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차 운영진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채너리]


안녕하세요 부와 행복을 전하는 채너리입니다.


어느 덧 한 달이 마무리되고,

한 해도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이 오고 있네요


오늘은 월부 6개월차 삐약이가

덜컥 운영진이 된 과정을

스스로 복기해보고

조금 더 나은 스스로가 되도록,


또한 혹여나 운영진을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거나

저처럼 덜컥 운영진이 되고서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복기글을 작성하게 됐습니다.


쓰다보니 좀 길어졌네요 ㅎ...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1. 삐약이의 첫 도전: 실준 조장

저는 6월에 열중 28기로 월부를 시작한

(열기도 아니고 열중으로 월부를 시작한...)

아직 실전 지투도 수강하지 못하며

기초반을 전전하고 있는

삐약이 중에 삐약이입니다.


늘 조원으로만 활동해오던 저는

지난 달 처음으로 실준 48기에서

조금 더 많은 성장을 해보겠다는 취지로

조장과, 운영진을 둘 다 지원했습니다.


정말 웃기게도 저는 당시에도 운영진을 지원했고

지원서를 처음으로 열심히 써봐서,

첫 지원에 운영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당연히 운영진은 떨어졌고,

조장에는 선정이 돼서 열심히 조장 활동을 이뤄갔는데

조장도 ,,, 조금 많이 버거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조장후기 참고 부탁드립니다)


https://cafe.naver.com/wecando7/10141754



처음으로 내가 아닌

남도 챙겨야하는 경험을 하게 됐고,

조원으로서만 활동할 때보다

곱절에 곱절로 바쁜 시간들을 보내다보니

유리공과의 관계도 서운해지고,,,,

나에게 있어서 캐파는 여기까지인가?

늘 고민하는 한 달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었던 한 달이 마무리가 되고

마지막에 조장 복기글을 쓰면서

“아 나 조장 참 지원 잘했다”고 느꼈었습니다.


그렇게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어쨌든 우당탕탕하긴 했어도,

나는 뭔갈 하긴 했다는 겁니다.


즉, 시도를 했고, 과정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결과를 만들어냈고,

뭔가 한번 더 조장을 하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내 안에서 나의 캐파가 늘어난 것을 느낀 것입니다.





2. 내가 무슨 운영진이야

당시 조장을 하며 두번째로 크게 느낀 건

운영진들의 노고(?) 였습니다.


저는 이전까지 조장을 해본 적이 없기에

운영진 분들을 늘 놀이터에서만 접했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도 몰라서,,,,

그냥 놀이터 답변하시는 분들?

실전, 지투, 월학 다녀와서 경험이 많은 사람들?

광클 실패해서 기초반에 운영진으로 활동하시는 분들?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조장을 해보니깐...

조장 톡방 속에서, 조장 모임을 통해서

반장님과 소통하면서

반장님들이 얼마나 바쁜 사람들인지(?)를

조금씩 깨달았습니다.


조장 오티, 샤터링데이, 수 많은 조장 모임,

조원들의 이슈, 조장님들에게 개별적인 전화,

놀이터 관리, 과제 공지 작성,

튜터님 메시지 요약 등등


그동안은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것들과,

내가 조장을 하지 않아서 놓쳤던 활동들을 위해

우리 반장님들꼐서

얼마나 수고하고 있는지를

조금은 느끼게 됐고,


어떤 조장님에게 어떤 질문이 들어오든

척척 답변해보시는 저희 반장님을 보면서

“아 저런 사람들이 운영진을 하는 거구나...”

하고 벽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지기에서 운영진을 신청할 때는

실준 때 패기롭게

운영진 지원을 했던 것 과 달리,,,

“실전/지투도 안다녀온 내가 뭔 운영진이야?”

“어차피 지원해도 안뽑힐걸?” 등등

지레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안뽑힐거라는 마음에 편안하게

저는 지원서에 단 3줄만 작성하고

지원회수나 늘려보자(?) 라는 마음으로

운영진에 지원했습니다.




3. 덜컥 운영진이 돼다

그렇게 조 편성 신청서를 제출한 지 일주일 만에

이상한 단톡방(?)이 하나 만들어집니다.



처음엔 조장 톡방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웬걸...? 반장님이 아닌

피치님을 저를 반겨줬습니다

네,,,저는 진짜 말 그대로

"덜컥" 운영진이 됐습니다.


운영진이 돼서 기뻤냐고요? 아니요...

너무 무서웠습니다.....

정말 정말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이미 조장이라고 생각하고

한달 캘린더를 다 짜놨고,

이 한달 캘린더 속에는 유리공 케어도 있어서

운영진이 되면 내가 더 바빠지는 것 아닐까?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악화되면 어쩌지?


운영진 톡방이 만들어지자마자

우다다다 쏟아지는 많은 공지사항들, 당일 새벽 오티,

대문제작, 운영진 이름 제작, 오프모임 추진 등

뭔가 다들 익숙하다는 듯

엄청난 속도로 일처리가 되는 걸 봤을 땐

”내가 여기 껴있는게 맞나?“라는 생각만

백만번을 거듭했습니다.


말 그대로 패닉에 빠졌습니다.

초기에는 정말 계속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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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 첫 OT 때부터,

제가 모르는 용어들이 남발하고,,,

나는 운영진이 뭘 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이미 경험이 몇 번이나 있는 반장님들은

매끄럽게 아무렇지 않다는 듯

회의를 이어가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제 스스로 한도 끝도 없이

작아지는 느낌만 들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스스로 수행수준을 높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막상 제 스스로

작아지는 느낌, 부끄러운 느낌을 받으니

머릿속에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이전에 실전/지투 간 동료들이

도망치고 싶다고 할 때,

힘들다고 얘기할 때,

따스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기는 했지만

"배부른 소리한다"며

"감사한 줄 알아야 한다"고 얘기했던

제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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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망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직전에 조장을 하면서 느꼈던

성장 경험이었습니다.


당시에도 다 내려두고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어찌저찌 하루 하루를 버텨냈고,

결과적으로는 관계도 케어하면서,

내 임보도 챙기면서, 남도 챙길 수 있는

성장과 나눔을 동시에 챙기는

캐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너무나도 무섭지만

분명 이게 끝나는 날에는

그 누구보다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분명 월부에서 나를 운영진으로 뽑은 건,

내가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했기에

뽑은 것이라고.....


나 스스로 확신할 수 없을 때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믿으며

하루하루를 버텨갔습니다.




4. 버텨내며 얻은 편익

정말 말 그대로 하루 하루 버텨냈습니다.

매일 오는 공지를 하나씩 힘겹게 쳐내고,

조장 모임도 급하게 준비해보고,

강의도 호다닥 듣느라 머릿속에 잘 안들어오고,,,,


뭔가 큰 그림을 세우고,

하나씩 척척 진행하던 제가

하루살이 마냥 우당탕탕하는 것을 느끼며

매번 고장난 느낌?이 들었지만,,,


이 모든 것은

내가 운영진으로서 누리는 편익을 얻기 위해

반드시 지불해야만 하는

비용이라고 믿었습니다.


운영진을 하면

얻을 수 있는 편익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튜터님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고,

나보다 잘하는 동료들, 경험이 많은 동료들과

함께 임장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처음엔 저도 이러한 눈에 보이는 것들이

가장 큰 편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매우 중요하고, 좋습니다 ㅎ)


하지만 이번 운영진이 마무리 될 때가 되니,

눈에 보이는 편익보다,

제가 스스로 하루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며 느꼈던,,,

숨겨진 편익들이

가장 값지고 귀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첫째는, 성장의 과정을 깨달았습니다.

성장의 과정은,

계획한 대로 척척 진행될 때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들을때가 아니라,


우당탕탕 일을 치우느라 급급할 때,

스스로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번에 운영진을 하며

잘하는 동료들과 함께하기에

벽을 느껴 스스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나는 우당탕탕 하는 것 같은데

동료들은 너무나도

척척 일처리를 하는 것 같을 때,


나는 단지가 머릿속에 하나도 안들어왔는데

다른 동료들은 입구만 찍고 나와도

대충 어느 단지가 좋은지 감을 잡을 때,

수 많은 순간 속에서

스스로 많이 무너졌습니다.


처음엔 무너질 때마다 저는 계속해서

"이렇게까지 괴로워하며

운영진 하는게 맞는건가?"

"잘해 오던 조원, 조장만

하면 되는거 아닐까?"


등등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진정으로 성장을 추구해왔고,

내가 되고자 하는 워너비들의 관점은

저와는 달랐습니다.




"스스로를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 던져두려고 노력해야 해요. 비교돼서 자존심 상하는 사람들 옆에 있어야 해요. 저도 월부에 입사했을 때 그랬어요. 제가 그동안 잘하던 건 글쓰는거나, 투자였는데 여기 오니깐 그게 쓸모 없어졌어요. 여긴 리더로서의 자질이 필요한데, 저는 그런게 되게 없는 사람이었고, 에고를 내려놔야 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근데 누군가는 일부러 이런 환경에 노출시켜서 끊임 없는 성장을 추구합니다. 저나, 보기님, 자모님이 대표적으로 그래요. 근데 누군가는 이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해요."

(샤샤와함께 튜터님 구해줘 조장 中)


"성장은 원래 우당탕탕이에요"

(부자아내제인님 운영진 모임 中)



이 말을 듣고 나니,

내가 그냥 별 탈 없이

일이 척척 진행되길 바라면서,

내가 잘하는 것에만 안주하면서

나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나의 오판이고, 자만심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기초반에서

끝없이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환경,

우당탕탕의 끝판왕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조장, 운영진, TF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지난 한달 간

잘할 수 없는 환경에 노출됐음에,

내가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음에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두번째로, 평생을 함께할 동료를 얻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제가 하루 하루를 버텨가며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운영진 업무를 완수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반장님들 덕분임을

너무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쉬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즐겁게 임장하는 방법을 배우고,

매주 숙박 임장을 하면서

임장 끝나면 방에 다 같이 모여서

같이 임보쓰고, 임장 및 조장님들,

서로의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임장 중에 조각 케익으로

생일도 축하해주고,


누가 아프거나, 전세를 빼야 할 땐

본인의 아픔이나 어려움인 것 마냥

걱정해주고, 위로해주고,


정말 정말 너무 즐거웠던 한달을 보냈고,

힘들었던 날들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진짜 매주 아침마다

콩국을 함께 먹고 ㅋㅋㅋㅋㅋ

핸드크림 냄새 하나에도 깔깔대고,

맛없는 분식집을 가며 정색하기도 하고,

소박하지만 행복했던 기억을 쌓아준

동료분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세번째로,

위로를 할 때, 위로를 얻는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운영진이 됐을 때

처음으로 걱정되었던 것은

우리 조장님들의 질문을

내가 과연 잘 대답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저희 반에는 학교를 4번 다녀온 분들도,

월부를 2년이상 지속해오신 분들도,

여러모로 월부력이 엄청나신?

조장님들이 있었기에,,,,,

처음 시작할 때는 의기소침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늘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투자 실력으로 운영진 뽑는거 아니다.


나보다 경력이 많은 조장님들을 만난건

오히려 행운이다.


투자 관련된 질문은 최대한 동료들과

경험 많은 조장님들을 레버리지하고,


튜터같은 반장이 아니라

나는 엄마같은 반장이 되자.

리더가 될 수 없다면 치어리더가 되자"




그렇게 저는 조장님들이

조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는지 파악하고,

제가 해결하기 힘든 점들은

다른 반장님들의 도움을 받고,

제 경험과 진심 섞인 위로를 통해,

늘 조장님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노력했습니다.


근데 정말 신기한 점은,

조장님들의 힘듦에 공감하고 위로할 때마다,

이상하게 제가 힘이 났습니다.


매일 우당탕탕하면서

무너질랑 말랑한 제 자신을 지탱하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 하는 위로와 응원보다는

남들에게 건내는 위로였습니다.


또한 여기에 더해서

"반장님의 멘탈 케어 덕분에"

"너리님이 톡에서 해준 얘기 덕에"

"조장모임에서 얘기한 덕분에"


등등,,,, 많은 조장님들이

제 덕분이라고 이야기 해줄 때,

정말 많은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기버가 오래 살아 남는 이유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정말 값진 한 달이었습니다....




5. 마치며

저는 개인 사정이 생겨서

이번 지기14기 운영진 활동을 끝으로

월부를 잠시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한 동안은

마지막 소감 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내용이 조금 많이 길어졌네요 ㅎㅎ


최근 주변 환경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니,

내게 주어진 이 기회가,

이 한 달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를

너무나도 실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아직 조장 및 운영진을 망설이고 있다면,

혹여나 저처럼 덜컥

조장이나 운영진이 돼서 두려워하고 있다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또 그 길을 걷고 나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고,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최근 놀이터에서 공유됐던,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https://cafe.naver.com/wecando7/9737887



어쩌면 여러분이 망설이는 그 기회가,

당장 도망치고 싶어하는 그 순간이

누군가는 너무나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너무 힘들어 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남들과 비교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성장할 수도 있고,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를 얻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하루 하루를 버텼으면 좋겠습니다.


그마저도 힘들 때는,

무너져가는 자신을 믿지 말고,

주변에서 "OO님 할 수 있어요"

"OO님 잘할 것 같아요"

등등 주변의 말을 믿어보길 바랍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언젠간 또 만나길 바랄게요.


그때까지 기버로서

오래오래 살아남아 있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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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라user-level-chip
23. 12. 03. 23:04

너리반장님 ㅜㅜ.. 처음에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정말 하나도... 티가 안났어요. (제가 둔한가?) 정말 한달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너리반장님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정말 진심+세심케어. 꼭 돌아오세요 너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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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이버user-level-chip
23. 12. 03. 23:11

우당탕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능수능란했던 너리님~!!!삶의 우선순위에 맞춰서 집중하고 다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온유로와user-level-chip
23. 12. 03. 23:18

정말 우당탕탕이 무색했던 나의 미애씨.... 꼭 돌아와줘 그자리에 있을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