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헬스: 워런 버핏의 '미래'인가?
유나이티드 헬스(UnitedHealth Group)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유나이티드헬스 주식을 대규모로 매입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돌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버크셔는 주요 제약사 주식을 매도하며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여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버핏은 유나이티드 헬스의 주식을 매입했을까요?
유나이티드 헬스는 단순한 건강보험 회사가 아닙니다. 유나이티드 헬스는 보험, 약국,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인 약사 관리 서비스(PBM: Pharmacy Benefit Manager)를 수직 통합한 거대한 헬스케어 제국입니다. 이처럼 건강 보험, PBM, 약국이 모두 한 기업 내에 존재하는 수직 통합 모델은 유나이티드 헬스에게 막강한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을 안겨주었습니다.
PBM의 탄생과 거대 기업의 권력
PBM의 등장을 이해하려면 복잡한 미국의 건강보험 체계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미국은 공적 보험 외에도 수많은 사적 건강보험이 존재하며, 각 보험 상품마다 보장하는 약과 치료 방식이 천차만별입니다.
초기에 보험사들은 이처럼 복잡한 약품 종류와 보장 범위를 관리하는 행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3의 관리자인 PBM에 업무를 위임하기 시작했습니다. PBM은 보험사와 제약사, 그리고 약국을 잇는 중개자 역할을 수행하며 약품 보험 관리를 대행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PBM의 역할은 단순한 행정 대행을 넘어 막강한 권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PBM은 어떤 약을 보험 적용 대상 약재 리스트인 포뮬러리(Formulary)에 포함시킬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고, 약마다 보험으로 커버되는 금액까지 설정하는 위치에 올랐습니다.
이로 인해 거대한 힘의 불균형이 발생했습니다. 아무리 제약회사가 좋은 약을 개발하더라도 PBM의 포뮬러리에 포함되지 못하면, 소비자는 높은 약값을 전액 부담해야 하므로 사실상 시장에서 외면받게 됩니다. 이 때문에 대형 제약사들은 PBM의 리스트에 들기 위해 리베이트(rebate)라는 명목으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PBM에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리베이트는 PBM의 핵심적인 수익원이 되었고, 그 결과 PBM은 헬스케어 생태계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트럼프와 약가 인하, 그리고 현실의 장벽
PBM의 막강한 힘은 약값 인상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부터 “미국 환자 우선(American Patients First)”이라는 슬로건 아래 PBM 규제를 통한 약가 인하를 강력하게 추진했습니다.
그는 PBM이 제약사로부터 받는 리베이트를 소비자에게 직접 돌려주도록 의무화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압박은 PBM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고, 그 여파로 유나이티드 헬스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지금과 같은 약가 인하 정책이 추진되었지만, PBM과 제약 업계의 대규모 로비에 부딪혀 결국 좌절되었습니다. 특히 약가 인하를 강력히 주장하던 정치인이었던 일라이자 커밍스(Elijah Cummings) 의원이 사망한 이후, PBM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빠르게 회복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약가 인하 개혁이 얼마나 강력한 정치적, 경제적 저항에 직면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결론: 워런 버핏의 시각으로 본 PBM 기업의 미래
워런 버핏은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PBM은 제약사와 보험사 사이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약가 인하를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거대 기업의 막강한 로비력과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는 약가 인하를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게 만듭니다.
이는 마치 총기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해도 총기 규제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미국의 현실과 비슷합니다. 거대 기업과 정치권의 로비라는 강력한 장벽 앞에서 소비자의 이익은 뒷전으로 밀려나곤 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있는 워런 버핏은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PBM이라는 사업 모델이 가진 매력에 주목했을 것입니다.
만약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해 PBM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유나이티드헬스의 주가는 당분간 현재와 같이 정치적 이슈에 따라 출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제 시도가 결국 흐지부지되거나 다른 정권으로 교체될 경우, PBM 사업의 견고한 펀더멘털이 다시 부각되면서 기업 가치는 빠르게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버핏의 투자 철학은 바로 이러한 장기적인 시각에서 비롯됩니다.
개인적으로 버핏의 이번 투자는 너무 아쉽게 느껴집니다.
투자회사의 대표로써 열심히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벌 것인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약가 인상의 주범인 PBM 기업에 투자를 한 것은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트럼프 입장이라면, 워런 버핏의 이번 투자에 대해 괘씸한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워런 버핏의 이번 투자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지요.
“응, 이번에도 약가 인하는 실패하게 될 거야. 지난 1기 때 그랬던 것 처럼 말이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손주부 입니다.
미국 주식으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씨드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댓글
워런 버핏 사진만 봐도 웃음이 나긴합니다.. 쌀 때 사서.. 비싸게... 판다.. PBM 이리저리 검색해보고 어려웠는데 깔끔한 정리 감사해요! 무지성으로 버크셔 따라할뻔.. 글이 너무 재밌습니다!