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츠두잇]신문 읽기 100회 도전 #45회차

 

“이 세상에 완벽한 법은 없다.”
이 단순한 진리가 다시 한번 떠오른 건, 최근 임대차 2법 개편 논의가 본격화된다는 기사를 읽고 나서였다.
정부는 곧 공론화를 시작하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도 개편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한다.
임대차 2법이 처음 시행되었을 때, 나는 그 ‘취지’에 충분히 공감했다.
불안정한 주거 환경 속에서, 임차인에게 최소한의 거주 안정성을 보장하겠다는 의도는 너무나 절실했고, 꼭 필요한 조치처럼 보였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제도가 현실의 복잡함을 모두 담아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있다.

의도는 옳았지만, 결과는 복합적이었다

임차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
이로 인해 많은 임차인들이 최소 4년간 안정적으로 집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안정성은 또 다른 불안정의 씨앗이 되었다.
임대료 인상률이 억제되었던 4년 동안 누적된 가격이 한꺼번에 튀어 오르면서
전세 시장 전체가 불안정해지고, 세입자 간의 부담이 오히려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반대로 임대인 입장에서 보면, 무조건적인 갱신청구권은 때로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세입자가 계약 중도에 퇴거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면서, 임대인들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임대인도, 임차인도 모두 ‘피해자’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임대인을 ‘기득권자’, 임차인을 ‘약자’로 단순히 구분하기 쉽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은퇴 후 소득이 끊긴 고령자 임대인,

자기 집이 없어서 한 채를 전세 끼고 산 30대,

갱신청구권을 행사했지만 이후 이사 사유가 생겨 위약금 걱정하는 세입자…

이처럼 양측 모두 ‘선한 의도’와 ‘불가피한 사정’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이 문제는 누구의 잘못으로만 돌릴 수 없다.
시장의 논리와 인간의 삶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생긴 복합적인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단순한 ‘균형’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느냐’가 아니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룰’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균형’은 숫자를 맞추는 일이지만,
‘공정함’은 현실의 차이를 고려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일이다.
공정한 룰이란,

한쪽만 희생하지 않도록,

누구든 예측 가능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계약 전, 계약 중, 계약 이후까지의 권리와 책임이 명확히 규정된 틀을 말한다.

최근 일부 전문가들과 정책 제안자들이  주목하는 선택형 임대차 제도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제는 ‘상생의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

법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누구 하나의 손해를 담보로 다른 사람의 안정을 꾀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임차인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존재지만,
임대인 또한 정당하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이번 공론화는 단지 법을 고치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어떤 ‘주거 철학’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 설정이 되어야 한다.
완벽한 법은 없다.
그러나 모두가 참여해 ‘공정한 룰’을 만들어간다면, 불완전해도 괜찮은 제도, 누구도 억울하지 않은 제도, 그런 시스템을 우리는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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