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 첫 주택 매수였고, 손끝이 떨릴 만큼 긴장된 순간이었습니다. 설레기보다는 ‘실수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특약 사항을 체크하고 또 체크하며 최대한 신중하게 임했습니다. 원하던 매수가는 아니었지만 천만 원을 깎았고, 그만큼 여러 조건을 협상해 절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계약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원하는 시기에 매수를 진행할 수 있었기에 그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잔금일을 정하는 순간, 저는 매도자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혹시 잔금일을 한 달만 더 여유 있게 잡을 수 있을까요?”
그 부탁을 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매수 단지가 해당 생활권 내에서 1순위 선호 단지는 아니었고, 세입자를 다시 구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잔금일은 길수록 저에게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판단 하나가 앞으로 두 달을 버티게 해줄 줄은. 그리고 그 두 달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사람과 타이밍의 싸움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글은, 잔금일을 넉넉히 잡고 돌아서던 그날부터 시작된 ‘전세를 빼는’ 두 달간의 기록입니다.
계약을 마치고 한동안은 생각보다 마음이 조급하지 않았습니다. 잔금일을 한 달 더 확보해두었다는 점이 저에게 큰 심리적 여유를 주었습니다. 전세 가격은 단지 내 최저가보다 천만 원 높은 금액으로 설정했습니다. 제가 가진 매물은 즉시 입주 가능한 상태였으며, 층수나 내부 상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단지 내 유일한 공실 전세였기 때문에, 저는 이 매물이 내부 경쟁력 면에서 1순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전세는 제가 매수를 진행했던 부동산 한 곳에만 등록했습니다. 2주간 방문 문의는 단 한 팀뿐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급함보다는 ‘지금은 흐름을 지켜볼 타이밍’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 사이 단지 내 다른 최저가 매물은 가격을 두 차례 내린 끝에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처음에는 2천만 원을 낮췄고, 이후 1,500만 원을 추가로 조정하여 총 3,500만 원을 네고한 뒤 2월 말 무렵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가격과 타이밍이 만나는 지점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기존 세입자가 퇴거한 후, 내부를 다시 확인해보니 벽지 일부가 손상되어 있었고, 냉장고가 빠진 자리에는 마루가 물에 썩어 있는 부분이 발견되었습니다. 전세입자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 수리하겠다는 생각으로 일단은 미뤄두었습니다.
실전반 이나튜터님을 만나면서 제 행동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튜터님의 조언 덕분에 저의 '원씽'을 '전세 빼기'로 명확히 설정했고, 그 순간부터는 현실을 움직이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월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가족 단위 수요가 많은 지역 특성상, 학교가 개학하자마자 전세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인근 대규모 입주까지 겹치며 공급이 폭증했고, 전세 대출 제한까지 본격화되면서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었습니다. 그래서 튜터님의 조언에 따라서 전세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매주 실행해야하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전세가를 2천만 원 낮췄습니다.
“벽지와 마루가 지저분하다”는 손님의 피드백을 받고 즉시 수리했고, 매물 상태 역시 1등이 될 수 있도록 보완했습니다.
6월, 11월 추가 입주 예정이라는 예고 속에, 전세 시장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경쟁 매물은 같은 가격에서 복비를 얹어주며 3천만 원을 기습적으로 내렸고, 단 2일 만에 거래가 성사되었습니다.
저는 전단지를 만들어 직접 부동산을 돌며 추가 복비를 강조했고, 인근 단지까지 확장해서 분위기를 살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가보니 손님은 없었고, 매물은 오히려 쌓이는 분위기였습니다. 가격을 다시 낮춰야겠다는 판단이 분명해졌습니다. 마음은 아팠지만, 튜터님께 해당 사항을 말씀드렸고, 객관적으로 가격을 낮췄을 때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보자고 말씀주셨습니다.
그 사이 전세를 희망한다는 문의가 들어와 2일을 기다렸으나, 상대의 집 매도가 지연되며 가계약은 무산되었습니다. 다음 날 전세가를 3천만 원 추가로 낮췄습니다.
전세가를 내린 바로 그날, 반전세 조건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바로 자금 흐름을 기준으로 전세와 반전세 시나리오를 수치화해 비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세가 이상적이지만, 반전세도 수용 가능한 조건이었습니다.
특약에는 보증금 상향 가능 조항을 넣었고, 조건부 대출 가능 여부도 재확인 요청했습니다.
밤 9시 집을 본 세입자는 밤 10시에 가계약 의사를 밝혔고, 특약을 전달한 뒤 매도인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그날 밤 가계약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본계약을 성사시키고, 전세금과 매매 잔금을 무리 없이 연결하는 일입니다.
다음 주쯤이면 드디어, 전세를 뺀다는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실감이 들게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계약은 끝까지 더블 체크하고, 세부사항까지 꼼꼼히 확인해 작은 이슈도 생기지 않도록 마무리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세빼기 과정은 집을 매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히 계약서를 쓰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변하는 시장 속에서 판단하고, 조율하고, 끌어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혼자만의 싸움으로 만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전세빼면서 느낀 점은,, 전 참으로 인복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세를 저보다 더더더 걱정해주시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실 수 있게 해주신 윤이나 튜터님,
매수/전세까지 항상 조언아끼지 않으셨던 우도롱 튜터님
생활권의 시작을 알려주신 함께하는가치 튜터님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매수할 때 같이 고민해준 짱사장님, 망개님,,든든
좋은 꿈 대신 꿔주신 지인분들
전세가 꼭 빠질 거라고 말해준 친구들/동료들 (코지하우스님, 초이딸기님, 110억님, 주니유니맘님, 구구z님, 강파랑님, 내가바로월부님, 도지사님, 따뜻한부자b님, 백프로님, 화이팅마이라이프님, 김뿔테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때로는 전화 임장을 대신해주고 “진짜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준 동료
마음철님, 마음바름님, 부파이어님, 라이첼님
내 일처럼 걱정해주신 매수 부동산 사장님, 그리고 몇몇 부사님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전세를 빼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경험일 수 있겠지만, 제게는 처음으로 내가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해야 했던 일이었습니다.이제 곧 마무리를 앞두고 있지만, 이 기록은 앞으로 또 다른 시도를 할 때 저 스스로에게 다시 용기를 줄 수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주, 마지막 한 고비까지 무사히 넘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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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떰님~고생많으셨어요♡ 진짜 멋져요~ 최고!! 나눔글 감사해요~
우와~~~~ 덤님 넘넘 축하드립니다 🎉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매수는 전세빼기까지가 끝이라는 말 실감한 한달이였네요. 덤님의 몸고생 맘고생 곧 보상받을겁니다. 이제 홀가분하게 마무리 잘 해봅시다. 👍
덤님.......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전략 기억하시죠?? O개O 화이팅입니다~!!!!!!!!!!!!!!!!!!!!!!!!!!!!!!!!!!!!!!!!!!! 지금 단지 조만간 겁나 예뻐보일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