ 구조랑 집만 보겠다는 말씀 드리기

→ 붙박이나 베란다를 열어보기 전엔 "잠깐 봐도 될까요?", 안방도 "잠깐 들어가도 될까요?" 매너있게 살짝 여쭙기

( 그러면 대부분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니까 집도 보여주시는 거니까요 )

 

3. 각종 전염병으로부터 위험하고 싶지 않다

→ 웬만한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기 (특히 아이 있는 집일수록)

→ 바닥에 펼쳐둔 이불 등 밟지 않고,  손 대기 전에 위와 같이 매너 질문 드리기

 

 

 

 

뿐만 아니라 집을 보여주는 것이 세입자의 필수 의무는 또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정중하게 매도해야만 하는 상황 말씀드리며 협조를 끌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과일바구니도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 세입자님께선 잘 받으셨는지...)

 

 

 

매수가 제일 쉽다는 말에 오늘도 공감하며..

오늘도 투자자의 여정을 밟으시는 모두들 고생 많으십니다

그래도 또 오늘의 할 수 있는 것을 하겠습니다

아자!

 

 

 

 


댓글


베스트잡user-level-chip
25. 03. 16. 19:41

멋지십니다..오늘도 오늘 할 수 있는것을 하기^^ 아자아자!! 에너지 받고 갑니다. 나눔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