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형 주택금융, 반쪽짜리 집이 아니라 자산 형성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까
금융당국이 지분형 주택금융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제도는 개인이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금융공사와 같은 공공기관이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여 공동 소유하는 구조다.
개인은 본인의 지분만큼 소유권을 갖고, 정부 지분에 대해서는 월세를 납부하게 된다. 대출을 받지 않고도 주거를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주담대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월세가 대출 이자보다 적은 구조라면, 전체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당장 집을 전부 사기엔 자금 여력이 부족하지만, 적어도 반쪽이라도 내 집을 갖는다는 안정감과, 일부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나는 특히 이 제도가 청년,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처럼 종잣돈을 모으기 어려운 계층에게 의미 있는 제도라고 본다.
단순히 월세 살이를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형성해 나가는 첫걸음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치 온전한 내 집 마련을 위한 ‘전략적 디딤돌’처럼 말이다.
물론, 여전히 현실적인 한계는 존재한다.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투자자산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한 한국인의 집착은 유별날 정도이고, 집을 통해 시세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도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집을 나누어 가진다'는 개념이 실제 수요자에게 공감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제도 도입 전 충분한 검토를 예고하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논의에서 배제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
될 만한 정책만 추진한다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태동조차 못 하고 사라진다.
지분형 주택금융은 지금은 낯설고 어색할 수 있지만, 설계와 커뮤니케이션이 정교하게 뒷받침된다면 의미 있는 실험이 될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점은, 이 제도가 청년에 국한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주거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청년 외에도 많다.
비정규직, 프리랜서, 한부모 가정, 그리고 현금흐름이 줄어든 노년층까지—이들은 자산은 부족하지만 소득이 없지는 않다.
지분형 주택금융이 이들을 위한 포용적 자산 형성 수단으로 확장되어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만 이 제도가 일시적 정책이 아닌, 장기적 구조로 자리잡을 수 있다.
지분형 주택이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나는 이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이다.
대상은 제한적이고, 지역이나 주택 유형도 다양하지 않다면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는 정도는 미미할 것이다.
이 제도는 전체 시장을 조절하는 수단이 아니라,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주거 불안에서 벗어나는 첫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정책의 성패는 수요자의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다.
지분형 주택금융도 마찬가지다. ‘내 집을 정부와 나눈다’는 낯선 구조가 아니라,
‘내 자산 형성의 파트너가 되어주는 방식’으로 사회적 인식이 형성된다면,
이 제도는 단순한 주거 정책이 아닌 미래를 위한 사다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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